3/31/2021

사울을 위하여 슬퍼하다




오늘 읽은 성경 사무엘상 15-16 

마음에 남은 말씀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노니 그가 돌이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행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하신지라 사무엘이 근심하여 온 밤을 여호와께 부르짖으니라 / ··· / 사무엘이 죽는 날까지 사울을 다시 가서 보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그가 사울을 위하여 슬퍼함이었고 여호와께서는 사울을 이스라엘 왕으로 삼으신 것을 후회하셨더라 (사무엘상 15:11, 35) 

미니 노트 #236

사무엘은 사울에게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 사울은 아말렉을 진멸하였는데 양과 소 가운데 보기에 좋고 기름진 것들은 남기고 하찮은 것은 진멸한다. 사울은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실수를 또 한다.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신(민수기 23:19) 분인데 사울을 왕으로 세우신 것을 후회하셨으니 하나님의 마음도 편치 않으셨나 보다. 사무엘 역시도 신실함을 잃은 사울을 위하여 슬퍼하고 이후로 사울을 만나지 않는다.

아침부터 회색 구름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더니 오후에는 폭우가 되어 내린다. 어둡고 침침한 날씨 탓인지 사무엘의 슬픔이 다가왔다. 한결같지 않은 나의 신실함에 대한 슬픔이기도 하다. 그나마 보잘것없는 믿음이라도 뒷걸음치지 않으려 애쓴다고나 할까.

3/30/2021

그가 오늘 하나님과 동역하였다




오늘 읽은 성경 사무엘상 13-14 

마음에 남은 말씀

사울이 이르되 요나단아 네가 반드시 죽으리라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이 내게 벌을 내리시고 또 내리시기를 원하노라 하니 / 백성이 사울에게 말하되 이스라엘에 이 큰 구원을 이룬 요나단이 죽겠나이까 결단코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여호와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옵나니 그의 머리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할 것은 그가 오늘 하나님과 동역하였음이니이다 하여 백성이 요나단을 구원하여 죽지 않게 하니라 (사무엘상 14:44-45) 

미니 노트 #235

사울은 베냐민 지파 땅 깊숙이 들어와 믹마스에 진을 친 블레셋과 전쟁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그의 부하가 사울에게 알리지 않고 적진에 들어간다. 요나단은 "여호와의 구원은 사람이 많고 적음에 달리지 아니하"(14:6)다며 선제공격에 나서서 블레셋을 혼돈에 빠트린다.

사울은 블레셋을 물리칠 때까지 백성에게 아무 음식물도 먹지 말라고 명령한다. 이 명령을 듣지 못한 요나단은 피곤하고 지친 상태에서 벌집의 꿀을 찍어 먹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 일로 죽을 처지가 된다. 이때 백성은 믹마스 전투에서 하나님을 의지하여 선봉에 섰던 공로를 들어 요나단을 살리도록 요구한다. 사울의 명령이 아들을 죽일 뻔하였으니 사울의 권위가 이래저래 약해져 가는 모습이다.

3/29/2021

여호와께서 행하신 그 일을 생각하여





오늘 읽은 성경 사무엘상 10-12 

마음에 남은 말씀

이튿날 사울이 백성을 삼 대로 나누고 새벽에 적진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날이 더울 때까지 암몬 사람들을 치매 남은 자가 다 흩어져서 둘도 함께 한 자가 없었더라 / 백성이 사무엘에게 이르되 사울이 어찌 우리를 다스리겠느냐 한 자가 누구니이까 그들을 끌어내소서 우리가 죽이겠나이다 / 사울이 이르되 이 날에는 사람을 죽이지 못하리니 여호와께서 오늘 이스라엘 중에 구원을 베푸셨음이니라 (사무엘상 11:11-13) 

미니 노트 #234

사무엘은 이스라엘 자손을 미스바로 모이게 하고 사울을 왕으로 선포한다. 백성은 왕이 생겼음을 환영하지만 어떤 불량배는 사울을 멸시한다. 그런 가운데 사울은 암몬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왕으로서의 입지를 다진다. 전쟁 후 백성은 사울을 지지하지 않던 자들을 처단하길 원한다. 하지만 사울은 전쟁의 승리를 주신 분은 여호와임을 강조하며 백성의 마음을 가라앉힌다.

사무엘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너희는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행하신 그 큰 일을 생각하여 오직 그를 경외하며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진실히 섬기라"(12:24), 고 당부한다.

