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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27 시간(127 Hours)"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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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2003년 6월,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니언을 등반하다가 조난을 당하고, 거기서 극적으로 살아난 아론 랠스톤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아론은 엄마의 수 없는 전화에도 응답을 하지 않고, 어딜 가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 개인주의적인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그는 그랜드 캐니언으로 등반을 여러 번 다닌 듯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협곡 길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여느 날처럼 블루 존 캐니언의 협곡 가운데 하나로 길을 접어들었는데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협곡 입구에 있던 바위가 아래로 구르면서 아론의 팔이 바위와 암벽 사이에 끼어버린 것입니다.

아론은 팔을 빼보려고 노력을 하지만 바위는 꼼짝도 하지 않고 팔은 점점 감각을 잃어갑니다.
팔의 고통은 물론이거니와 탈수증과 수면부족, 심리적 절망감으로 점점 지쳐갑니다.
그에게 있는 것은 500ml 정도의 물, 잘 들지 않는 등산용 칼, 긴 로프, 그리고 탈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캠코더, 카메라, 플래시라이터, 짧은 끈들, 시계…따위 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는 첫째, 살고자 하는 본능과 치열한 의지, 지혜, 둘째, 자연의 존재, 셋째, 사람들과의 관계가 주는 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론은 살기 위한 끈질긴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의 노력을 지켜보며, 아론의 어이 없다가, 안타깝다가 하는 마음을 따라가며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자꾸 갖게 됩니다.
결국은 바위에 끼인 자신의 팔을 스스로 잘라내고 살아나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 그 자체가 주는 거대한 힘도 느껴보았습니다.
넓디 넓은 그랜드 캐니언이 주는 자유로움, 움직일 것 같지 않은 바위가 한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위협적인 힘, 협곡 위로 보이는 작지만 희망적인 하늘, 협곡 안으로 하루에 18분 동안만 비춰지는 따사롭게 위로하는 한줄기 햇빛, 생명을 이어가게 하는 비와 웅덩이 물….

마지막으로, 아론은 127 시간을 힘겹게 견디면서 지칠 때마다 가족, 친구들과 나눈 사랑을 추억하며 힘을 얻습니다.
늘 곁에 있어…

기꺼운 인내

아침 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갔습니다.
남편과 저는 식탁에 앉은 채로 이야기가 계속 오고 갔습니다.
미국에 오게 된 동기, 미국으로 오는 과정 속에서 기도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신하고 움직였는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미처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지 못하고 놓친 것은 없는지, 그리고 이곳에서의 목회나 생활에도 똑같은 질문들을 하며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자신의 깊은 곳으로부터 끄집어내는 솔직한 고백들이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갖기로 작정한 것도 아닌데 이날 따라 고백들이 끊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시계를 보니 그러기를 두 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고, 외출해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말은 교회 행사로 바쁜 땐데 거기서 멀어져 있고, 교회 개척은 시도하는 것들마다 부정적인 대답만 들려오고, 그래서….”
큭--, 참아보려고 했는데 터져 나오는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엉엉엉….

마주보고 앉아서 얘기하다가 이렇게 울어버리면 남편이 당황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언뜻 스치면서, 억지로 울음을 떼어놓았습니다.
“… 그래서 많이 속상하고 날카로워 있었는데, 이제는 점점 차분해지고 괜찮아.”
남편은 말이 없습니다.
눈물이 자꾸 나와서, 세수하고 나가봐야겠다며 일어났습니다.

외출 준비를 하고 내려오니, 남편이 한번 안아보자며 이렇게 말합니다.
“힘들게 해서 미안해. 이 말이 꼭 하고 싶었어.”

