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되어서 성지순례를 한 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어렴풋하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이 그다지 간절하지 않았던 까닭인지 성지순례에 대한 많은 정보가 있어도 눈길이 가질 않았습니다.
요 며칠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해서 읽을만한 책이 있나 남편의 책상을 살피다 보니 『바이블루트』라는 책 표지가 보였습니다.
책의 옆면을 보니까 흰색과 함께 여러 색깔의 종이가 많이 끼워져 있습니다.
책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두르르 넘겨보니 예상대로 사진이 꽤 들어가 있고, 글씨도 작지 않고, 줄 간격도 넉넉해 보였습니다.
맨 뒷장 표지 앞에는 CD 크기 만한 비닐 종이가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자료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작은 제목들이 붙은 글들을 사진과 함께 읽어 내려가니 이해도 더 잘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3분의 1쯤 읽어보니 제목이 의미하는 정보를 더 얻고 싶은데 글에서는 채워지지가 않았습니다.
아마 동영상에 더 많은 내용이 들어 있으리라 기대를 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책의 절반을 넘어서니까 사도 바울과 관련 있는 내용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12주와 이번 봄 12주 동안 사도행전을 공부해서 그 내용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었기에 더욱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바이블루트』 DVD를 함께 보려는 마음에 아이들이 잠자러 가기 한 시간 전쯤 틀어 놓았습니다.
큰 녀석한테 예수님이 살았던 나라래, 했더니 두 말이 필요 없이 영상을 보기 시작합니다.
둘째 녀석은 헤드폰을 쓰고 컴퓨터 게임 하느라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일부러 큰 소리로 야, 홍해가 저렇게 생겼구나, 하면 힐끔 곁눈질만 하고는 저 하던 것을 계속 합니다.
엄마가 저하고 같이 보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 텐데, 고얀 놈….
시간도 늦고 DVD 나머지는 둘째와도 같이 보고 싶은 마음에 중간에 껐습니다.
성스러운 곳에 대한 감동 보다는 촬영이 참 어려운 곳이었나, 라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오히려 마음 속에 남는 것은 글 속에서 반복하여 나왔던 구절들이었습니다.
“믿음 없이 걸을 수 없는 길, 광야. 믿음은 이처럼 불가능한 것을 가능토록 하니, …믿음이란 이처럼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없는 은혜인 것이다.” (26쪽)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능력은 언제나 믿음 안에서만 행해졌음이다.” (홍해-39쪽)
“구원은 율법이 아닌 진정한 믿음이라고 여긴 바울.” (206쪽)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교리나 율법이 아니라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접근하고 있어요. 틀에 박힌 신앙생활보다는 ‘믿음’ 그 자체에 중점을 두니까 조금씩 마음을 움직이더군요. 역시 이방 선교에서는 바울의 길을 따라가는 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집시선교-213쪽)
“광대하신 하나님은 믿음의 진정이 있는 곳이면 언제든 어디서든 함께 하셨고, 그곳을 당신의 성전으로 여기신다고 하셨다. 우리가 초대교회를 바라보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243쪽)
또 모세, 예수님, 바울 기념교회들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흔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 되는 곳에 세워졌다는 표현을 본 것 같습니다.
덧붙여 사실 여부를 떠나 순례자들은 성지를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그들과 영적 교감을 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내 “믿음”은 어떤 것일까 묻게 되었습니다.
호호호, 지금 발견했는데 『바이블루트』의 부제가 “성서의 역사와 전파 경로를 따라가는 믿음의 여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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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에는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이경호 집사님, 교수님(^^)이 노아의 대홍수와 방주의 비밀에 대한 창조과학회의 연구 결과를 나누어주셨습니다.
대홍수에 대한 실제적인 증거, 노아가 만든 방주가 얼마나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방주인지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증명된 많은 결과물들을 보여주셨습니다.
여기서 잠깐!
방주(Ark)는 자체 동력이 없고, 방향을 잡는 키가 없는 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집사님은 노아의 방주는 하나님의 지혜와 설계였다고 몇 번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을 믿지 않으면 자신이 설명하는 것이 모두 꽝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믿어지는 것을 감사하라고.
한 주간 동안 믿음이라는 낱말을 붙잡고 있다가, 제 믿음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 그만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곳까지 인도해주신 분이 하나님인데, 이것저것 불만스러워 하며 앞으로 살아갈 것을 두고 걱정하는 자신을 보았습니다.
특히 누군가와 비교하여 제 자신을 볼 때는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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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연봉 분석기관인 페이스케일(payscale.com)이 연봉이 낮은 전공 순위에 대해 최근 조사,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위 사회복지학, 2위 초등교육학, 3위 신학… 이랍니다.
그것을 들은 그들은-신학 전공자들이 많았죠, 아마- 낮은 연봉이지만 의미 있게 살려는 노력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보다 의미 있는 삶,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삶을 선택했고, 깊은 수렁에 빠진 것 같은 상황에서도 한결 같이 돌보시고 좋은 것으로 채우시는 분을 경험했으면서도, 욕심을 부릴 때는 마음이 자갈밭이 됩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는 자갈들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잠들어 버렸습니다.
세상은 공평해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은 공평하시다, 라고 말이죠.
이렇게 믿으면 하나님이 이뻐하실까 싶어서요.
너무 억지인가요.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케 하셨도다 / 새 노래 곧 우리 하나님께 올릴 찬송을 내 입에 두셨으니 많은 사람이 보고 두려워하여 여호와를 의지하리로다 / 여호와를 의지하고 교만한 자와 거짓에 치우치는 자를 돌아보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의 행하신 기적이 많고 우리를 향하신 주의 생각도 많도소이다 내가 들어 말하고자 하나 주의 앞에 베풀 수도 없고 그 수를 셀 수도 없나이다”(시편 40:1-5)
아이들 하고 뭘 같이 하고 싶어서 일을 꾸미면 아예 관심도 없어하는 경우가 제게도 여러 번 있았습니다. ^^
답글삭제목회자, 신학자(생)들과 그 배우자들은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하나님 앞에 내어 놓은 분 들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삶을 책임져 주시기도 하시겠지만 하늘나라에서의 페이스케일은 순서가 완전히 뒤집혀 있을 거라고 저같은 졸부도 짐작할 수 있지요.
생각이 짧고 부족한 글들인데 찾아와 주시니 반갑습니다. 게다가 위로까지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답글삭제저도 가끔 oldman님의 블로그에 살짝 방문하기도 합니다.^^
하늘 나라 연봉은 쵝오 !
답글삭제taekun kim 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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