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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2019

새로 균형 잡기



웤 웤 웤

유튜브 동영상에서 나오는 소리다. 걷는(walk) 동안 힘내라고 넣어주는 추임새다. 이 동영상을 이끌어가는 레슬리의 구호에 맞추어 이렇게 저렇게 걷다 보면 어느새 땀이 난다.

이 동영상은 우리 교회 권사님한테서 정보를 얻었다. 권사님은 걷는 운동이고 집에서 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다. 딱 내 스타일! 권사님이 보내준 영상을 보고 나서 유튜브 검색창에 영어로 walk at home(워크 앳 홈)을 적어 넣었다. 여러 개 동영상들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몇 개를 따라 걸어보니 15분짜리 동영상을 선택하면 1마일(1.6 킬로미터), 30분짜리는 2마일, 45분짜리는 3마일을 걷도록 편집되어 있는 것 같다.

양말에 운동화를 신고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기기만 있으면 걷기가 시작된다. 제자리에서 조금 걷다가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앞으로 뒤로도 걷는다. 팔은 옆으로 혹은 위아래로 뻗기도 한다. 따라하기도 쉽고 땀도 제법 나서 운동하는 것 같다.

이렇게 며칠을 따라 하다가 조금 더 힘차게 걷는 동영상을 클릭했다.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기도 했다. 앞으로 몇 걸음 걷다가 4박자 때 박수를 한 번 짝! 뒤로 걷다가 짝! 이번엔 사선으로 걷는 동작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어머! 발이 꼬이고 박자를 놓치면서 손뼉 칠 순간이 지나가버렸다. 그럼 얼른 동작을 끊고 진행되고 있는 동작을 따라잡아야 하는데 무슨 고집인지 손뼉 치는 박자까지 갔다. 내 나름의 계산으로는 빨리감기 기능처럼 몸을 빠르게 움직여 따라가면 놓친 박자를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맘 같지 않았다. 이게 무슨 어려운 거라고 어이가 없어 웃음이 폭발했다. 옆에서 자기 일하던 산이가 희한하게 웃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배뚱! (배가 뚱뚱하다고), 하고 부르는 바람에 겨우 웃음을 추슬렀다.

내 몸의 균형이 깨졌나 보다. 사선으로 혹은 지그재그로 걷는 운동신경이 잠자고 있는 듯하다. 하긴 이것뿐이 아니다. 먹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에 치우쳐 있고, 책 읽는 시간도 엄청 줄어 있고, 지난 봄에 비해 교회 가서 기도하는 시간도 줄었다. 몸의 불균형이 생활 전반에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해주었다.

혼자 집에서 운동한다는 것은 대단한 의지가 필요하다. 목표가 분명해서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야무진 사람이어야 한다. 한편, 목표가 확실하지 않은 경박한 사람은 상황에 따라 변하기 쉽다. 자신과 타협하는 것은 시간도 안 걸리고 의지가 필요치 않다. 그래서 운동을 꾸준히 하기 보다는 안 하게 될 확률이 높다. 대단한 의지와 의지 없음, 나는 어느 쪽으로 얼마큼 가 있을까. 건강한 삶을 위해 새로 균형을 잡아보자.

감사하게도 맘만 먹으면 새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늘 주어진다. 방학과 개학, 한국방문과 미국이민생활, 일과 쉼, 만남과 헤어짐, 사랑과 더욱 사랑 언제든 균형감각을 되찾을 수 이유는 중심이 든든하기 때문이다. 온 우주의 중심이고 변함없는 그분, 하나님

1/05/2015

새로운 리듬을 타고




동네 가까운 곳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은 자주 가고 싶은 곳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해에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등록해 두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 정도를 겨우 간다. 해도 바뀌었으니 일주일에 세 번은 가리라 다짐을 해 본다!

