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2011

교우들과 신혼기를 보내며


이번 주일은 어머니의 날을 지키는 어머니 주일이었습니다.
우리교회에서는 어머니 주일에는 남선교회가 어머니들에게, 아버지 주일에는 여선교회가 아버지들에게 드시고 싶은 것을 대접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느 주일인가 아버지들께서 어머니들한테 무엇이 드시고 싶은 지 물어오셨습니다.
어머니들은 갈비와 삼겹살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들은 갈비 고기를 사서 아버지 권사님께서 미리 양념도 해 놓으시고, 삼겹살도 두툼한 것으로 준비하셨습니다.
어머니 주일 아침에는 교회에 일찍 오셔서 숯불에 갈비를 초벌구이 해 놓으셨습니다.
점심 시간에 분주할 것을 대비하신 것 같습니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는 아버지들께서 삼겹살을 구워, 식사를 하고 있는 어머니들과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삼겹살과 갈비를 주시는 대로 맛있게 먹고 나니 아버지들은 그제서야 식사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몇 개의 식탁에서는 덩치가 크고 건장한 한 청년이 그릇들을 치우고 걸레질을 하여 더 이상 손 가지 않게 마무리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기특하고, 성실하고,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선교회에서는 어머니들께 꽃을 달아 드렸고, 60 세 이상 어머니들께는 선물도 드렸습니다.
어머니들은 이렇게 대접을 잘 받았으니 아버지들께도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거야!, 하셔서 웃었습니다.
아버지 주일에는 블루 크랩이 가득히 쌓인 식탁을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버지들께서 많이 오셔서 함께 드시면 좋겠습니다.


교회, 교우들과 신혼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일들이 이어지고, 서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좋은 쪽만 보이고, 그러면서 어떤 사람인지 서로 탐색하기도 하는 신혼 시절 말이죠.
하지만 석 달 가까이 교우들과 만나면서 경험한 편안하고 사랑 많은 모습들은 좋은 것만 보여주려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러운 삶이었습니다.

이탈리아 파비아대학 과학자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도파민, 페로몬, 아드레날린 같은 화학물질과 호르몬 작용에 의하여 생기는 것으로, 6 개월에서 1 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발표를 2005년에 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CBS 방송을 통해 처음 사랑의 감정이 결혼 후에도 몇 십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뉴욕 스토니 브룩대학의 연구 결과가 발표 되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는 사랑의 초기 단계에 있는 커플들과 장기간 관계를 지속해 온 커플들의 뇌를 스캔 해서 분석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 사랑에 유효 기간이 있네, 짧네, 기네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사랑은 낭만적인 사랑의 감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신혼기를 보내고 있는 교회, 교우들과의 사랑은 완전한 사랑의 모범이 되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 분을 닮아가려고 애쓰는 사랑이라고 감히 말해 보렵니다.

낭만적인 사랑이든 그리스도 안에서의 사랑이든 그 만남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신혼기를 지나게 될 것이고, 때로는 고난이나 어려운 문제들도 만나는 권태기 혹은 갈등기를 거치게 될 것입니다. -삶은, 사람은 단순하지 않으므로.
그렇다 하더라도 진실되게 최선을 다해 사랑하다 보면, 정도 들고, 신뢰도 쌓이고, 지체로서 각자의 사명이나 역할도 알아 가고, 강점과 약점도 알아 세워주고 덮어주는 것도 자연스러워질 테고, 어려운 문제를 만난다 해도 해결사, 예수님이 계시고, 그때에는 지혜와 마음을 모으고 서로를 의지하여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려움의 터널을 함께 헤치고 나아간 이들은 서로 오래 참아 주고, 더욱 깊이 이해 하고, 모든 것 감싸 주고, 소중히 여기는 성숙한 사랑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아직 있지도 않은 문제를 놓고 미리 걱정할 필요도 없고(^^), 이 신혼기를 기쁘게 보내려고 합니다.
우리교회 교우들끼리 더욱 사랑하고, 그 사랑이 차고 넘치게 되어 이웃에게 넉넉하게 흘러가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 /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이 돌이 되셨느니라 /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에베소서 2장19절-2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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