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2010
이런 믿음도 예뻐하실까
기회가 되어서 성지순례를 한 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어렴풋하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이 그다지 간절하지 않았던 까닭인지 성지순례에 대한 많은 정보가 있어도 눈길이 가질 않았습니다.
요 며칠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해서 읽을만한 책이 있나 남편의 책상을 살피다 보니 『바이블루트』라는 책 표지가 보였습니다.
책의 옆면을 보니까 흰색과 함께 여러 색깔의 종이가 많이 끼워져 있습니다.
책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두르르 넘겨보니 예상대로 사진이 꽤 들어가 있고, 글씨도 작지 않고, 줄 간격도 넉넉해 보였습니다.
맨 뒷장 표지 앞에는 CD 크기 만한 비닐 종이가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자료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작은 제목들이 붙은 글들을 사진과 함께 읽어 내려가니 이해도 더 잘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3분의 1쯤 읽어보니 제목이 의미하는 정보를 더 얻고 싶은데 글에서는 채워지지가 않았습니다.
아마 동영상에 더 많은 내용이 들어 있으리라 기대를 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책의 절반을 넘어서니까 사도 바울과 관련 있는 내용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12주와 이번 봄 12주 동안 사도행전을 공부해서 그 내용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었기에 더욱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바이블루트』 DVD를 함께 보려는 마음에 아이들이 잠자러 가기 한 시간 전쯤 틀어 놓았습니다.
큰 녀석한테 예수님이 살았던 나라래, 했더니 두 말이 필요 없이 영상을 보기 시작합니다.
둘째 녀석은 헤드폰을 쓰고 컴퓨터 게임 하느라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일부러 큰 소리로 야, 홍해가 저렇게 생겼구나, 하면 힐끔 곁눈질만 하고는 저 하던 것을 계속 합니다.
엄마가 저하고 같이 보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 텐데, 고얀 놈….
시간도 늦고 DVD 나머지는 둘째와도 같이 보고 싶은 마음에 중간에 껐습니다.
성스러운 곳에 대한 감동 보다는 촬영이 참 어려운 곳이었나, 라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오히려 마음 속에 남는 것은 글 속에서 반복하여 나왔던 구절들이었습니다.
“믿음 없이 걸을 수 없는 길, 광야. 믿음은 이처럼 불가능한 것을 가능토록 하니, …믿음이란 이처럼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없는 은혜인 것이다.” (26쪽)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능력은 언제나 믿음 안에서만 행해졌음이다.” (홍해-39쪽)
“구원은 율법이 아닌 진정한 믿음이라고 여긴 바울.” (206쪽)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교리나 율법이 아니라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접근하고 있어요. 틀에 박힌 신앙생활보다는 ‘믿음’ 그 자체에 중점을 두니까 조금씩 마음을 움직이더군요. 역시 이방 선교에서는 바울의 길을 따라가는 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집시선교-213쪽)
“광대하신 하나님은 믿음의 진정이 있는 곳이면 언제든 어디서든 함께 하셨고, 그곳을 당신의 성전으로 여기신다고 하셨다. 우리가 초대교회를 바라보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243쪽)
또 모세, 예수님, 바울 기념교회들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흔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 되는 곳에 세워졌다는 표현을 본 것 같습니다.
덧붙여 사실 여부를 떠나 순례자들은 성지를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그들과 영적 교감을 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내 “믿음”은 어떤 것일까 묻게 되었습니다.
호호호, 지금 발견했는데 『바이블루트』의 부제가 “성서의 역사와 전파 경로를 따라가는 믿음의 여정”이네요.
<어느 나라에선가 실제 크기의 노아 방주를 만들었다고 지인이 지난해에 보내준 사진입니다.>
지난 수요일에는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이경호 집사님, 교수님(^^)이 노아의 대홍수와 방주의 비밀에 대한 창조과학회의 연구 결과를 나누어주셨습니다.
대홍수에 대한 실제적인 증거, 노아가 만든 방주가 얼마나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방주인지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증명된 많은 결과물들을 보여주셨습니다.
여기서 잠깐!
방주(Ark)는 자체 동력이 없고, 방향을 잡는 키가 없는 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집사님은 노아의 방주는 하나님의 지혜와 설계였다고 몇 번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을 믿지 않으면 자신이 설명하는 것이 모두 꽝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믿어지는 것을 감사하라고.
한 주간 동안 믿음이라는 낱말을 붙잡고 있다가, 제 믿음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 그만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곳까지 인도해주신 분이 하나님인데, 이것저것 불만스러워 하며 앞으로 살아갈 것을 두고 걱정하는 자신을 보았습니다.
특히 누군가와 비교하여 제 자신을 볼 때는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몇몇 지인들과 인터넷 신문(미주중앙일보, 5.10.2010) 에서 보았던 기사에 대해 아주 잠깐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연봉 분석기관인 페이스케일(payscale.com)이 연봉이 낮은 전공 순위에 대해 최근 조사,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위 사회복지학, 2위 초등교육학, 3위 신학… 이랍니다.
그것을 들은 그들은-신학 전공자들이 많았죠, 아마- 낮은 연봉이지만 의미 있게 살려는 노력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보다 의미 있는 삶,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삶을 선택했고, 깊은 수렁에 빠진 것 같은 상황에서도 한결 같이 돌보시고 좋은 것으로 채우시는 분을 경험했으면서도, 욕심을 부릴 때는 마음이 자갈밭이 됩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는 자갈들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잠들어 버렸습니다.
세상은 공평해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은 공평하시다, 라고 말이죠.
이렇게 믿으면 하나님이 이뻐하실까 싶어서요.
너무 억지인가요.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케 하셨도다 / 새 노래 곧 우리 하나님께 올릴 찬송을 내 입에 두셨으니 많은 사람이 보고 두려워하여 여호와를 의지하리로다 / 여호와를 의지하고 교만한 자와 거짓에 치우치는 자를 돌아보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의 행하신 기적이 많고 우리를 향하신 주의 생각도 많도소이다 내가 들어 말하고자 하나 주의 앞에 베풀 수도 없고 그 수를 셀 수도 없나이다”(시편 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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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하고 뭘 같이 하고 싶어서 일을 꾸미면 아예 관심도 없어하는 경우가 제게도 여러 번 있았습니다. ^^
답글삭제목회자, 신학자(생)들과 그 배우자들은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하나님 앞에 내어 놓은 분 들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삶을 책임져 주시기도 하시겠지만 하늘나라에서의 페이스케일은 순서가 완전히 뒤집혀 있을 거라고 저같은 졸부도 짐작할 수 있지요.
생각이 짧고 부족한 글들인데 찾아와 주시니 반갑습니다. 게다가 위로까지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답글삭제저도 가끔 oldman님의 블로그에 살짝 방문하기도 합니다.^^
하늘 나라 연봉은 쵝오 !
답글삭제taekun kim 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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