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13의 게시물 표시

멋진 힘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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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부 한인연합감리교회 목회자 가족 수련회에 갔었다. 2박 3일을 미국에서 고향 같은 애틀랜타에서 보내면서 반가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새로 얼굴을 익히게 된 사람들도 있었다.
수련회 둘째 날, 한인연합감리교회(아래 연감)와 기독교대한감리회(아래 기감) 목회자들의 친선 경기가 아틀란타 한인교회에서 열렸다. 경기 종목은 탁구, 족구와 배구였다. 목회자 아내들은 경기가 열리는 동안 각자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하도록 허용되었다. 덕분에 아틀란타 한인교회 근처에 있는 한인 마트를 어슬렁대다 돌아왔더니 탁구와 족구 경기는 끝나 있었다. 경기 결과는 연감과 기감이 1:1 상황이었다. 마지막 종목인 배구 시합은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구경하기로 맘 먹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친선 경기이니 누가 이겨도 좋겠으나 남편이 연감 쪽 선수로 뛰게 되었으니 당연히 연감을 응원했다.
9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9인제 배구가 시작되었다. 배구공이 날아가고 튕겨지는 곳으로 눈길이 바쁘게 따라다녔다. 목사님들이 재주가 많으신지 배구도 잘 하셨다. 그 자리에서 만들어진 팀이니 팀 플레이 보다는 각자가 열심히 경기하는 모습이었고, 그 중에서 좀 더 기술적으로 잘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빠르고 힘차게 날아온 공을 가볍게 받아서 공격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때론 힘차게 내리꽂거나 때론 살짝 네트를 넘겨 점수를 획득할 때마다 구경꾼들은 환호와 박수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 공을 살려낼 때도, 갑자기 자기 앞으로 날아오는 공을 민첩하게 받아낼 때도 선수들은 박수를 받았다. 선수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3 세트 경기를 했고, 연감이 이겼다. 올해 수련회 친선경기에서는 전체적으로 연감이 이기게 되었다.
구경꾼들은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하고 선수들은 물을 마시며 흩어지려고 하는데, 어느 목사님께서 40대, 50대 나눠서 경기해 보자고 제안하셨다. 이 제안은 연감과 기감 목회자들이 섞여서 경기하자는 말씀의 다른 표현이었던 것 같다. 경기가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연령대가 높으신 목사님…

믿고 기다리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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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아침이었다. 뒤뜰이 내다보이는 창문의 블라인드를 여는데 이상한 조각들이 눈에 띄었다. 뭐지?, 하며 얼굴을 창문 가까이에 대고 좌우로 살펴보았다. 이런! 옆집 J 아주머니네 울타리 일부분이 부서져 있었다. 그 울타리는 왕복 2 차선 도로 쪽에 쳐진 것으로 우리 동네를 둘러싸고 있다. 울타리가 하나로 쭉 연결되어 있으나 집집마다 자기 땅에 해당하는 부분의 울타리를 각각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집이 있는 쪽은 동네를 둘러싼 울타리만 있을 뿐, 집과 집 사이 경계되는 곳에 울타리를 치지 않고 산다. 그래서 뒤뜰에 나가면 옆집 뒤뜰과 다 연결되어 있어 엄청 넓어 보인다. 그래도 남의 집 뒤뜰로 걸어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J 아주머니네 울타리가 부서져 크고 작은 나무 조각들이 우리 뒤뜰에까지 날라온 것이다. 그리 굵지 않아도 제법 잎이 많이 달리던 나무 하나도 부러졌다. 길가 쪽에 서 있는 전봇대 보호판도 부서져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울타리와 나무, 그리고 전봇대 보호판까지 상한 걸 보면 바람에 넘어진 것 같지는 않다. 이곳에 그리 오래 산 것은 아니나 그렇게 심한 바람이 부는 걸 아직 보지 못했다. 남편은 밖에 나갔다 오더니 자동차가 들이받은 것 같다고 했다.
옆집 J 아주머니는 홀로 사시는데 몸이 많이 아프시다. 이웃이 되어 처음 만났을 때 지팡이를 많이 의지하고 계셨고 말소리에도 힘이 없으셨다. 그런데 요즘에는 몸이 더 안 좋아지셨는지 간호보조사들이 돌아가면서 거의 24 시간 아주머니를 돌보고 있다. 병원도 자주 가시는 듯 하다. 그런데 집 울타리까지 말썽이다. 아주머니가 많이 속상하실 것 같았다. 경찰이나 보험회사 직원들도 만나야 할 테고…… 아니면 아프신 분이니 누군가 돕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한국 생활이 몸에 베인 내가 느끼기에 미국 사람들은 일을 서둘러 하지 않는 것 같다. 일을 처리 하는 기간이 명시된 것은 그 시간을 잘 지키는 편이다. 별 거 아닌 일로 판단하고 일찍 일이 해결될 거라고 기대했다가는 속만 태우기 …

