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11의 게시물 표시

남편 머리를 깎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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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문득 머리를 깎아야겠다고 합니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는데 머리가 너무 덥수룩하여 더 더워 보인다며 머리를 깎아달라고 합니다.
푸하하~
남편이 뭘 믿고 저한테 머리 깎는 것을 맡기는 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직접 깎아 주기는 했어도 남편은 깎아 준 적이 없습니다.
큰 아이가 어릴 때 미용실에 가면 낯선 환경이기도 하고, 머리 깎는 기계 소리가 싫었는지 많이 울었습니다.
집에서는 울어도 남의 눈치 안 보고 맘껏 달래며 깎을 수 있어서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또 그때는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과 지속 가능한 자연친화적인 삶,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삶에 대한 고민과 실험을 하던 때라, 의식주 생활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 여러 도전을 했었습니다.
머리 깎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였고, 재봉틀을 사용해서 생활 한복이나 생활 소품들을 만들어 썼고, 가벼운 병은 음식, 민족생활건강, 수지침으로 달래고, 아이들 교육도 함께 하고요.
저는 이런 정도에 머물렀지만 어떤 친구들은 더 나아가 유기농으로 농사지어 도농(도시와 농촌) 직거래를 통한 유통, 산야초를 효소로 만들어 그 효능을 인정받기도 하고, 직접 집도 지어 마을 공동체로 나아가기도 하고, 좋은 책을 골라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열기도 했습니다.

아이고~ 말이 옆길로 샜습니다.
아직까지 나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요즘은 자꾸 많지도 않은 제 나이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진짜 나이 든 것이라는데 말입니다.
뭘 기록하는 것을 잘 하고 단기 기억력은 좋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까먹는 횟수가 늘어나고, 건강은 타고났나 보다 했는데 예전 같지 않은 미세한 신체의 변화들이 느껴지고, 지금처럼 주제에서 벗어나 옛날 얘기나 하고 있고요.
*^^* 이것이 지금의 나인가 보다, 하며 그저 한 번 웃고 지나갑니다.

크게 접힌 신문지 한 장의 가운데를 오려내서 아이들 머리에 쑥 끼워 목에 얹혀놓고, 솜씨는 없어도 꽤나 신중한 표정을 지어가며 머리를 깎던 재미있는 사진이 사진첩에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몇 해…

부부의 날

한국에선 5월을 가정의 달로 여기고 가정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때로 삼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입양의 날, 그리고 부부의 날.

그 가운데 부부의 날은 바로 내일입니다.
부부의 날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2007년 제정된 법정기념일입니다.
날짜는 해마다 5월 21일입니다.
5월 21일에는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부부의 날은 핵가족시대의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문제 • 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법정기념일이다, 고 네이버 백과사전은 그 유래를 밝히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리저리 다니다가 아내로써, 남편으로써 좋은 사람 되는데 비추어 볼 수 있는 부부십계명이라는 제목의 글들이 있어서 옮겨 봅니다.


<100년 전, 단재 신채호 선생의 부부십계명>

1. 남편 되는 이, 밖에서 불편했던 얼굴로 집안 식구를 대하지 마시오.
2. 남편 되는 이, 무단으로 나가 자거나 밤늦게 돌아오지 마시오.
3. 남편 되는 이, 자녀가 있는 곳에서 아내의 허물을 책하지 마시오.
4. 남편 되는 이, 의복에 대해서 잔소리를 하지 마오.
5. 남편 되는 이, 친구의 접대로 아내를 괴롭게 하지 마오.
6. 아내 되는 이, 남편의 부족한 일이 있으면 조용히 권고하고 결코 군소리 하지 마시오.
7. 아내 되는 이, 물건이 핍박해도 소리 내기를 절도 있게 하시오.
8. 아내 되는 이, 남편이 친구하고 이야기할 때 뒤에서 엿보지 마시오.
9. 아내 되는 이, 함부로 남편에게 의복 구하기를 일삼지 마시오.
10. 아내 되는 이, 항상 목소리를 크게 해 역하게 하지 마시오.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의 부부십계명>

1. 두 사람이 동시에 화내지 말라.
2. 집에 불이 났을 때 외에는 고함지르지 말라.
3. 눈이 있어도 흠은 보지 말며, 입은 있어도 실수를 말하지 말라.

