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8/2010

요즘 어떠세요?


미국에서 오래 사신 분들 가운데 하시는 말씀이, 미국에 와서 3년쯤 되면 여기서 계속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 계속 미국에 남아 있게 되어서 5년쯤 되면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이곳에 적응하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은 아닐 테고, 미국 생활을 길게 하신 분들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경험을 에둘러 하시는 말씀일 겁니다.

그런 통상적인 미국 생활 3년째의 고민을 제 나름대로 해석해보면, 자신과 가족의 신앙적+현실적인 존재 목적이나 존재 가치를 생각해 보다가 어디서 살 것인가 하는 공간의 문제에 이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가 5년쯤 살아지면, 존재 목적이나 가치가 분명해지든지, 생활을 유지하는 기본적인 경제력을 갖게 되든지…해서 그것들을 강화 또는 유지하며 살게 되는 것인가?, 짧게 생각해 봅니다.

이민 생활에서 겪는 독특한 어려움 때문인지, 미국에 와서 자주 듣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요즘 어떠세요?” 입니다.
물론 보통 때 인사로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읽은 이해인, 『희망은 깨어 있네』 가운데 마음에 남는 시 한 편을 옮겨보려고 합니다.
수녀님이 암 투병하며 쓴 <병상일기>라는 제목 밑에 있는 실려 있는 여러 편의 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좀 어떠세요?”

좀 어떠세요?
누군가 내게 묻는
이 평범한 인사에 담긴
사랑의 말이
새삼 따뜻하여
되새김하게 되네

좀 어떠세요?
내가 나에게 물으며
대답하는 말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평온하네요-

좀 어떠세요?
내가 다른 이에게
인사할 때는
사랑을 많이 담아
이 말을 건네리라
다짐하고 연습하며
빙그레 웃어보는 오늘

살아서 주고받는
인사말 한마디에
큰바다가 출렁이네

*****



참, 동서(“동생,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기서는 원래 호칭대로 부를게!”).
이곳에서 책을 맘대로 사지 못하다가 지난 달에 한 권 산 책이 바로 『희망은 깨어 있네』 이였어.
그런데 동서가 이 책 읽고 싶은 내 마음을 어찌 알고 아이들 편에 보내주었는지 허허 웃었어.
동서가 보내준 그 책을 간직하고 싶었지만 이미 낙서가 되어있는 똑 같은 책이 있어서, 그 책은 고마운 어느 분께 드렸어.
이래저래 고마워, 동서.

ㄱㅇ 엄마께서도 신달자,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를 보내주셨어.
동서가 내 대신 감사의 인사를 전해줘.

예수님 안에서 평안한 나날이 되길….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마가복음 8:34-35)

댓글 3개:

  1. 10-20년을 넘어서는 그저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지요. ㅎ ㅎ 제게도 "요즘 어떠세요?"라는 인사는 가슴에 따뜻하게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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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잔잔한 맘에 한 물결을 일게하니 일상에서 감사한 글이라 생각을 해 봅니다.
    이웃한 불로그여서 가끔은 들여다보곤 합니다.행복하세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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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oldman님, 생명의...님,
    가까운 가족이나 이웃과 친절하고 따뜻한 인사 나누며 함박웃음 가득한 날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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