지난 여름 동안에는 식구들이 함께 운동하러 갔었다. 남편과 아이들은 운동기구들을 이용해 땀을 내고, 수영으로 개운하게 마무리하곤 했다. 난 수영도 못 하고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도 싫어 수영장에는 안 들어가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군살이 덕지덕지 붙은 맨살을 드러내는 수영복을 입는 것이 더 싫었다. 그랬더니 이 기회에 수영을 배우면 되지 않겠느냐, 물속에서 걸으면 운동량이 더 많다더라, 며 꼬셔댔다. 수영장을 이미 다니고 있던 남편과 아이는 나보다 몸이 더 좋은 미국 할머니들이 대부분이라며 안심(?)하라고 했다. 남편은 아무도 당신에게 관심 없어, 라는 말로 식구들이 함께 수영하자는 의견에 쐐기를 박았다.

여름방학이 끝나기까지 아이들과 어울릴 겸해서 달갑지 않은 수영장에 들락날락했다. 학기가 시작되자 학교에 다니는 녀석은 피트니스클럽에서 하는 운동을 접었다. 가족이 함께 하는 운동시간이 끝난 것이다. 동시에 나도 수영장 가기를 그만 두었다. 내가 잘 할 수 있고 지속할 수 있는 걷기운동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보통 트레드밀을 이용하여 운동할 때 뛰는 사람은 흔하게 본다. 내가 운동하는 곳에서도 나처럼 전혀 뛰지 않고 걷기만 하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내 몸 상태에 맞게 걷는 운동을 선택했지만 트레드밀에 올라선 사람마다 달려가면, 내가 둔해 보이려나, 운동할 줄 모른다고 여기려나 잡생각들이 발걸음을 지치게 하기도 했다. 이럴 땐 아무도 당신에게 관심 없어, 라는 남편의 말이 그런대로 쓸모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걷는 운동만 하는 사람이 점점 눈에 띈다. 운동하는 곳이 익숙해져서 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트레드밀에 올라가 활기차고 즐겁게 진행되는 아침 뉴스를 볼 수 있도록 TV 채널을 찾아놓는다. TV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이어폰을 연결한 다음 슬슬 걷기 시작한다. 몸이 풀렸다 싶으면 속도를 조금 더 올려 발걸음을 빠르게 한다. 속도가 높아진 얼마 동안은 숨도 차고 정강이에 힘이 들어가 발걸음이 무겁기도 하다. 아침 식사 때 마신 커피 탓인지 화장실에 가고 싶은 느낌이 들어, 화장실에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잠시 고민하기도 한다. 아마도 이때가 체육학에서 말하는 데드 포인트(Dead point). 운동의 강도를 높였을 때 곧 괴로운 상태에 이르게 되는 지점이다.

이런 몸과 마음의 상태를 눈치채면 차분히 살피고 달래준다. 어깨에 들어간 힘을 풀고, 뒤로 젖혀진 목을 바로 세워 살짝 앞으로 잡아 당기고, 숨을 더 깊게 들이 마시고 내뱉는다. 건강한 몸을 위하여 운동하기로 정한 시간만큼 기쁘게 채우고 흐뭇한 마음으로 이 건물을 나서자고 나에게 부탁한다. 그러다 보면 속도가 빨라진 트레드밀에 몸이 익숙해져서 발걸음도 가볍고 호흡도 편해져 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느낌도 사라지고 없다. 걷는 것을 멈추지 않고 걷고 또 걷는 동안 몸은 새로운 리듬을 만든다. 세컨드 윈드(Second wind) 상태에 이른 것이다.

세컨드 윈드란 격렬한 운동에 대해서 모든 신체기능이 동원되어 새로운 평형 상태가 성립된 시기이고, 신체 활동에 적응하도록 각종 내분비선과 기타 장기의 작용이 조정되어 세컨드 윈드가 되도록 돕는다고 친절한 이웃(^^)인 네이버 지식백과가 잘 알려준다.

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하지 않던 일을 하려 하거나 하던 일의 강도를 높이는 경우라면 곧 데드 포인트에 이를 확률이 높다.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자극이 몸을 잠시 괴롭게도 하지만, 잘 이기고 나아가면 더 건강해지도록 돕는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일주일에 세 번, 즐겁게 걸어야겠다. 운동이 몸에 새로운 리듬을 주듯 다시 주어진 한 해의 시간을 정성스레 걷는 동안 삶도 새로운 리듬을 타고 신나게 노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