엉성하고 느슨한 성탄축하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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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이 지나자마자 라디오에서는 캐럴을, 텔레비전에서는 성탄이 소재가 되는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듣고 보게 된다. 어떤 채널에서는 이런 것들을 하루 종일(!) 듣거나 볼 수도 있다. 내가 사는 미국 동남부,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눈을 거의 볼 수 없고 기온이 낮아져 서리가 내리면 겨울철인가 보다 할 정도의 날씨다. 그렇다 보니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카푸치노가 담긴 컵에 손을 녹이며, 커다란 창 밖으로 내리는 함박눈 속에서 바쁘게 오고 가는 사람들을 친근한 눈길로 바라보며, 아련히 들려오는 캐럴이 성탄절기를 보내고 있으며 곧 한 해가 마무리 될 것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모습은 영화 속에나 등장할 법하다. 같은 동부인데도 북쪽은 요즘 눈 폭풍이 휩쓸고 있고 정부가 셧다운할 정도라고 하니, 눈이 마냥 낭만적이지 않고 재해인 곳도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하여튼 추운 계절에 듣는 캐럴은 기분을 달뜨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지난해에도 올해처럼 캐럴을 즐겨 들으며 성탄 장식이 자주 보이는 미국 영화도 가끔 찾아 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시골 교회에서 성탄절 연극(?)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내레이터가 성경 본문을 읽으면 교인들이 그걸 몸으로 표현했다. 말은 필요치 않았다. 아주 소박해 보이는 성탄극이었다. 하지만 극에 참여하고 있는 교인들은 저마다의 역할에 맞는 의상을 그럴듯하게 차려 입었고 소품도 아기자기 하게 여러 가지가 준비되어 있었다. 연극이라는 것이 대사를 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대사가 없는 연극이라니 우리 교회에서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성탄을 기뻐하는 마음을 담아, 성경 말씀을 몸으로 표현해보자는 의미를 두고 진행이 되었다. 목사님은 성탄과 관련된 성경 본문을 찾아 시간의 흐름대로 나열하여 이야기를 만들었다. 셀별로 이야기를 나누어 맡았다. 영화에서처럼 대부분 내레이터가 본문을 그대로 읽어주면 셀원들은 몸으로 본문을 표현했다. 때로 이야기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주 간단한 대사가 들어가기도 했다.
몸…

영혼의 불꽃을 일으킨 한 단어, 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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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교회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주일에 교회를 거의 안 빠지고 예배에 참석했다. 교회 선생님들이 가르쳐주는 대로 잘 따라 했다. 성경 구절을 외우라면 외우고, 찬양을 예쁘게 부르라고 하면 그렇게 하려고 애썼다. 교회 선생님들은 나를 많이 귀여워해 주셨고 나는 더 열심히 선생님들의 말씀을 잘 듣고 따랐다. 어린 나에게 교회는 유익하고 즐거운 놀이터였다.
교회 선생님으로부터 성경 말씀과 그들의 신앙 태도를 여전히 배우면서, 중학교 2 학년 때부터 나도 교회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나의 모교회는 작은 교회가 아니어서 청년들도 많았는데 어린 나에게 성경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다. 어찌 일이 그렇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고 그 맡겨진 일을 얼마나 잘 감당했을까, 돌아보니 의구심이 들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늘 흥분되고 도전이 되었다. 아마도 교회는 나에게 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꿈을 꾸게 해준 곳이었던 것 같다.
교회 안에는 지금이나 그때나 남들에게 드러나지 않는 귀찮은 일들이 있다. 행사준비, 청소, 식사준비, 설거지, 예배 후 뒷정리…… 난 무슨 생각이었는지 집에서는 손도 까딱하지 않으면서 교회에서는 그런 일들이 마치 나의 일인 양 참 잘도 했다. 그때의 마음을 기억해보면 칭찬을 받으려고 한 것도 아니고 생색을 내려고 한 것은 더 더욱 아니었다. 그냥 남들이 잘 안 하려고 하는 일을 누군가는 해야 되는 것이고 그런 자리에 내가 있었을 뿐이었다. 개신교와 천주교, 뭐 이런 개념이 없던 어린 시절에는 난 수녀가 되어야 하나 보다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이 밖에도 나의 모교회는 내 삶의 태도나 인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고등학교 3 학년이 되어 가고 싶은 대학을 고르기 전까지 신학대학이라는 학교가 있는 줄 몰랐다. 난 학교 선생님이 되어서 세상 지식을 가르치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신학대학이라는 존재를 알고 나서 어떤 길이 하나님을 위해 더 잘 일할 수 있는지, 일 년 동안 밤 9 시만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