삶의 갈피를 잡으려 할 때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태도는 언제나 중요하며 그것은 또 다른 감사의 열매를 가져온다.

어제 장로님이 주신 상추 모종을 집에 오자마자 텃밭에 옮겨 심었다. 정성스레 키운 모종을 넉넉히 나눠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장로님에게는 모종을 받으며 인사를 건넸고 오늘은 그의 아내이신 권사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상추 심은 사진도 보내드렸더니 예쁘네요, 하셔서 비록 어설픈 텃밭지기지만 용기를 얻었다.

3/28/2021

가서 암나귀들을 찾으라





오늘 읽은 성경 사무엘상 7-9 

마음에 남은 말씀

사울의 아버지 기스가 암나귀들을 잃고 그의 아들 사울에게 이르되 너는 일어나 한 사환을 데리고 가서 암나귀들을 찾으라 하매 (사무엘상 9:3) 

미니 노트 #233

사울이 아직 왕이 되기 전 일이다. 사울의 아버지는 그에게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아오라고 이른다. 이스라엘에서 나귀는 왕이나 귀족이 타는 짐승이었다(대한기독교서회 성서주석)사울은 암나귀를 찾으러 갔다가 사무엘을 만나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는다.

오늘은 종려주일이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기 위해 스가랴의 다음과 같은 예언대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가신다. 세상을 구원할 겸손한 왕의 모습이다.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지어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지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시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 새끼니라"(스가랴 9:9)

3/27/2021

벧세메스 길로 바로 행하여 대로로 가며




오늘 읽은 성경 사무엘상 3-6 

마음에 남은 말씀

암소가 벧세메스 길로 바로 행하여 대로로 가며 갈 때에 울고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하였고 블레셋 방백들은 벧세메스 경계선까지 따라 가니라 / 벧세메스 사람들이 골짜기에서 밀을 베다가 눈을 들어 궤를 보고 그 본 것을 기뻐하더니 / 수레가 벧세메스 사람 여호수아의 밭 큰 돌 있는 곳에 이르러 선지라 무리가 수레의 나무를 패고 그 암소들을 번제물로 여호와께 드리고 (사무엘상 6:12-14) 

미니 노트 #232

블레셋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고 생각한 언약궤를 빼앗아 갔다. 하나님은 언약궤가 머문 블레셋의 성읍 사람들에게 독한 종기가 나게 하심으로 언약궤를 함부로 다룰 수 없으며 살아계신 분임을 보이신다. 블레셋은 이스라엘 신의 궤를 다시 벧세메스로 돌려보내기 위해 새 수레와 흠 없고 완전한 암소(민수기 19:2)를 준비한다. 암소가 이끄는 수레는 곧바로 벧세메스에 이르렀고 그곳 사람들은 하나님의 궤를 기쁨으로 환영하며 수레와 암소들은 제물로 태워 오직 여호와께만 드린다.

6장에서는 이방 민족인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벧세메스 사람들 모두 여호와의 궤를 경건하게 취급한다. 그런데 19절에서 벧세메스 사람들이 여호와의 궤를 들여다보아서 (오만) 칠십 명이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오늘 말씀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경건하지 못하고 불순종한 엘리 제사장의 가족에 대한 심판과 연결된다.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엘리의 두 아들이 전사하였고 언약궤를 빼앗긴 소식을 듣고 엘리는 뒤로 넘어져 죽었으며 엘리 제사장의 며느리도 해산 후 죽는다. 선지자 사무엘의 전면적인 등장을 짐작하게 하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로마서 5:6), 말씀처럼 경건하지 않은 날 선택하시고 믿음으로 구원을 주시는 예수님께 더욱 감사하다.

3/26/2021

나의 원통함과 격분됨이 많기 때문이니이다




오늘 읽은 성경 사무엘상 1-2 

마음에 남은 말씀

한나가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여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나는 마음이 슬픈 여자라 포도주나 독주를 마신 것이 아니요 여호와 앞에 내 심정을 통한 것뿐이오니 / 당신의 여종을 악한 여자로 여기지 마옵소서 내가 지금까지 말한 것은 나의 원통함과 격분됨이 많기 때문이니이다 하는지라 (사무엘상 1:15-16)

 미니 노트 #231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의 아내인 한나는 자녀가 없어 다른 부인의 업신여김을 받는 처지였다. 한나는 실로에 있는 여호와의 전에서 음성은 내지 않은 채 입술로만 기도를 오래 드린다. 이 모습을 본 엘리 제사장은 한나가 술에 취해 중얼대는 줄 알고 포도주를 끊으라고 말한다. 그러자 한나는 하나님께 자신의 원통함과 격분됨이 담긴 절박한 심정을 아뢰었다고 대답한다. 엘리 제사장은 한나가 어떤 내용의 기도를 했는지 모르나 제사장으로서 그를 축복한다.

