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10의 게시물 표시

모든 만남과 배움을 징검다리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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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한인 장애우들과 관련된 사람들을 위한 Transition Workshop이 있었습니다.

과도기(Transition)에 대해 한, 두 사람이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이 세미나가 준비되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이 넘게 세미나에 담길 내용, 강사 섭외,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고, 신문, 교회, 관련단체를 통해 홍보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일에 몇 마디 말을 거들면서 처음부터 참여하게 되었는데, 잔잔하게 남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먼저는, 일을 진행하는 방법이 새로웠습니다.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새로운 정보는 거의 주로 이메일로 주고 받으며 진행되었습니다.
모두가 바쁘게 일을 하는 분들이라 시간을 내어 만나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느슨하고 일이 진행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일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한 번도 모두 같이 만난 적이 없지만-다자간 전화 통화는 한 번 했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말이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한인 장애우들에게 관심 갖고 있는 이곳(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단체들이 여럿 있구나, 였습니다.
실제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테지만, 이번과 같은 세미나를 통해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세 번째는, 장애를 가진 제 아이의 교육과 졸업 이후의 삶을 대하는 저의 태도를 또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전단지에 소개된 것처럼, 고등학교 재학중인 장애아의 졸업 후 서비스, 학업, 취업에 대한 궁금증을 풀며, 과도기 서비스(Transition Service)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과도기 서비스에서 학부모와 학교, 관련 기관의 역할에 대해 배워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세미나에 서너 번 참여했을 때처럼 주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부모가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결론이 남았습니다.
어떻게, 무엇에 대해 적극적이 …

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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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1>














<데스틴에서>

<공원2>








<장보러 가서>
<친구 집 앞에서>

아이가 커가고 덩달아 나도 커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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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이 LION OF THE WEEK가 되어 카페테리아 앞 복도 쪽에 붙어 있던 것이라면서 코팅된 종이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봄방학 하기 전에 자기 사진이 학교 어디에 걸려 있다고 말하긴 했었습니다.
아이가 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도 않았고 해서 “왜?”라고만 물었습니다.
“이번 주 라이온으로 뽑힌 거래.”
아이의 대답이 시원치 않으면 더 물어보든가 했어야 하는데 저도, 아이도 거기서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 했습니다.

봄방학이 끝나고 선생님께서 학교에 붙어 있던 것을 떼어주셨다며 가져온 것을 제 앞에 나두고 갑니다.
이런 저런 내용이 담긴 종이 한 장인데, 항목 하나 하나를 읽을 때마다 생각도 여러 가지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이유를 읽으면서는 기분이 점점 좋아졌습니다.
지속적으로 다른 친구들을 도와 주었고 새로운 도전들이 있을 때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 정말 감사했습니다.

지난 학년까지만 해도 이곳 학교 분위기를 익히는 과정에서 작은 벌칙을 받기도 하고, 같은 반 어떤 친구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선생님께 이르는 바람에 한국 학생 몇 명이 곤란을 겪기도 했었습니다.
투덜대며 그런 이야기를 집에 와서 할 때도 생각해 보니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지 못 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만 듣고 판단해서 다른 사람을 쉽게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고, 조금 더 지켜보자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들은 것은 있어서 사실이 어떠하든 아이의 속상한 마음이라도 알아주려고 했던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갖고 온 LION OF THE WEEK에 써 있듯이 자기 자신을 돌볼 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도와 주었다니 대견한 마음이 마구 들면서, 아이가 하는 이야기에 더 마음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이도 자라고 더불어 엄마도 커 갑니다.

오늘은 LION OF THE WEEK와 함께 상품으로 받은 학교 티셔츠인데,가방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것을 오늘에서야 봤다며 내놓습니다.
털털한 것…

견신례에 참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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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인터넷으로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인천 할머니에게 너희들 모습 보여드리자고 꼬셔서 찍은 사진이어요.>

부활주일을 시작으로, 아이들 봄 방학이었던 이 한 주간도 참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부활주일 예배 때 견신례(Confirmation)와 입교식이 있었습니다.
견신례는 부모의 신앙에 따라 유아 세례를 받은 사람이 7학년 이상(우리 교회 기준)이 되면, 다시 신앙 교육을 받고(8주),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에 대해 자신의 믿음을 고백하는 예식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연합감리교회의 회원이 되는 입교식도 함께 참여하게 됩니다.

