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만남과 배움을 징검다리 삼아

<누군가 찍어 놓은 고마운 사진입니다.>

엊그제 한인 장애우들과 관련된 사람들을 위한 Transition Workshop이 있었습니다.

과도기(Transition)에 대해 한, 두 사람이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이 세미나가 준비되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이 넘게 세미나에 담길 내용, 강사 섭외,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고, 신문, 교회, 관련단체를 통해 홍보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일에 몇 마디 말을 거들면서 처음부터 참여하게 되었는데, 잔잔하게 남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먼저는, 일을 진행하는 방법이 새로웠습니다.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새로운 정보는 거의 주로 이메일로 주고 받으며 진행되었습니다.
모두가 바쁘게 일을 하는 분들이라 시간을 내어 만나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느슨하고 일이 진행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일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한 번도 모두 같이 만난 적이 없지만-다자간 전화 통화는 한 번 했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말이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한인 장애우들에게 관심 갖고 있는 이곳(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단체들이 여럿 있구나, 였습니다.
실제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테지만, 이번과 같은 세미나를 통해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세 번째는, 장애를 가진 제 아이의 교육과 졸업 이후의 삶을 대하는 저의 태도를 또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전단지에 소개된 것처럼, 고등학교 재학중인 장애아의 졸업 후 서비스, 학업, 취업에 대한 궁금증을 풀며, 과도기 서비스(Transition Service)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과도기 서비스에서 학부모와 학교, 관련 기관의 역할에 대해 배워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세미나에 서너 번 참여했을 때처럼 주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부모가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결론이 남았습니다.
어떻게, 무엇에 대해 적극적이 될 것인가는 세미나를 참여할 때마다 조금씩 그 내용이 구체화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강점이 무엇인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졸업 후에는 직업 훈련을 받을 것인지, 계속 교육을 받을 것인지, 어디에 살 것인지…를 정하고, 학교에 있는 동안이라면 IEP(개별교육프로그램)를 통해 교육 목표를 교사와 함께 세우며, IEP 대로 교육이 되는지 점검하고, 방과 후 활동을 지원하고, 장애우 관련 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활용하는 것….

이미 알고 있다고 여기는 내용일지라도 아는 것과 그렇게 사는 것은 다른 모습이겠지요.
또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민자로서 미국 사회 속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어리바리한 짧은 미국 생활 속에서도 경험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며 지금 내 앞에 놓여 있는 길을 성실하게 가족과 교회와 지역사회와 함께 가야겠지요.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아도, 그래도 모든 만남과 배움을 징검다리 삼아 천천히 정성껏, 쉬어가며, 겸손하게, 희망을 품고….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립보서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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