누구나 살면서 원통한 일을 만나리라. 하나님 앞에서 그것을 호소하는 방법은 매우 강력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한나는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마지막 사사이고 왕정 시대를 연 사울과 다윗을 왕으로 기름 부은 사무엘이 태어났으니 말이다.

앨라배마주는 이번 주 월요일부터 55세 이상 성인과 지적 그리고 발달장애인장애인과 함께 지내는 사람까지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는 자격을 확대했다. 오늘 코로나 19 백신 주사를 맞았다. 윤이가 다니는 회사와 주립대학교가 주관하는 예방 접종 기회였다. 식구들이 같은 날에 주사를 맞게 되어 감사했다.

3/25/2021

여호와께서 네 집에 들어가는 여인으로




오늘 읽은 성경 룻기 1-4 

마음에 남은 말씀

성문에 있는 모든 백성과 장로들이 이르되 우리가 증인이 되나니 여호와께서 네 집에 들어가는 여인으로 이스라엘의 집을 세운 라헬과 레아 두 사람과 같게 하시고 네가 에브랏에서 유력하고 베들레헴에서 유명하게 하시기를 원하며 / 여호와께서 이 젊은 여자로 말미암아 네게 상속자를 주사 네 집이 다말이 유다에게 낳아준 베레스의 집과 같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하니라 (룻기 4:11-12) 

미니 노트 #230

베들레헴에 흉년이 들어 나오미의 가정은 모압으로 이민 간다.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과 모압 여인과 결혼한 두 아들은 그만 죽고 만다. 베들레헴이 다시 풍요로워져서 나오미는 고국으로 돌아가기로 맘먹고 두 며느리에게는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조언한다. 두 며느리 가운데 룻은 어머니 나오미와 함께 살면서 어머니가 섬기는 하나님을 섬기겠노라 다짐하며 어머니와 함께 낯선 베들레헴으로 삶의 자리를 옮긴다.

고향의 문화와 법을 잘 아는 나오미의 지혜에 따라 어머니를 잘 보살피고 순종하는 룻은 엘리멜렉의 친족이면서 지역 유지인 보아스를 만나 결혼한다

꽤 여러 번 읽은 룻기에서 오늘은 보아스가 룻을 아내로 맞이할 때 성문에 있는 백성과 장로들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그들을 축복한 말씀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이 축복한 대로 룻은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족장들을 낳은 라헬과 레아처럼 그 이름이 지금도 기억되며, 유다 족장에게서 아들을 낳아 예수님의 족보에 이름을 남긴 다말처럼 룻도 아들 오벳을 낳아 다윗의 할아버지가 되게 하고 룻의 이름도 예수님의 계보에 든다

나의 신앙공동체를 위해 깊은 마음을 담아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해본다. 먼저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고 새 시대를 기쁘게 맞이하는 예배자가 되길···.

3/24/2021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2




오늘 읽은 성경 사사기 20-21 

마음에 남은 말씀

베냐민 자손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가서 포도원에 숨어 / 보다가 실로의 여자들이 춤을 추러 나오거든 너희는 포도원에서 나와서 실로의 딸 중에서 각각 하나를 붙들어 가지고 자기의 아내로 삼아 베냐민 땅으로 돌아가라 (사사기 21:20-21) 

미니 노트 #229

한 레위인의 첩이 베냐민 지파에 속한 기브아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죽음에 이른다. 이 일로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가 군사를 모아 베냐민 지파를 징계하고자 한다. 이 전쟁에 앞서 베냐민 지파에게 사건을 일으킨 불량배를 처단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도하나 베냐민 지파는 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군사를 모은다. 이스라엘 자손은 동족인 베냐민 지파와의 전쟁에 앞서 여호와께 묻고 여호와는 허락하신다. 여호와는 허락하셨을 뿐 베냐민 지파를 전멸하라고 하신 적이 없다.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베냐민 남자 육백 명만 남기고 모든 사람과 가축을 죽이고 성은 불살라버린다. 전쟁이 끝나고 이스라엘은 한 지파가 사라지게 된 것을 회개하며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야베스 길르앗을 처단하고 젊은 여성 사백 명만을 남겨 베냐민 자손이 끊어지지 않도록 그들에게 넘긴다. 모자라는 이백 명은 여호와의 성막이 있는 실로 명절에 참여한 여성을 잡아가도록 내버려 둔다.

