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2011

영화 "127 시간(127 Hours)"을 보고


이 영화는 2003년 6월,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니언을 등반하다가 조난을 당하고, 거기서 극적으로 살아난 아론 랠스톤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아론은 엄마의 수 없는 전화에도 응답을 하지 않고, 어딜 가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 개인주의적인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그는 그랜드 캐니언으로 등반을 여러 번 다닌 듯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협곡 길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여느 날처럼 블루 존 캐니언의 협곡 가운데 하나로 길을 접어들었는데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협곡 입구에 있던 바위가 아래로 구르면서 아론의 팔이 바위와 암벽 사이에 끼어버린 것입니다.

아론은 팔을 빼보려고 노력을 하지만 바위는 꼼짝도 하지 않고 팔은 점점 감각을 잃어갑니다.
팔의 고통은 물론이거니와 탈수증과 수면부족, 심리적 절망감으로 점점 지쳐갑니다.
그에게 있는 것은 500ml 정도의 물, 잘 들지 않는 등산용 칼, 긴 로프, 그리고 탈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캠코더, 카메라, 플래시라이터, 짧은 끈들, 시계…따위 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는 첫째, 살고자 하는 본능과 치열한 의지, 지혜, 둘째, 자연의 존재, 셋째, 사람들과의 관계가 주는 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론은 살기 위한 끈질긴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의 노력을 지켜보며, 아론의 어이 없다가, 안타깝다가 하는 마음을 따라가며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자꾸 갖게 됩니다.
결국은 바위에 끼인 자신의 팔을 스스로 잘라내고 살아나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 그 자체가 주는 거대한 힘도 느껴보았습니다.
넓디 넓은 그랜드 캐니언이 주는 자유로움, 움직일 것 같지 않은 바위가 한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위협적인 힘, 협곡 위로 보이는 작지만 희망적인 하늘, 협곡 안으로 하루에 18분 동안만 비춰지는 따사롭게 위로하는 한줄기 햇빛, 생명을 이어가게 하는 비와 웅덩이 물….

마지막으로, 아론은 127 시간을 힘겹게 견디면서 지칠 때마다 가족, 친구들과 나눈 사랑을 추억하며 힘을 얻습니다.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한 줄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보게 됩니다.

아론이 협곡에서 탈출한 후 짧게 지나가는 장면들 가운데, 멀리서 가던 한 가족이 도와 달라는 소리를 듣고 뒤돌아 달려올 때,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여인과 그 아들이 아론 보다 먼저 달려갈 때, 여러 등산객들이 그를 걱정스럽게 바라볼 때, 헬기를 타고 온 구조요원이 그를 데리러 뛰어올 때, 조난 당해 상처 입은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돌보는 사람들에게서도 잔잔한 감동이 전해졌습니다.

1월 중순에 있었던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3개 부문(남우주연상, 각본상, 음악상)에 후보로 올라서 더욱 눈길을 끌었었는데, 아쉽게도 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2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가 있다니 잘 만들어진 영화인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아론 역할을 맡았던 제임스 프랭코는 생애 최고의 연기를 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어서 남우주연상을 기대해 볼만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2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 보게 되었던 영화입니다.
하지만 어떤 일도 이겨내도록 힘을 주고 받는 가족이 곁에 있고, 살아갈 수 있는 새날을 허락해 주심에 감사하는 마음을 안겨준 영화였습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 핍박을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 우리가 항상 예수 죽인 것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도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4장 8절-10절)

댓글 2개:

  1.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자꾸 줄어들고
    말씀 묵상하는 나의 모습도 희미하고
    점점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힘들어 소리지르고 싶고
    불의하다 느껴지는 세상 일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끼리 상처를 주고받음이 마음 아파도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
    주님의 말씀을 되뇌이며
    흔들림 가운데서도 저를 놓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그저 감사 드릴 뿐 입니다.
    조금은 먼 어느 날에 간절히 기도했던 나의 기도가
    응답받았다는 사실을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깨닫습니다.
    그렇게 주님은 저의 기도를 잊지 않고 계셨나봐요.
    언니! 언니와 목사님의 기도 또한 주님은 잊지 않고 듣고 계시답니다. 아자!!!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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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오기, 안녕?
    하나님이 정오기의 기도에 응답해주신 이야기를 무척 듣고 싶어지는걸. 언젠가 수다스럽게 얘기 보따리를 풀어 놓을 날이 있겠지...
    응답해주실 것을 믿고 기도하는 자세를 잃지 않도록 할게.
    나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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