*******
지난해 9월 어느 주일이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교회에 간 시간에 저는 집에서 참담한 마음을 가지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해요.”
한참을 기도하는데, 너희 거덜나기 전에 해결한다, 는 마음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우리 경제적 형편이 거덜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니 올해 안에 혹은 머지 않은 시간에 해결하시겠다는 것인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 정도의 시간 안에 뭔가 해결이 된다면 견딜만하다…

기억 보다 꿈이 크도록 (2)- 코이노니아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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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짓기 운동 국제 본부에서 코이노니아 공동체(Koinonia Farm)까지는 10 여분 걸리는 곳에 있었습니다.
코이노니아 공동체로 가는 왕복 2차선 도로의 양쪽으로는 모양이 거의 비슷한 집들이 여러 채가 늘어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중에 코이노니아 방문자 센터에서 만난 이의 말로는 집이 60 채 정도인데, 몇 명이 사는 지는 얘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코이노니아 아웃리치 센터를 지나쳐서 조금 더 가니, 공동체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고, 길 건너편에는 교회가 있었습니다.
저의 눈길은 교회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자동차의 방향도 교회 쪽으로 옮겨가고 있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교회를 멀리서 바라만 보았습니다.
교회에 들어가서 잠시 묵상이라도 하고 왔으면 좋았을 텐데, 불편한 마음으로 나선 나들이이기에 그렇게 할만한 생각도 들지 않았고, 생각이 났다 해도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교회 옆 들판에는 줄 맞춰 서있는 커다란 나무들이 멋있게 서 있었습니다.
가지런히 심어놓은 걸 보면 누군가 일부러 심어놓은 것일 텐데,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 또한 나중에 공동체에 대한 설명서를 보고 나서야, 코이노니아 공동체의 주요 농작물인 피칸 나무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겨울이라 스산한 모습이었는데 여름에 잎이 무성할 때 보면 더욱 멋질 것 같습니다.

교회 앞에 세워진 표지판에서는 클레런스 조단 부부와 마틴 잉글랜드 부부가 1942년에 코이노니아 공동체를 설립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화주의, 평등, 그리고 인종통합이 그들의 정신인가 보구나 했구요.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때에는 그런 정신을 가진 코이노니아 공동체가 남부지역 사람들로부터는 환영 받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교회 앞 길 건너편, 방문자 센터에서 갔더니 한 여인이 저희를 담담하게 맞아주었습니다.
농장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더니,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건물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나왔습니다.
그러더니 농장이 그려진 지도와 한 장짜리 설명서를 주면서 돌아보라고 했습니다.
아마 안내해 줄 수 있는 …

기억 보다 꿈이 크도록(1) -사랑의 집 짓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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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가 시작되기 일 주일 전쯤, 조지아 주 남부에 있는 코이노니아 공동체(Koinonia Farm)와 사랑의 집 짓기 운동(Habitat for Humanity) 국제 본부에 다녀왔습니다.
말 그대로 ‘다녀왔습니다’.

이들 단체가 조지아 주에 있다는 말은 여러 번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했습니다.
사랑의 집 짓기 운동은 조지아 주 출신인 지미 카터 대통령이 떠오르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집을 지어주는 활동을 하는 정도로 알고 있고, 코이노니아 공동체에 대해서는 그 활동 내용을 더 알지 못했습니다.

한 해가 마무리 되는 시간을 보내면서 남편은 그곳에 가보고 싶어 했습니다.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사는 공동체를 늘 꿈꾸는 남편은 아마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런 남편의 속마음을 헤아리면서도 막상 가자고 했을 때는, 나는 가기 싫으니 가고 싶으면 애들 데리고 다녀오든가 하라, 고 퉁명을 떨었습니다.

새로운 교회를 준비하고 시작해야 하는데, 잘 풀리지 않는 상황 속에서 잘 견디다가도 강퍅해지는 제 자신을 그대로 방치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현실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그대로인데, 한가로이 구경 삼아 나들이 가는 것도 마음 내키지 않고, 게다가 공동체라고 하니, 남편이 마치 꿈에서만 사는 것 같아 탐탁스럽지 않은 반응을 보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틀이 자나고, 제 마음도 편치 않고, 무엇을 얼마나 느끼고 올는지 알 수 없지만 길을 나섰습니다.
여전히 화난 사람 같은 마음을 가지고요.
3시간 30분을 조지아 주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낯선 풍경들도 눈에 들어오건만 이렇다 저렇다 한마디 말도 없이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편안하지 않은 마음으로 도착한 사랑의 집 짓기 운동 국제 본부.
시골 조그만 마을에 제법 큰 건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할 정도로 한가해 보였습니다.

남편이 자동차에서 내려, 건물 입구에 이르러 문을 열려는 모습을 차 안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그냥 다시 돌아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