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 깻잎 장아찌

우리 교회 교우들 가운데 자신의 집 뜰에 텃밭을 가꾸시는 분들이 여럿 계십니다.
그분들의 수고로 거둔 귀한 깻잎을 고맙게도 나누어 주셨습니다.

깻잎 모종을 두어 줄기만 심어도 여름내 많은 잎을 내어주기에 한 가족이 먹기에는 넉넉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식물들을 돌보는 정성이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텃밭을 가꾸는 재주가 없어 가게에서 깻잎을 사서 먹으려면 그 값이 만만치 않습니다.
깻잎 값이 얼마쯤 하는 지 제 기억에 없는 것은 다른 야채에 비해서 꽤 비싸다(?)는 생각 때문에 아예 눈길을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깻잎이 영국에서도 무척 비싼지, 언젠가 영국 아들네 집에 다녀오신 시이모님께서 깻잎을 심어 고기와 깻잎을 함께 파는 정육점에 가져다 주고 고기와 바꾸어 드셨다는 재미있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귀한 깻잎이 한 바구니나 생긴 것입니다.
쌈으로 싸 먹고, 찌개에 넣어 먹고, 냉장고에 보관을 한다고 해도 다 먹기도 전에 상할 것 같고 해서, 늘 얻어만 먹다가 난생 처음으로 깻잎 장아찌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간장으로 간을 하는 장아찌는 물과 간장의 비율이 1:1 이라는 걸 어디선가 주워들은 기억이 있어서 과감하게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장아찌 종류의 밑반찬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밥맛을 돋우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금으로 간을 한 장류(간장, 된장, 고추장…)의 도움으로 장아찌가 되는 것이라 그런지, 보통은 조금 짜다는 생각에 즐겨 먹게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간장을 조금 덜 넣어보기로 했습니다.





< 준비물 >
깻잎 한 바구니(사진에서 보시는 것 만큼)
물 4컵
간장 3컵
설탕 2컵(허술하게 펐습니다.)
양파 반 개
마늘 대여섯 쪽
생강 서너 쪽(편편하게 썰어 놓은 것)

*개인의 입맛에 맞게 양념의 양을 조절하시면 됩니다.

1. 깻잎은 한 장 한 장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털어줍니다.
요즘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씻어서 잠시 두었더니 물기가 싹 말랐습니다.
2. 깻잎을 뺀 나머지를 냄비에 모두 넣고 끓입니다.
한 장 한 장 양념을 하는 대신 마늘, 생강을 넣어 끓이면 마찬가지로 골고루 양념하는 것이 될 것 같아서요.
3. 팔팔 끓으면 중간불로 줄여서 10 분쯤 더 끓이다가 불을 끄고 완전히 식혀줍니다.
양파, 마늘, 생강은 건져 냅니다.
4. 그릇에 깻잎을 먹기 편하게 대여섯 장씩 엇갈리게 해서 담고, 3번을 붓습니다.
 깻잎에 간장물을 부으면 금방 숨이 죽어 부피가 작아집니다.
그러니까 그릇에 깻잎을 꼭꼭 눌러서 담아도 괜찮습니다.
5. 잠긴 깻잎이 자꾸 둥둥 떠오를 땐, 깨끗하게 닦은 편편한 돌이나 그릇으로 눌러주세요.
6. 그렇게 3 일쯤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꺼내어 드실 수도 있고, 간장물을 다시 끓이고 식혀서 부어 보관하면 1 년 동안 두고 먹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사흘이 지나 먹어보니 짜지 않고 오히려 조금 달달한 것 같으면서(!!!) 깻잎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것이 제 입맛에는 그럴 듯한 장아찌가 되었습니다.
처음 만들어 본 것인데 귀한 깻잎을 버리지 않고 먹을만한 음식이 되었다는 것이 기쁩니다.
돌아오는 주일 점심 친교 식탁에 살짝 가져다 놓아보려고 합니다.

“이로써 사랑이 우리에게 온전히 이루어진 것은 우리로 심판 날에 담대함을 가지게 하려 함이니 주께서 그러하심과 같이 우리도 이 세상에서 그러하니라 /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요한일서 4장17절-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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