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2010

저희 집에도 빈 방 있어요

          <몇 년전 만들어두었던 것을 오랜만에 꺼내 창문에 걸어놓은 성탄 장식들입니다.>


성탄절 행사 때 하는 연극이기도 하고, 성탄절 설교의 예화로도 쓰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빈 방 있습니까”입니다.

미국 어느 교회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한국의 어느 연출가가 대본을 쓰고 연극으로 만들었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연극은 성탄절 즈음이 되면 대학로 소극장에서 오랫동안 상연되곤 하였답니다.

연극 내용은 교회 고등부 아이들이 성탄절 축하 연극을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 가운데는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덕구가 있었는데, 연극 담당 선생님은 덕구도 연극에 참여시키고자 대사가 아주 짧은 여관집 주인 역을 맡깁니다.
덕구가 해야 할 대사는 마리아와 요셉이 여관집에 오면 “빈 방 없어요”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덕구와 함께 연극하는 것이 못마땅하지만 덕구는 연극 연습을 아주 열심히 합니다.

연극을 발표하는 날이 되어 막이 오르고 연극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삭이 된 마리아와 요셉이 여관집 문 앞에 이르렀고, 그들을 본 덕구는 자기가 맡은 대사 “빈 방 없어요”를 하면 됩니다.
그런데 덕구는 잠깐 연극과 현실을 혼란스러워 하며, “빈 방 있어요. 마구간에 가지 마세요” 하면서 웁니다.
그렇게 해놓고는 자기가 연극을 망쳤다고 우는 덕구에게 담당 선생님은 오히려 덕구 때문에 성탄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위로하며 연극은 마치게 됩니다.


이 연극이 올 성탄절에 생각나는 것은 저희 집에도 빈 방이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인 것 같습니다.
덕구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예수님께 드릴 맑고 깨끗한 사랑이 저한테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예수님을 저희 집 빈 방에 초청하고픈 간절한 마음은 있습니다.
빈 방에 오셔서 저희의 기도 소리를 들어주시고, 저희의 찬양을 들어주시고, 저희의 예배를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 집 빈 방도 보잘것없으나 아기 예수님이 누우신 곳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낯선 목자들이나 동방박사들의 방문도 기대해보고 싶습니다.

“예수님, 저희(저희들 이름 아시죠?) 집에도 빈 방 있어요!!!”



“마리아가 첫 아들을 낳아서,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눕혀 두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여 준다. / 오늘 다윗의 동네에서 너희에게 구주가 나셨으니, 그는 곧 그리스도 주님이시다. / 너희는 한 갓난아기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을 볼 터인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표징이다.” / 천사들이 목자들에게서 떠나 하늘로 올라간 뒤에, 목자들이 서로 말하였다.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바, 일어난 그 일을 봅시다.” / 목자들은 자기들이 듣고 본 모든 일이 자기들에게 일러주신 그대로임을 알고, 돌아가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를 찬미하였다.”(누가복음 2장 7, 10-12, 20절/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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