견신례를 받을 때 부모와 멘토가 함께 강단에 올라가 아이들 어깨에 함께 손을 얹고 기도를 합니다.
지난해에 견신례를 지켜보았을 때, 새롭게 신앙을 다짐하는 이를 위해 그렇게 여럿이 함께 기도해주는 모습이 참 든든해 보여서 좋았습니다.

올해는 모두 20 여명의 학생들이 견신례에 참여했는데 그 가운데 강산이와 강윤이도 있었습니다.
깨끗하고 단정한 옷차림을 한 학생들이 다들 얼마나 예쁘고 멋져 보이던지요.
저희 아이들이 그 가운데 있어서 그랬는지 사랑스러운 느낌이 폴폴 풍겨 나왔습니다.

강단에 올라가 아이들을 축복하며 담임 목사님의 기도를 받았습니다.
부활주일 하루 전에 미리 연습한 대로 순서에 따라 예식에 참여하고 자리로 돌아와 앉았습니다.

자리에 앉아 다른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예식에 참여하고 강단을 내려오는 얼굴 표정을 살피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긴장된 표정들입니다.
나도 그랬겠지. 이렇게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의 신앙을 키워가는 의미 있는 시간을 좀 더 기쁜 얼굴로 맞이 했으면 좋았을 걸, 했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교우들 몇 분이 축하한다는 인사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미국 생활에 한 단계 한 단계 적응해가는 저희 아이들에게 관심 갖고 격려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 분들의 세심하고 넉넉한 마음 씀씀이는 배워야할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교회 주차장을 가로 질러 가다 보니, 나무에 돋은 새순이 마치…

부활의 계절에 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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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첫돌 때 찍은 가족 사진입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1학년 가을 학기가 되었을 때 아빠는 새로운 직장을 다니게 되셨습니다.
그때까지 우리 가족은 인천 시내에 살다가 아빠의 새 직장이 있는 인천 변두리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이사 갈 집에 수리가 필요한 상태라서 할머니는 집이 고쳐진 다음에 이사 오시기로 했습니다.
어렴풋이 기억하기로는 할머니와 떨어져 살았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기간 동안 할머니에 대해서 애틋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고, 아주 긴 시간 떨어져 산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어느 날, 엄마가 할머니 집에 가보자고 하셨습니다.
시내에 계신 할머니가 어떻게 지내시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엄마는 이런 저런 일을 보신 것 같습니다.
저는 할머니에게 갖다 드린다며, 두꺼운 종이 조각에다가 이불 꿰매는 하얀 면실과 검은 색 재봉실을 둘둘 얼마큼 감아서 챙겨두었습니다.
할머니에게 왜 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할머니 집에 도착해서 보니, 그 때 50대 중반이신 할머니는 일터에서 아직 돌아오시지 않으셨지만 집에는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무슨 일인가 보러 나가시고 저 혼자 할머니 방에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번뜩 할머니가 일 갔다가 오시면 저녁 드실 밥이 있나 찾아보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기억이 나질 않는 부분인데(나중에 엄마한테 여쭈어 봐야겠습니다), 엄마가 해 놓은 밥인지, 할머니가 우리가 올 줄 모르고 아침에 한 그릇 남겨놓고 일 가신 것인지, 뚜껑이 있는 밥그릇에 담긴 밥 한 그릇을 발견했습니다.

문득 할머니가 오셨을 때 따뜻한 밥을 드시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랫목 이불 밑으로 밥그릇을 가져다 놓았는데 이것 가지고는 밥이 따뜻해질 것 같지가 않아 밥그릇을 들고 부엌으로 다시 갔습니다.
연탄불 위에 올려진 솥에서 따끈하게 데워진 물을 퍼서 밥에 붓고, 뚜껑을 다시 덮어, 딱 밥 한 그릇 들어가게 만든 스티로폼 통에 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