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2014

두려움 없이 기도로 나아가기


<미국으로 이사올 때 친구가 만들어 준 십자가>


요즘 새벽기도 시간에 기도하다 보면 입이 근질근질해진다. 기도 소리가 슬금슬금 닫힌 입술을 비집고 새어 나온다. 종알종알 읊조리다가 어느새 커져버린 내 목소리에 놀라, 다시 기도 소리를 안으로 삼켜버리고 만다. 몇 년간 새벽에 침묵 기도(언제나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아니었다. 미처 떨쳐내지 못한 졸음이나 잡생각에 빠져 있던 적도 꽤 많다)로 일관해 왔다. 그런데 마음에 생긴 갈급함이 소리를 타고 입 밖으로 자꾸 쏟아져 나오려고 한다.

하나님께 기도 드리는 것 중 하나는 내가 사는 지역에 있는 교회들이 건강하게 믿음을 지켜가도록 지켜주십사 하는 것이다. 여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주도인 콜럼비아에 한인은 4,000명 정도이고, 한국에서 오는 유학생과 그들의 가족을 빼면 한인들의 인구 이동이 거의 없는 곳이다. 간혹 우리 교회에 새로 등록한 교우들처럼 다른 주에 살던 다문화 군인 가정들이 육군 훈련소와 새로 마련된 국립묘지가 있는 이곳으로 이사를 오기도 한다. 개신교 교회는 12개쯤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USC) 근처에 있는 교회는 150여명으로 제일 많은 교인들이 있고, 너덧 교회의 교인들이 50-70여명쯤 되는 것 같다.

6,7년 전에 이 지역 여러 목회자들의 이동이 있었다. 그때는 이곳에 살지 않았으므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교회 안에 문제들이 생겨 결과적으로 목회자들이 바뀌게 되고 교인들도 다른 교회로 수평 이동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요즘 몇몇 교회들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들이 다시 들려오고 있다. 어느 목사는 자신이 속했던 교단을 떠나 남미 선교사로 갔는데, 자신이 목회했던 지역을 방문하여 자신을 따르던 교인들을 따로 모아 여러 날 동안 만나고 갔다는 것이다. 선교비를 부탁하고 갔으며 6개월 후에 다시 오겠다고 했단다. 그 목사의 상식 없는 행동이 새로 부임한 목사와 교인들, 교인과 교인 사이를 껄끄럽게 하고 있다. 어느 교회는 시작할 때부터 이단 시비가 있었고, 이제 다른 한 교회에서도 목사가 이단이라며 교회가 어지러워졌다. 한 교회는 많은 수의 젊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났고, 다른 교회는 교회 건물 구입 과정에 문제가 생겨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었다.

교회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원받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서도 여전히 죄를 짓고 살아가는 연약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교회 안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하나님 믿는 믿음 안에서 기도와 말씀으로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교회나 여기 한인교회나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교회의 목회자나 교인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마음이 혼란스럽고 아플까, 안타깝다.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에베소서 6:18)

이 말씀을 붙잡고,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베드로전서 5:8) 이때에 지역 교회들이 반석 같은 믿음 위에 든든히 서 가길 기도하고 있다. 다른 교회뿐 아니라 나의 교회를 위해서도 마땅히 같은 기도를 올려 드린다.

하나님께 드리는 또 하나의 기도는 모국을 위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정부의 무능과 태만, 기업의 탐욕, 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등을 온 국민이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다. 생명이 존중되고, 정의로운 정치 지도자들이 세워지고, 가정의 가치가 회복되고, 백성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나라를 세우고자 하는 뜻이 여러 집회나 의식 있는 언론을 통해 모아지고 있음을 타국에서나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또 이러한 의지를 가진 국민들이 곧 있을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너는 또 온 백성 가운데서 능력 있는 사람들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며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 자를 살펴서 백성 위에 세워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아”(출애굽기18:21)

이 말씀과 같은 지도자를 분별하는 영의 눈이 열려서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참된 지도자가 세워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눈물, 콧물 뽑아가며 기도하다가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울려오는 음성을 들어본 적이 있다. 그 음성은 나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묻고, 그 뜻에 순종하려는 결단이 있을 때 들려왔다. 조용하고 간결한 그 음성을 듣게 되면 평안이 찾아오며,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고, 두려움 없이 살아가도록 도와 주셨다. 그렇게 말씀만으로도 삶을 재창조하는 힘을 가진 분은 하나님뿐임을 고백한다. 교회와 나라를 위한 기도를 통해 무뎌진 영성을 일깨우시고 기도의 자리로 이끄심을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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