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8/2011

도서관에서 발견하다 -『The Education of Little Tree』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시작한 지 두 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널널한 시간을 자유롭게 보내고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가진 아이들은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지, 어딜 같이 가자고 하면 기꺼이 따라 나서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공공 도서관에 멤버십 카드도 만들 겸, 아이들이 볼만한 책도 빌려보려고 도서관에 가자고 했더니 군말 없이 따라 나섭니다.

미국에는 카운티마다 운영하는 공공도서관 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무료로 발급하는 멤버십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한 카운티 안에 여러 개의 도서관이 있어서 어디서든 책을 빌려 볼 수 있고, 반납도 어느 지점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는 카운티에는 다운타운에 있는 메인(main) 도서관과 10개의 지점 도서관이 있습니다.
빌려보고 싶은 책이 자주 가는 도서관에 없어서 신청해 놓으면 찾아서 연락해 주기도 합니다.
도서관마다 특별한 이벤트나 프로그램들(책을 읽어준다든지, 작가를 초청하기도 하고, 영화 상영도 하고…)이 있는데 참여해 본 적은 없습니다.

도서관에 가보니 그 풍경이 전에 살던 곳과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우선, 시원하고, 방학이라 학생들이 많고, 말소리가 크지는 않으나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도 비슷합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도서관 운영 시간입니다.
전에 살던 곳은 경제적인 이유로 운영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 이곳은 월요일~목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주말에도 더 긴 시간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간단한 절차에 따라 도서관 카드를 만들고, 이곳 저곳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네 사람이 모두 멈춰선 곳은 DVD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첫째 아이와 남편은 벌써 몇 개를 골라 놓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남편이 눈짓하는 DVD를 보니, 오래 전에 감동적으로 보았던 책이 영화(1997년) 로 나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보기에 좋은 내용이고, 그 책이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졌나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는 마음이 보태져, 도서관에 방문한 보람(!)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The Education of Little Tree』를 한국어로 번역한 두 권의 책,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작은 나무야 작은 나무야』는 신기하게도  두 권 모두 좋은 사람들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고, 그 내용 또한 유익하고 감동적이어서 지금도 가까이에 두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 포리스터 카터(Forrest Carter)의 자전적인 소설로, 1976년 처음 출판 되었을 때는 얼마 안 가 절판되었지만 1991년에는 무려 17주 동안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1,2위로 기록되면서 ABBY(American Booksellers Book of the Year) 상을 받습니다.
그 당시 도서관에서는 이 책이 서가에 꽂혀 있을 새가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내용은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을 타고난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 아이가 다섯 살 때 부모를 모두 잃고 그의 할아버지, 체로키 순수 혈통인 할머니와 산속에서 같이 살면서 겪는 1930년대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사는 숲은 테네시주의 스모키 마운틴입니다.
한국에서 책으로 읽었을 때는 그 배경이 어느 산인지 기억도 못했는데, 이번에 영화로 보면서는 몇 번 가 본 적이 있는 스모키 마운틴이 배경이라는 걸 알고 더 몰입해서 보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의 교육, 미국 인디언들과 관련된 미국 역사,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내용 하나 하나에서 배어 나오는 지혜가 제게는 반짝이는 소중한 보석과도 같이 여겨집니다.
책 앞부분에 나오는 글을 짧게 옮겨봅니다.

“누구나 자기가 필요한 만큼만 가져야 한다. 사슴을 잡을 때도 제일 좋은 놈을 잡으려 하면 안돼. 작고 느린 놈을 골라야 남은 사슴들이 더 강해지고, 그렇게 해야 우리도 두고두고 사슴고기를 먹을 수 있는 거야”

얼마 전 상영된 애니메이션 “아바타”가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책 내용 가운데 인상적인 부분들이 영화에도 거의 잘 담겨 있는데, 할아버지가 독사인 방울뱀에게 물렸을 때에 벌어진 일들, 주인공 작은 나무가 정부 법에 따라 고아원에 보내지고 그곳에서 겪는 일들에 대한 이해는 대부분 그렇듯이 책에서 얻는 감동이 훨씬 풍부합니다.
요즘 생활이 갑갑하고 팍팍하게 여겨지신다면 책이든 영화든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책 제목처럼 영혼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도서관 갔다 오길 잘 한 것 같습니다.
빌려온 DVD 반납하러 도서관 가는 길에 또 다른 기대가 생길 것 같습니다.
거기엔 또 어떤 DVD가 있을까 하는…. ^^
책도 빌려 봐야 하는데…. --;;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 /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시편 25편 4-5절)

댓글 2개:

  1. 저희 가족도 빌려 봐야겠습니다. ^^

    기도가 필요한 블로그이웃이 계신데 부탁드려도 될까요? 밑도 끝도 없이 이런 부탁을 드려 죄송하구요. 한 사람이라도 더 합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용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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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ldman 님,
    댓글을 제 이름으로 올리는 것이 안 되어 헤매다가 겨우 들어왔습니다. 어휴~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저에게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눠주셔서 오히려 oldman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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