, 어느 하나도 하나님의 뜻을 따른 것이 없고 자기의 생각에 옳은 대로 행하는(21:25) 처참한 이야기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을 보내고 있다. 예수님이 몸소 보여주신 겸손, 사랑, 헌신, 희생, 소망이 아니고는 사사기의 어두움을 물리치기가 참 어렵다.

3/23/2021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1




오늘 읽은 성경 사사기 17-19 

마음에 남은 말씀

그들이 그에게 이르되 잠잠하라 네 손을 입에 대라 우리와 함께 가서 우리의 아버지와 제사장이 되라 네가 한 사람의 집의 제사장이 되는 것과 이스라엘의 한 지파 한 족속의 제사장이 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낫겠느냐 하는지라 / 그 제사장이 마음에 기뻐하여 에봇과 드라빔과 새긴 우상을 받아 가지고 그 백성 가운데로 들어가니라 (사사기 18:19-20) 

미니 노트 #228

에브라임에 사는 미가와 그의 어머니는 은으로 신상을 만들고 이어서 신당, 에봇, 드라빔을 만든다. 미가 집 근처를 지나가던 유다에 속한 레위인에게 미가 가족만을 위한 제사장직을 제안하고 레위인은 그것을 수락하여 미가의 집에 머문다.

단 지파에 속한 군사들은 그들이 거주할 땅을 찾던 중 미가 집에서 신상, 에봇, 드라빔을 훔쳐가면서 레위인에게 한 가족보다는 한 지파의 제사장이 되는 것이 낫다고 하자 그는 다시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단 지파에게로 간다.

당시 여호와의 집은 실로에 있었으며 모세로부터 내려오는 하나님의 법이 엄연히 있는데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17:6)는 어둡고 무질서한 시대를 보여준다.

316일 이웃해 있는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와 애틀랜타에서 총기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하였다. 사건 조사 결과가 아시안 증오 범죄로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누가 보아도 아시아인을 향한 범죄이다. 어제는 콜로라도주 볼더시에 있는 마트에서 총기 난사로 일반인과 경찰관 1명을 포함한 1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아시안에 대한 차별과 증오를 멈추라, 총기를 엄하게 규제하라, 외쳐야 하는 시대이다.

3/22/2021

고통의 계곡에서 두 번째 산을 오르다


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부키, 2020


이곳 겨울철 우기의 절정은 3월이다. 겨울에도 평균 5-17를 유지하는 미국 남부라 겨우내 내리는 비는 봄을 서둘러 데리고 온다. 산사나무는 벌써 흰 꽃을 피웠다. 지인들의 텃밭에서는 겨우내 자란 상추의 초록이 싱그럽고 모종으로 쓸만한 깻잎, 오이, 토마토도 앙증맞은 초록을 내밀고 있다. 난 이들의 텃밭 이야기가 몹시 궁금해서 언제 어떻게 시작했는지, 뭐가 즐거운지, 식물을 잘 자라게 하는 비법이 있는지 따위를 묻곤 한다.

오래전에 이민을 오신 70세쯤 되신 권사님이 한번은 동네에 작은 한인 식료품 가게를 가셨다가 그 근처 개울가에서 아무도 돌보지 않는 미나리꽝을 발견하고 그것을 몇 뿌리 옮겨 심은 일이 텃밭의 시작이셨단다. 권사님의 미나리꽝은 돌아가신 시어머님과 함께 가꾸시던 추억이 남아 있다고 하셨다 (영화 '미나리'에 나오는 미나리꽝은 아칸소주에 있으니 앨라배마주에 사시던 권사님이 거기서 가져오시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미나리는 아무 데서나 잘 자란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그래도 영화를 보고 두 이야기가 닮은 구석이 있어 깜짝 놀랐다). 텃밭을 잘 가꾸시는 분들은 씨나 모종은 물론 식물이 먹을 만큼 자라면 이웃과 부지런히 나눈다. 어떤 분들은 남의 집 텃밭을 만들어주고 씨도 직접 뿌려주면서 관계를 돈독히 쌓아가기도 한다.

