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포스터는 tvN에서 가져오다.> |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데는 나름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단순한 미국 생활이 때로 심심하고 지루해서. 한국 풍경이 그리워서. 작가의 이야기 전개에 이끌려서. 개성있는 혹은 예쁘고 잘 생긴 배우들 보느라.
어느 날 포털사이트에서 연예 섹션을 검색하던 중 “톱스타 유백이”는 자연적인 예쁜 배경을 많이 보여주는 드라마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그 문구 하나에 끌려 드라마 시청에 바로 들어갔다.
이미 방송된 지가 꽤 되어 여러 편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었다. 진짜 근사한 배경이 나오는 지는 시청을 해 봐야 알 수 있기에 첫회부터 성실하고 꼼꼼하게 살필 마음으로 플레이 버튼을 클릭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시작되자 촬영된 장소와 배경이 어떠한지 보다는 전혀 의외의 설정과 줄거리의 전개에 더 집중되었다.
연예인 유백은 거침없는 말 때문에 구설수에 올라 여즉도라는 섬으로 잠시 피해 있는다. 여즉도는 인터넷, TV, 휴대폰이 연결되지 않는 섬이다. 이 섬에 사는 순수한 소녀 오강순은 유백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만나게 된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주인공에 얽힌 이야기는 엉뚱발랄하다. 더불어 오강순의 동네 오빠인 최마돌은 해적을 물리친 최연소 선장이다. 두 주인공과 최마돌의 관계는 드라마 전개를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이 드라마에는 무엇보다 간질간질한 사랑이 여기저기 깔려 있다. 보통 사람들은 밖으로 드러내지 못할 것 같은 감정들을 그대로 꺼집어내어 보여준다. 사랑 표현이 노골적인데 정겹고 유쾌하다. 그래서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를 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자꾸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나왔다.
시카고에서 있었던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하여 친구 목사 부부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은퇴 후 삶에까지 이르렀다. 우리가 그런 이야기를 나누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한 나이가 되었던가. 그들은 모두(!) 오래된 친구들과 멀지 않은 곳에 혹은 공동체로 어울려 살고 싶다고 했다. 같이 살고 싶은 친구가 이야기를 나누던 그 자리에 있던 친구들인지 아니면 각자가 생각하는 어떤 친구들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가족이 아닌 친구들과 노년을 보내길 원하는 그들의 바람에 살짝 놀랐다. 내 노후의 그림에는 남편, 아들 산이와 알 수 없는 낯선 사람들만 있었으므로.
함께 살아온 시간과 추억이 있는 사람들,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어 산다면 어떤 모습일지... 직설적이고 거칠면서도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사는 여즉도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강순이 할머니가 만들어내는 음식도 소품처럼 놓여져 드라마에 정겨움을 더한다.
이 드라마는 지난주에 끝났다. 끝난 드라마는 몰아서 볼 수 있어 좋다. 모두 11회로 길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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