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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한 수업』, 인터뷰 · 글 마르쿠스 베른센, 기획 · 편역 오연호, 오마이북, 2020. |
수학 공부를 하기 전에 "우리는 지금 왜 여기에 앉아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동기 부여를 하고 고등학교 수학을 어려워하면 초등학교 수준의 문제를 내주어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교사, 학습의욕이 떨어진 학생에게 잠을 충분히 자고 흥미 있는 일을 해보라고 조언하는 교사, 다른 나라나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어울려 21세기에 맞이한 도전들을 담대하게 풀어가도록 세계시민의식을 길러주는 교사···. 이들은 '행복지수 세계 1위' 덴마크의 '훌륭한 교사'들이 가르치는 모습이다.
든든한 신앙은 교회와 가정이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삶을 위한 수업』에서 훌륭한 교육은 학교와 가정의 연계를 말하고 있어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무엇보다 훌륭한 교사들의 교육 철학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후딱 읽어버렸다.
올해 3월부터 우리 교회는 세대통합 예배를 드리고 있다. 감사하고 미안하게도 미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확진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현장 예배에 나오는 교인들이 점차 늘어난다. 지난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현장 예배를 지킨 몇몇 교인들과 때때로 예배에 참여한 교인들은 부서별로 나누어 예배드릴 형편이 안 되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예배드렸다. 이 흐름을 이어가면서 그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세대통합 예배로 전환하였다.
연령대로 나눠진 예배는 또래끼리의 공감이나 전도에 유익한 장점이 있다. 반면 신앙 교육을 교회학교에 일임하고 부모의 역할이 약해지는 경향이 생겼다. 사실 남편 목사는 2, 3년 전부터 세대통합 예배를 드리고 아동부 교육 방법을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바꾸려는 마음이 있었다. 성경은 부모가 자녀에게 하나님 말씀을 가르쳐야 할 책임을 말한다. 자녀는 부모가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온전히 예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성품을 알아가고, 이것이 곧 믿음의 유산, 이라고 남편은 강조해왔다. 그러자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예배를 드리고, 하나의 메시지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며, 생활에 적용하면서 믿음을 키워가는 신앙 훈련이 더 유익함이 분명하다.
『삶을 위한 수업』에서 말하는 '훌륭한 교사'들이 가진 태도는 학교에서뿐 아니라 가정이나 교회에서 가르치는 사람들이 들을만하다. 교사들이 지식을 나누기에 앞서 학생의 인격을 존중하는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이 교실에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긍정적인 경험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도록 배려하고(45쪽), 세계시민으로서 가난한 나라,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이 동정이나 한 번의 실천으로 끝나지 않고 국제적 관점을 견지하며(125쪽), 배움에 어려움이 있어 특별한 배려를 받더라도 매일 교실에 나와 개인과 교실 공동체의 균형을 잡아주는(176쪽) 등등.
『삶을 위한 수업』 마지막 장에는 비영리단체 '현실 속의 학교'를 소개한다. 이 단체는 2000여 명의 현장 전문가를 확보하고 학생들에게 학교 밖의 실제 삶과 연결하도록 돕는다. 현장에 나가면 학생들 사이에 갈등은 줄고 서로 협력하며 교실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능력이 발휘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 단체는 지방정부가 주는 "국가혁신상"을 받았단다.
교회도 이런 혁신이 더욱 요구되는 때에 놓여 있다. 교인의 관심과 은사에 따라 교회 안에서 봉사하고 섬기는 일이 사회에서도 그 은사가 발휘되도록 구체적인 길을 열어야 한다. 우리 교회는 교인들이 기증한 땅을 수련회 장소로 가꾸는 일과 그동안 임대해 사용하던 미국교회가 매매 의사를 보여 건물 매입을 결정하였다. 우리 교회에 은혜로 주어진 이 기회가 신령한 통합예배와 건강한 선교로 나아가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혁신과 통합의 태도가 독후감을 쓰는 이 시점에는 꽤 유익하게 다가왔다. 감사한 5월이다.
*이 글은 모바일 앱 '바이블 25'와 인터넷 신문 '당당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