나는 텃밭을 핑계 삼아 타국에서 살게 된 이민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저마다의 텃밭에는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는 언제나 다른 사람, 그 무엇과의 관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의 최근 책 두 번째 산은 고통을 겪으면서 개인에게 집중되었던 삶에서 관계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그에게 있어 이혼은 첫 번째 산의 계곡으로 떨어지는 아픔이었고 두 번째 산에 오르는 계기가 된다. 개인적인 고통이 더 높은 차원의 사랑과 헌신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다.

"첫 번째 산이 자아를 세우고 자기를 규정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산은 자아를 버리고 자기를 내려놓는 것이다. 첫 번째 산이 무언가를 획득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산은 무언가를 남에게 주는 것이다(전자책으로 읽었더니 쪽 수가 수시로 바뀐다).

나는 중년에 이르러 신앙 안에서 나답게 사는 것,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었다(이걸 시쳇말로 사춘기 이후에 찾아오는 오춘기라고 한다). 너 하고 싶은 대로 살라, 고 통쾌하게 말해줄 것 같은 제목의 책들을 여러 권 읽었다. 그런데 저자들은 한결같이 삶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타인에게 관심과 친절과 호의를 베푸는 삶이 더 의미 있다고 말한다.

브룩스의 두 번째 산도 그런 맥락의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 산은 첫 번째 산을 내팽개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이어지는 과정에서 만나며 "더 깊고 더 기쁜 인생"이 거기에 있다고 소개한다. 두 번째 산에서는 타인과 관계를 맺고 도덕적인 기쁨을 누리며 "한곳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깊이 있는 헌신"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두 번째 산에 사는 사람들의 직업, 결혼, 철학과 신앙,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실천을 읽다 보면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고 슬며시 손을 내밀도록 부추긴다.

다시 나는 일상에 담긴 영성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고 두 번째 산에서의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자리로 돌아와 있다. 그렇다 해도 자신이 더 중요한 세속적인 속성을 다 벗어버리지 못한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부룩스의 담대함이 부러울 뿐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강조(개인적인 성공, 자기 충족, 개인적인 자유, 자아실현)는 재앙일 뿐이다. 좋은 인생을 살아가려면 훨씬 더 큰 차원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략) 문화적 패러다임 전체의 무게 중심이 첫 번째 산의 초개인주의에서 두 번째 산의 관계적 사고방식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 글은 모바일앱 '바이블 25'와 인터넷 신문 '당당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나를 생각하옵소서




오늘 읽은 성경 사사기 14-16 

마음에 남은 말씀

삼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어 이르되 주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나를 생각하옵소서 하나님이여 구하옵나니 이번만 나를 강하게 하사 나의 두 눈을 뺀 블레셋 사람에게 원수를 단번에 갚게 하옵소서 하고 (사사기 16:28) 

미니 노트 #227

사십 년 동안 블레셋의 괴롭힘을 당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은 한 생명이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된다. 마노아 가정에 주신 아들 삼손이 바로 그이다. 태중에서는 물론 하나님이 선택하신 나실인으로 길러진 삼손은 모순되게도 딤나의 한 여자, 가사에 사는 한 기생, 소렉 골짜기의 들릴라와 관련되어 가나안에 남아 있는 성적 문란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영은 삼손의 일생을 통해 일관되게 움직이신다(13:25; 14:6,19; 15:14,19).

햇빛이 좋은 봄날이다. 마당에 날아든 여러 빛깔의 새들이나 꽃들을 바라보며 절반쯤 무기력한 하루를 보낸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

3/21/2021

여호와의 영이 입다에게 임하시니




오늘 읽은 성경 사사기 11-13 

마음에 남은 말씀

이에 여호와의 영이 입다에게 임하시니 입다가 길르앗과 므낫세를 지나서 길르앗의 미스베에 이르고 길르앗의 미스베에서부터 암몬 자손에게로 나아갈 때에 / 그가 여호와께 서원하여 이르되 주께서 과연 암몬 자손을 내 손에 넘겨 주시면 / 내가 암몬 자손에게서 평안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나와서 나를 영접하는 그는 여호와께 돌릴 것이니 내가 그를 번제물로 드리겠나이다 하니라 (사사기 11:29-31) 

미니 노트 #226

입다가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워지고 암몬과 싸우러 나가려는 참이다. 그는 하나님께서 암몬 자손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주시면 전장에서 돌아오는 자기를 영접하는 사람을 번제물로 드리겠다고 서원한다. 이미 하나님의 영은 입다와 함께 하시는데 서원할 만큼 전쟁에서의 승리가 간절했던 걸까, 아니면 하나님이 동행하심을 깨닫지 못했던 걸까. 아니, 다시 질문해 본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지도자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암몬을 무찌르고 백성을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이끌 것인가.

