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13의 게시물 표시

친구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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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반 만에 한국 방문. 한국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궁금했습니다. 한국 방문이라기 보다는 고향 방문이 더 맞는 말 같습니다. 나라 전체를 다 돌아보는 것도 아니고 관광지를 여행하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고향 언저리와 친구들을 만나러 서울과 이천을 다녀오는 정도였습니다. 아파트 단지들이 크게 들어서고 새로운 길이 만들어진 곳이 있긴 했지만 예전에 다니던 주요 도로들은 그대로 있어서 다니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새로운 길도 한 두 번 오고 가면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기엔 어려운, 너무나 많은 것들이 녹아 들어가 있는, 고향이 주는 편안한 그 무엇이었습니다.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아버님이 사용하시던 자가용을 내주셔서 먼 거리를 가야 할 때나 가족이 함께 다녀야 할 때는 그 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버스와 지하철이 서울과 위성도시들 웬만한 곳은 다 연결되어 있고, 버스 타고 여유롭게 바깥 구경하며 다니는 것이 좋기도 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 타기 위해서 사이 사이에 사람들과 뒤섞여 걷는 것도 좋았습니다.
대학 동기들을 만나 즐거운 점심 한 때를 보내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서로 갈 길을 찾아 방향을 잡는데 저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할 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버스를 타야 하는데 도로 중앙으로 버스 정거장이 옮겨지고 나서는 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얘들아, 난 어디로 가야 되니?” “야 야, 얘 한국 왔다가 미아 되겠다. * *가 알려줘.”
길을 가르쳐주기 위해 남은 친구는 버스 정거장이 있는 곳만 알려주면 될 것 같은데 함께 걷습니다. 정거장에 도착해보니 말로만 듣고 왔으면 정거장을 찾는데 시간이 좀 더 걸렸을 거 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방향이라도 버스 정거장이 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 친구도 갈 길이 먼 친구였기에 어서 가 보라고 하는데도 괜찮다며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주고 제가 탄 버스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서 있었습니다. 어, 이 느낌은 뭐지? 같은 중학교를 나왔고 대…

알뜰살뜰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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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7 주 다녀온 뒤로 시차 때문에 잠에 휘둘리고 기운이 나질 않아 보름쯤 엉성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교회 가는 것 빼고는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몸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방학 중이라 더 제 마음대로 쉴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한국에 전화를 걸어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는 저를 바꾸지도 않고 끊곤 했습니다. 아마 축 늘어져 있는 저의 피곤한 사정을 헤아려 주고자 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남편은 강화에 전화 한 번 하지, 합니다. 남편 생각에는 제가 시차 적응이 어느 정도 되었다고 신호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머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어머님과 아버님께서 어찌 지내시는지 가늠해보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눈치채셨듯이 남편의 부모님을 부르는 말입니다. 시어머님, 시아버님, 시댁의 “시”가 주는 거리감과 불편함을 줄여보려고 말에서라도 그 “시” 자를 빼보았습니다. 결혼한 지 20년을 훌쩍 넘긴 지금, 경험으로 볼 때 아직까지는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저의 부모님을 부를 때는 엄마, 아빠 합니다. 따로 “친정”부모님이라 하지 않고, 양가 부모님을 헷갈리지 않고 말해야 할 때는 사시는 지역 이름을 붙여 인천 부모님, 어머님과 아버님은 강화 부모님 합니다. 인천 부모님은 지금 김포에 사시고 계시나 거기서 사신 지 오래 되지 않았고 사시던 곳이 인천이니 처음부터 부르던 그대로 부르는 것입니다.
아버님은 올해 2월에 간암 수술을 하셨습니다. 오래 전부터 간이 약하셔서 약을 드시고 계셨는데 암으로 발전한 모양입니다. 수술로 간의 상한 부분을 잘라내고 1/3 정도 남겨놓았는데 다행히 간은 건강한 부분이 조금만 남아있어도 재생이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버님은 수술 후 회복이 빨라 보통 열흘이 넘어야 하는데 일주일 만에 퇴원을 하셨습니다. 쉽게 오고 갈 수 없는 거리에 떨어져 살다 보니 수술이 잘 되었다는 소식에 그저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지지난해 12월 양가 부모님들께서 미국을 두 번째 방문하셨을 때 이제는 너…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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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 년 만에 은근슬쩍 돌아옵니다. 네모난 화면에 삶과 사랑을 담아 세상과 다시 한번 소통하고자 합니다. 제 자신에게는 다시 한 번 글쓰기를 해보라는 격려와 거칠고 부족한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는 소박한 애정을 담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