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주는 행복


요즘 주일 장년 성경공부 시간에 사도행전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18장에 보면 바울이 2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깍는 장면이 있습니다.
나실인의 법을 보면 서원을 했던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 의식을 행하는데 그 가운데 머리털을 미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민수기6:13-21).
바울도 서원했던 기간이 찼는지 머리를 깍았다고 나옵니다.

서원했던 무엇이 있었던 것은 절대 아니고, 마음에 정한 그 때쯤(?) 머리를 깍을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남편이 머리를 기르더라도 좀 다듬어 보면 어떻겠냐며, 좀 산뜻하게 하고 있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말을 남기고 출근을 했습니다.
거울을 이리 보고 저리 보다가 마음에 살짝 품었던 생각을 싹 지워버리고 남편의 말을 핑계 삼아 서둘러 미용실을 다녀왔습니다.
ㅋ ㅋ ㅋ
연약한 인간 같으니라구….

미용실에 앉아 지난 달에 발행된 여성 잡지를 보고 있는데 이해인 수녀님에 대한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요즘 삶과 신간 『희망은 깨어 있네』(마음산책, 2010)를 소개하면서 그 책에 실려있는 시 한편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행복 "

오늘은 나에게 펼쳐진
한 권의 책

두 번 다신 오지 않을
오늘 이 시간 속의
하느님과 이웃이
자연과 사물이
내게 말을 걸어오네

시로 수필로
소설로 동화로
빛나는 새 얼굴의
첫 페이지를 열며
읽어달라 재촉하네

때로는 내가 해독할 수 없는
사랑의 암호를
사랑으로 연구하여
풀어 읽으라 하네

아무 일 없이
편안하길 바라지만
풀 수 없는 숙제가 많아
삶은 나를 더욱
설레게 하고
고마움과 놀라움에
눈뜨게 하고

힘들어도
아름답다
살 만하다
고백하게 하네

어제와 내일 사이
오늘이란 선물에
숨어 있는 행복!

머리 하러 미용실에도 가고, 다른 손님들과 몇 마디 말도 나누며 다른 모습의 삶도 엿보고, 잡지도 읽으며 잡다한 정보들을 얻기도 하고, 어쩌다 메모 하고 싶은 좋은 내용의 글들도 만나게 되는, 오늘의 행복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시였습니다.
이해인 수녀님, 강건하세요.
편찮으시다고 해서요.

“바울은 더 여러 날 유하다가 형제들을 작별하고 배 타고 수리아로 떠나갈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도 함께하더라 바울이 일찍 서원이 있으므로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깍았더라”(사도행전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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