교우들과 모든 상품을 세일 가격으로 판매하는 백화점에 가보았다. 계획 없이 나서서 재미있게 구경을 했다. 편안한 신발 한 켤레도 생겼다. 요즘 처음 해보는 일들이 종종 생겨 흥미롭다.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좀 더 알아간다. 어느 분은 요즘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결정하고 행동하는 즐거움을 맛본단다. 그분의 신앙 정서를 생각할 때, 참 좋네, 라고 말해주고 싶다.

3/20/2021

악행을 하나님이 이같이 갚으셨고




오늘 읽은 성경 사사기 9-10 

마음에 남은 말씀

아비멜렉이 그의 형제 칠십 명을 죽여 자기 아버지에게 행한 악행을 하나님이 이같이 갚으셨고 / 또 세겜 사람들의 모든 악행을 하나님이 그들의 머리에 갚으셨으니 여룹바알의 아들 요담의 저주가 그들에게 응하니라 (사사기 9:56-57) 

미니 노트 #225

사사 기드온이 죽자 이스라엘 자손은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우상 바알을 따른다. 기드온의 아들 가운데 아비멜렉은 세겜에 사는 그의 어머니 친족들의 힘을 입어 그곳의 왕이 되고자 한다. 아비멜렉에게 위협이 될만한 그의 형제 칠십 명을 한 바위 위에서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그의 아버지 기도온이 그랬던 것처럼 아비멜렉도 동족을 죽이고 보루를 불사른다. 데베스 성읍과의 싸움에서도 백성들이 망대에 숨자 아비멜렉은 그것을 불사르려고 가까이 다가간다. 그때 망대에 있던 한 여인이 맷돌 위짝을 아래로 던져 아비멜렉의 두개골이 깨지고 만다(9:53).

하나님은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의 악행을 갚으셨다. 하나님을 기억하지 않고 자신의 소견대로 행한 결과였다. 글로써 말씀 묵상하기를 어찌 작정하였는지, 내내 참 무겁다.

3/19/2021

기드온과 그와 함께 한 자 삼백 명




오늘 읽은 성경 사사기 7-8 

마음에 남은 말씀

기드온과 그와 함께 한 자 삼백 명이 요단 강에 이르러 건너고 비록 피곤하나 추격하며 / 그가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되 나를 따르는 백성이 피곤하니 청하건대 그들에게 떡덩이를 주라 나는 미디안의 왕들인 세바와 살문나의 뒤를 추격하고 있노라 하니 (사사기 8:4-5) 

미니 노트 #224

사사 드보라 이후에 이스라엘 자손은 하나님 앞에서 악한 일을 일삼아 칠 년 동안 미디안의 괴롭힘을 받는다. 하나님은 기드온을 사사로 삼으시고 이스라엘을 미디안으로부터 구원하라는 부르심을 받는다(6:14). 기드온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삼백 명의 군사와 함께 미디안 진영을 바라보며 "그 밤에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진영으로 내려가라 내가 그것을 네 손에 넘겨 주었느니라"(7:9)는 말씀을 듣는다.

기드온과 그의 군사들은 나팔을 불고 항아리를 부수고 횃불을 비추며 소리를 지른다. 미디안은 혼비백산 좌충우돌하며 자기들끼리 칼로 치며 도망하다가 패배한다. 여기서 전쟁이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기드온은 피곤한 삼백 명을 데리고 미디안 왕들을 추격하여 요단강을 건넌다. 이 일은 하나님이 명하셨다는 말씀이 없다. 게다가 피곤한 자신의 군사들에게 떡을 주지 않은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을 죽인다. 그들은 기드온의 동족이었다.

기드온이 미디안을 물리쳐서 그가 사는 사십 년 동안 이스라엘은 평온하게 지낸다. 한편 기드온의 지나친 행동으로 동족들과의 마찰이 생기고, 이스라엘에게서 모은 금으로 에봇을 만드는 바람에 우상 숭배의 빌미를 제공한다. 내 귀에 들리는 사사 기드온을 생각하며 그저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조용히 진심을 담아 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