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달은...



지난 두 달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의 혈압 수치가 176/138로 오르고, 좌골신경통으로 한쪽 다리를 절룩거리며 걸아야 하는 상태가 되어서 사역하던 교회에 병가(病暇)를 냈는데, 허락된 시간이 두 달이었습니다.

처음 한 달은 병원을 여기저기 다니며 검사하고, 치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집에서 쉬면 몸 상태가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며칠을 보내다가, 혈압 수치가 병원에 입원해서 떨어뜨려야 할 정도로 높으며 그러다 갑자기 어찌 되면 더 큰 일이라는 주변 분들의 걱정에, 미룰 일이 아니다 싶어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혈압이 자연적으로 그리고 빨리 떨어져 정상 수치가 되기를 바랐는데, 결국은 약 처방을 받아 날마다 약을 먹어 혈압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혈압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좌골신경통은 조금 오래갈 모양입니다.
침을 맞고 약을 먹었는데 아직도 다리가 땡긴답니다.
남편은 아마 낫고 있는 과정이며 기도로 나야 되나 보다고 합니다.

그렇게 남편이 치료를 하는 동안 어찌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지 안타깝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은 남편에게도 저에게도 하나도 도움이 될 것이 없기에 떨쳐버리려 애쓰고 있습니다.
마음을 잘 다스리다가도, 특히 남편에게 불쑥 불쑥 치미는 화가 나면 입을 굳게 다물고 말을 아낍니다.
관계에 유익하지 않은 말이 될 게 뻔하며, 저도 잘 난 것 없기에 화낼 입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찾아오는 마음의 갈등을 차분한 영혼의 기도로 감싸 위로하며 두 달이 지나갔습니다.
또 이 위기의 때에 가족이 함께 운동하며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어차피 자동차도 한 대여서 같은 시간에 한 사람만 사용해야 되고, 운동도 할 겸 해서 자전거를 타고 왕복 8마일 거리에 있는 도서관을 다닙니다.
아이들은 학교 생활 잘 하며, 둘째 아이는 사춘기라 툴툴 거리기는 해도 마른 빨래 정리는 물론 설거지도 하고, 성적도 부쩍 올라 기쁨을 주기도 합니다.
저도 그 동안 관심 있던 장애인 단체인 Parent to Parent of Georgia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비영리 민간단체로 주로 장애인 가족들이 일하는 곳인데, 조지아 주에만 곳곳에 6개의 사무실이 있고 전국적인 기관이라고 합니다.
기회가 닿는 대로 그들과 관계하며 어떤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일하는지 조금이나마 배우려고 합니다.

이렇게 가족 서로에게 힘이 되려고 노력하며, 영육의 강건함을 회복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사역지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목회할 곳을 찾는 기도가 이어질수록 예수님 앞에 더 낮아져야 함을 깨달으며, 부족하지만 여태껏 그랬던 것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예수님께 꼭(!) 달라붙어 있으려고 합니다.

아, 요즘 좌골신경통을 낫게 하는 민간요법으로 만든 국물을 먹고 있습니다.
친구가 알려준 것인데 아는 몇 분이 이걸 먹고 나았다고 합니다.
북어 대가리 2개, 다시마 손바닥 크기만큼, 들기름 2숟가락, 물 2컵.
이것을 뭉근한 불에 한 시간 정도 끓인 다음, 거기서 우러난 국물을 하루에 두 번 정도 나누어 먹으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북어 대가리입니다.
북어 대가리를 얻기 위해서는 북어를 사야 되는데 매일 2마리씩을 쓰려면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한국에 계신 어머님께 부탁하는 방법을 생각했었는데 어머님 걱정하신다고 남편이 그만두랍니다.
이 방법을 알려준 친구는 이러한 사정을 듣고, 자기에게 있던 북어 대가리 몇 개를 잘 모아두었다가 이거라도 먹어보라며 주었습니다.
약이라는 것이 나을 때까지 먹어야 하는 것이지만, 남편은 친구가 마련해 준 몇 번 안 되는 기회를 오히려 감사하고 귀하게 생각하며, 그 관심과 사랑이 좋은 치료제라 믿으며 먹고 있습니다.

땡큐 친구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리워 말라지나니 사람들이 이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한복음 15:5-7)

댓글

  1. 목사님께서 건강을 회복하실 기간을 주시기 위해 사역지를 쉬 허락하시지 않는 것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목숨과 일평생 삶은 물론이고 같이 고생해야 하는 온 가족까지도 하나님앞에 통째로 내어 놓으신 분 인데 그 분 께서 책임지시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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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예, 저도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인도하심을 믿고 바라고 있습니다. 가끔은 "책임지세요!", 투정도 부리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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