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꽂이 하기 전 모습입니다. 나중에 멋있게 장식된 모습도 보여 드릴게요. ^^>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돌아가신 날을 기념하는 성(聖)금요일입니다.
둘째 아이에게 성금요일 저녁예배와 부활주일 새벽예배에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나도 꼭 가야 돼?” 아이가 묻습니다.
“그럼!”
뭔가를 더 물어올 것 같아 아이가 있는 쪽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더 이상 아무 말이 없습니다.
예배에 가겠다는 게로군, 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지금 둘째 아이 나이 또래에 경험했던 부활주일 새벽예배를 더듬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부활주일 새벽연합예배를 드리는지 알지 못하나, 제가 어릴 적 살던 지역에서는 인천광역시 도원동에 있는 공설운동장에서 모이곤 했습니다.
그 큰 공설운동장에 예수 믿는 자들이 꽉 들어 차게 모여, 각자 준비해 온 양초를 밝혀 손에 들고, 예배를 드리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연합성가대는 해마다 특송으로 헨델의 “메시아(할렐루야)”를 불렀고, 공간이 넓어서 그런지, 찬송을 다 함께 부를 때 이곳과 저 건너편 쪽의 박자가 맞지 않는 것도 저를 감격스럽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한 번은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비가 그쳤던 것 같습니다), 공설운동장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서서 예배를 드렸던 광경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중학생이던 제가 살고 있던 곳은 제물포였고, 공설운동장까지는 버스를 타고 10 분쯤(아마도)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 새벽에 버스가 다니지 않았으므로, 저는 혼자 걸어서 오전 5시 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겁도 없었다 싶은데, 그때는 세상도 지금보다는 그리 험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어린 시절은 참으로 순수하게 신앙 생활을 한 것 같습니다.
참석할 수 있는 모든 예배 시간은 으레 가야 하는 것으로 여겼나 봅니다.
가끔 다른 신앙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교회가 양적으로 부흥을 이루던 7, 80년대에는 아마도 순수하게 열심히 신앙 생활하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억지 같지만, 한국교회의 부흥의 물결 속에 어린 저도 끼어 있었다고 해도 될까요? ^^
저희 아이들은 부활의 아침을 맞는 느낌이 어떤 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부활의 아침에 대한 기억이 있기나 한 지….
지금 여기 교회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부활의 아침에 대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회 입구에 세워져 있는 십자가 앞에서나 교회 마당에 있는 쉼터(Shelter)에서 예배를 드리셨다고 하니, 어떤 분위기의 예배가 될 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주일 점심 식사를 위해 음식을 각자 만들어 오기로 했는데, 저는 식탁 위에 올려 놓을 꽃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화사하고 밝은 부활주일 식탁이 되도록 하고 싶은 마음에서 둘째 아이와 함께 여러 가지 색깔의 색종이를 접고, 풀로 붙여 나름 열심히 만들어 보았습니다.
화분에 꽃을 장식하는 것은 꽃꽂이를 잘 하시는 권사님께서 도와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을 예배나 음식, 그 밖에 것으로 표현해보고 기억에 간직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지치고 힘든 시기를 만날 때, 그런 신앙의 기억들을 꺼내보며 살포시 미소 지어볼 수 있다면 살아갈 힘을 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또 이르시되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 바 곧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 하시고 / 이에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 / 또 이르시되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과 /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누가복음 24장 44-4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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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내이름은 칸'이란 영화가 미국에서도 상영되었는지요?
볼 기회가 된다면 언니 가족 모두 함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 영화인 것 같아 강력히 추천합니다.^^
정오기 님,
답글삭제누구 추천인데! 꼭 찾아보도록 할게. 어떤 영화인지 무지 궁금한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