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2014

정직하고 친절한 기업들




얼마 전, 가끔 이용하는 백화점 콜스(KOHL’S)에서 수표(Check) 한 장을 받았다. 나에게 발행된 것이었다. 수표에 적힌 금액은 25달러였다. 수표 아래 쪽에 있는 메모 공간에는 신용카드 잔액을 환불하는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지난 봄에 콜스에서 뭔가(이 몹쓸 기억력은 올 봄의 사소한 일들을 벌써 거의 잊었다)를 사고 그 백화점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다. 사용한 금액은 그 다음 달에 어김없이 청구되었다. 내가 사용하는 신용카드가 몇 장 되지 않기 때문에 각각의 지불 기일을 잘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마감일 보다 몇 일 먼저 결제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하루 이틀 미루다가 콜스 신용카드 마감일 이틀을 남겨두고 온라인 뱅킹으로 결제를 시도했다. 보통은 이 결제가 당일이나 그 다음 날이면 가능하다. 여유롭게 들어간 온라인 뱅킹에서는 이틀이 지나 결제가 가능하다고 표시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불 마감일에서 하루 늦게 결제가 되는 것이었다. 우편으로 내 수표를 보낸다 해도 마감일을 넘기기는 마찬가지여서 어쩔 수 없이 온라인 뱅킹의 결제를 허락했다.

그리고 또 한 달 뒤, 그 백화점은 마감일을 넘긴 벌금으로 25달러를 나에게 청구했다. 마감일을 하루 넘긴 잘못은 분명 나에게 있었지만 25달러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고 너무 아까웠다. 난 그 벌금을 결제하기 전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고객 센터에 전화를 했다. 상담원에게 결제가 왜 늦게 되었는지 설명을 한 뒤에, 그 동안 한 번도 마감일을 넘기지 않고 신용을 잘 지켜온 고객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랬더니 상담원은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다시 돌아와, 일단 25달러를 내면 환불해주겠다고 했다. 뜻밖에도 너그러이 벌금을 면제해주어 기분이 좋았다.

환불을 어떻게 해 주겠다는 것인지는 말이 없었기에 잊고 지냈다. 한 달이 다시 지나 청구서가 날아왔는데 신용카드 잔액에 25달러를 넣어 놓은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결국은 자기네 신용카드를 다시 사용하도록 해놓았지만 벌금을 받지 않고 돌려주어 고맙게 여겼다. 언젠가 콜스에서 그 잔액을 사용할 일이 있겠지 하고 넘겼다.

바쁘게 올 여름이 지나갔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매달 보내주는 청구서에는 25달러가 남아있음을 계속 알려주었다. 어서 사용하라고 재촉하는 듯하여 꼭 사야 할 생필품 가운데 25달러가 넘는 것을 찾고 있었다. 드디어 아이들 운동화가 필요했고 운동화 사는데 보태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이어서 받은 청구서에는 그 25달러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에구구, 빨리 사용할 걸…… 그래도 그렇지 줬다 빼앗는 건 또 뭐람! ‘

조금 아쉬웠으나 콜스 쪽에서도 고객에 대해 자기들이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친절을 보여주었다 여기기로 했다.

이렇게 몇 개월 동안의 해프닝이 마무리되었나 싶었는데 콜스에서 수표가 우편으로 온 것이다. 25달러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수표로 말이다. ,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살짝 감동 받았다.

이웃 블로거(http://oldman-james.blogspot.com)에게는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코스트코(Costco)에서 5월에 복숭아를 샀단다. 그는 얼마 전 이 복숭아에 박테리아 감염우려가 있어 리콜을 한다며 코스트코에 와서 환불을 받으라는 편지를 받았다.

이 복숭아는 이미 다 먹은 지 오래 전이고, 영수증도 없고 해서 환불 받는 것을 포기했다. 그러다 나처럼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코스트코를 방문하는 길에 점원에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고 한다. 점원은 그의 멤버십카드로 거래 기록을 조회하더니 $7.87를 현금으로 손에 쥐어주더라는 것이다.

이웃 블로거는 많은 손실이 날 거라는 걸 알면서도 감염 가능성의 사실을 판매상인 Costco에 알린 복숭아 과수원지기 혹은 중간 유통회사의 정직함, 몇 불 안 하는 복숭아 한 박스 구입자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 알리고 찾아 온 손님들에게 군소리 한마디 없이 돈을 내주는 Costco라는 회사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직하다고 적고 있다.

적어도 이웃 블로거나 내가 경험한 기업들이 정직과 친절한 태도로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에게 신뢰가 가고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정직과 친절은 신뢰의 관계를 쌓아가는데 중요한 덕목들인 것이 분명하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이러한 덕목들을 실천한다. 하물며 이윤창출 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진, 진리를 추구하는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써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정직하고 친절한 삶을 살아야 할 텐데…… 도와주시길 하나님께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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