교우들과 신혼기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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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일은 어머니의 날을 지키는 어머니 주일이었습니다.
우리교회에서는 어머니 주일에는 남선교회가 어머니들에게, 아버지 주일에는 여선교회가 아버지들에게 드시고 싶은 것을 대접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느 주일인가 아버지들께서 어머니들한테 무엇이 드시고 싶은 지 물어오셨습니다.
어머니들은 갈비와 삼겹살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들은 갈비 고기를 사서 아버지 권사님께서 미리 양념도 해 놓으시고, 삼겹살도 두툼한 것으로 준비하셨습니다.
어머니 주일 아침에는 교회에 일찍 오셔서 숯불에 갈비를 초벌구이 해 놓으셨습니다.
점심 시간에 분주할 것을 대비하신 것 같습니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는 아버지들께서 삼겹살을 구워, 식사를 하고 있는 어머니들과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삼겹살과 갈비를 주시는 대로 맛있게 먹고 나니 아버지들은 그제서야 식사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몇 개의 식탁에서는 덩치가 크고 건장한 한 청년이 그릇들을 치우고 걸레질을 하여 더 이상 손 가지 않게 마무리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기특하고, 성실하고,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선교회에서는 어머니들께 꽃을 달아 드렸고, 60 세 이상 어머니들께는 선물도 드렸습니다.
어머니들은 이렇게 대접을 잘 받았으니 아버지들께도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거야!, 하셔서 웃었습니다.
아버지 주일에는 블루 크랩이 가득히 쌓인 식탁을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버지들께서 많이 오셔서 함께 드시면 좋겠습니다.


교회, 교우들과 신혼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일들이 이어지고, 서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좋은 쪽만 보이고, 그러면서 어떤 사람인지 서로 탐색하기도 하는 신혼 시절 말이죠.
하지만 석 달 가까이 교우들과 만나면서 경험한 편안하고 사랑 많은 모습들은 좋은 것만 보여주려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러운 삶이었습니다.

이탈리아 파비아대학 과학자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도파민, 페로몬, 아드레날린 같은 화학물질과 호르몬 작용에 의하여 생기는 것으로, 6 개월에서 1 년이…

식물에 담아 보는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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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에는 여기 한인사회에서 연세가 제일 많으신 어르신이 계십니다.
95 세이신 할머니 권사님이십니다.
권사님은 작은 체구에 힘이 없으실 것 같은데, 말씀도 똑 부러지게 잘 하시고, 몸도 부지런히 움직이십니다.
목사 취임예배가 있던 날도 예배가 끝나고 식사하는 시간에 교회 안팎을 계속 돌아다니셨습니다.
그런 권사님이 눈에 띄길래 슬쩍 다가가 권사님, 식사하시죠, 라고 했더니 오신 손님들 가운데 혹시 식사를 안 하고 가실까 봐 살피는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손님을 그냥 가시게 하면 예의가 아니라면서요.
아마 그 날도 행사가 다 끝나고 식사를 하신 것 같습니다. (식사하셨나요, 진짜? 생각이 가물가물.)

권사님은 언제부턴가 목사님이 새로 이사 오셨는데 가 보지도 못했다며 한 번 가봐야 되는데, 라고 하셨습니다.
이전에 계시던 목사님들이 이사 오는 날이면 이사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시곤 하셨답니다.
목사네 집 방문을 벼르고 계시던 권사님께서 드디어 이번 주에, 역시나 연세가 많으신 따님들과 함께 찾아주셨습니다.
권사님은 손수 키우시던 산세비에리아도 지난번에 주셨고, 이번에는 채송화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권사님네 뜰에 채송화가 있다고 하셔서 가지러 가야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걸 기억하시고 여러 개 화분에 정성껏 심어 주신 것입니다.

채송화 화분은 집 현관 앞에 두었습니다.
언제나 꽃이 피려나, 얼른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집을 드나들 때마다 기분이 밝아질 것 같습니다.
땡큐, 권사님.


또 다른 권사님, 음~ 이번엔 중년의 권사님이 수요예배에 오시면서 들깨와 고추 모종을 가져오셨습니다.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면서요.

그런 거 심어서 먹어보는데 관심은 있으나 슬픈 기억이 있어서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전에 살던 집에서 들깨 모종을 뒤뜰에 심어놓은 적이 있는데, 잔디 깎는 사람이 자취도 없이 깎아 버린 가슴아픈 사건이 생각나서…. ^^
화분에 심어보라고 하시는데, 심을만한 화분도 없고, 화분을 사자니 이사할 짐이 늘어나는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들깨와 고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