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3/2011

윤이가 중학교 졸업했어요





저에게는 세 분의 어머니가 계십니다.
엄마, 어머님, 어머니.
저를 낳아주신 엄마, 남편을 낳아주신 어머님, 그리고 외동딸인 저와 자매 되기로 한 무남독녀인 동서를 낳아주신 어머니이십니다.

엄마, 어머님, 어머니께

안녕하세요?
여기는 해가 나는 한낮에는 무척이나 더운데 한국도 많이 더워졌겠지요?

어머님은 모내기 하시느라 엄마는 식사 준비로 도우시느라 많이 힘드셨겠어요.
어머니는 수술하시고 건강이 더욱 좋아지셨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몸을 아끼시고 조심하세요.

아이들이 오늘로서 한 학년씩을 마치고 긴 여름방학을 시작했어요.
엊그제는 둘째 아이 윤이가 중학교를 졸업했어요.

제가 듣기로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을 가장 성대하게 치른대요.
아마도 공교육이 끝나고 사회인으로 나아가게 되는 때라 고등학교 졸업을 많이 축하해주는 듯 해요.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식은 가볍게 지나가고요.
특별한 졸업식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곳도 있다고 들었어요.

윤이네 학교는 그래도 졸업예식을 그럴듯하게 했어요.
정장 바지에 셔츠를 입고 오라 하고, 졸업식장에 입장하는 연습도 하고 그랬대요.

오전에 졸업을 하게 되어 첫째 아이 산이는 자기 학교에 갔고, 남편하고 같이 윤이 학교에 갔어요.
저희는 20분 전쯤 도착했는데 학교 실내체육관에는 벌써 학생들의 가족들이 가득 차 있었어요.
앉을 자리를 눈으로 찾고 있는데 어느 아저씨가 손을 번쩍 들어 네 사람 앉을 자리가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이곳 사람들의 몸에 배인 친절함을 다시 한번 경험하는 순간이었어요.

졸업식 시간에 정확히 맞추어 학생들이 입장하기 시작했고 가족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로 그들을 맞아주었어요.
윤이가 들어오면 사진을 찍어주려고 목을 빼고 찾고 있었는데 그럴 필요도 없이 눈에 확 띄던걸요. ^^
몇 명 안되는 동양인이어서 그렇기도 했고, 그동안 키가 부쩍 자라 아이들 틈에서도 잘 보였어요.

어떤 가족들은 자기네 아이가 입장할 때 이름을 크게 불러서 가족들이 어디에 와 있는지 알려주기도 했어요.
우리는 어떻게 하나 하고 있는데, 윤이가 우리를 얼른 찾아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영어를 제대로 배운 적 없이 미국에 와서 이곳 중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으니 기특하고 고마웠어요.
게다가 졸업을 3 개월 앞두고 새로운 곳으로 전학을 하게 되어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나름대로 학교 일정을 잘 따라가며 중학교 시절을 잘 마무리하게 되었어요.
여기 중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이 거의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니 3 개월 동안 친구들 얼굴 익히고 사귀게 된 것이 오히려 잘 된 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학과 공부나 오케스트라에서 잘 했는지 상도 받게 되어서 졸업식에 대한 기대 없이 참석을 했다가 무척 기뻤어요.
윤이와 늘 함께 해 주시는 하나님과,
윤이를 위한 기도를 잊지 않으시는 할머니들과, 다른 가족들에게 감사 드려요.

한국 시간으로 생신을 맞으셨을 아버님께 윤이의 졸업을 선물로 드려도 될까요?
올 초 30년 넘게 사명을 감당하신 장로 은퇴식 때도 그랬는데, 생신 축하도 말로만 때우려니 무척 부끄럽네요.
아버님, 예쁘게 봐 주세용~.
내년에 여기 오시면 편안히 모실게요. *^^*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 늘 강건하시길 기도해요.

콜럼비아에서 글 올립니다.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디모데후서 2장15절)



<우리교회 고등학생이 졸업하는 모습이에요. 중학교와는 많이 다르죠?>

댓글 2개:

  1. 강윤이의 졸업을 축하 축하 합니다.
    강윤이가 언제 미국에 갔지?하며 남편과 함께 세월을 가늠해 보았어요.
    짧은 시간동안 훌륭한 자취를 만든 강윤이가 자랑스럽네요.
    물론 강산이도 최선을 다해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자랑스럽구요.
    사춘기에 접어든 예희의 학교 친구들 문제로 요즘 머리가 아파요. 하나님 말씀과 기도를 게을리 했더니 정신차리라 가르쳐 주시네요. 학교일로 바쁘고 지쳤다는 핑계로 집에와선 애들 돌보지 않은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짜증만 늘고...ㅠㅠ
    좌우당간 강윤이의 졸업선물은 아직은 멀었지만 다가올 겨울에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께서 직접 전달할 것 같네요. 언니는 뭔지 감이 오시죠. 알아본 바에 의하면 언니가 생각하는 가격의 것은 미국과 비교해 볼 때 한국것이 질적으로 훨씬 좋대요. 그리고 직접 가져가는 것이 좋다네요. 아쉽지만 그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언니와 목사님과 산이와 윤이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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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오기 님,
    우리집에도 사춘기 소년들이 있어서 이해할 수 있어요.
    우리 모두 이 성장통을 잘 겪고, 더욱 성숙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만납시다.
    졸업 선물, 알 것 같은데 너무 과합니다. 또 연락합시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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