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8/2009

캠프힐(Camphill)을 보고

<아일랜드 벨리토빈 캠프힐>
-캠프힐(Camphill)은 장애우를 위해 만든 생활공동체로, 1940년 슈타이너의 인지학(발도르프 교육으로 알려져 있다)에 깊은 영향을 받은 칼 쾨니히 박사가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의 애버딘에 처음 설립했고, 지금은 100여 개의 공동체가 세계 각국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어제는 하루 종일 캠프힐(Camphill)에 빠져 있었습니다.

아틀란타 밀알 선교단이 내년 1월이면 창립 10주년이 됩니다.
저야 지난 해에 밀알을 알게 되었지만 그 동안 밀알과 10년을 함께 해온 분들은 장애우 가운데 어릴 적 만났던 친구들이 어느새 커서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고등학교 마지막 12학년을 다니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으로 공교육을 마치게 되면 어떤 선택이 있는지 아직 잘 모르지만 직업을 갖는 친구들도 있고 가정에 머무르는 친구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밀알에서는 지난 날들의 결과물들을 발판으로 새로운 꿈을 꾸어보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로 성인 장애우를 위한 주간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주간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애기를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왠지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딱딱하게 들리고 형식적인 단어처럼 여겨졌습니다.
성인 장애우들을 위한 것이라면… 활동… 생활… 지속적이고 창조적인 삶… 하며 생각을 이어가다가 캠프힐에 생각이 가 닿았습니다.

게으르기도 하지!
언젠가 밀알 어머니들이 한국 방송에서 장애인 공동체에 대해 방송하는 것을 보았다며 몇 분이 얘기하는 것을 듣기도 하고, 얼마 전 동생과 전화하면서 그 방송 내용이 캠프힐이라는 것을 알았으면서 아직도 찾아보지 않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장애인 공동체에 대한 어렴풋한 꿈을 꾸어보기도 했는데 이곳에 와서는 그런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지 어쨌는지...


90년대에는 같은 대학을 졸업한 선후배 10 가정이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고 아이들이 잠든 밤에는 아내들과 남편들이 따로 혹은 같이 정해진 책을 읽어와서 토론하며 밤을 지새곤 했습니다.
토론의 내용은 공동체로 살기, 생명운동과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그 모임에 함께 하는 가정 가운데 몇 가정은 실제로 농촌에서 여럿이 어울려 일하며 공동체로 살고 있었고-지금도 그들은 그렇게 살고 있고요. 보고 싶다-몇 가정은 도시 신앙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농촌에 사는 가정은 말할 것도 없고, 도시에 사는 이들도 텃밭을 일구며 유기농으로 먹을 것을 키워보는 경험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옷(특히 생활한복)도 만들어 입어 보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집도 지어 거기서 살고 있답니다.
이 모든 생활에 어른과 아이가 함께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엄마들과 함께 놀며 배우는 공동육아도 서너해 동안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캠프힐에 대한 방송을 보면서 그 동안 경험해보고 생각해 왔던 것들이 그 안에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가족 공동체, 자급자족의 생활, 발도르프 교육, 일과 놀이와 배움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삶의 평화로움이 그 방송을 다시 보게 하고 또 다시 보게 하고 그랬습니다.

밀알에서 성인 장애우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는 숙제입니다.

*캠프힐 방송을 볼 수 있는 주소입니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597774

*캠프힐 웹사이트(북아메리카와 세계 곳곳에 있는 캠프힐) 주소입니다. http://www.camphill.org/

*한국에서 특수교육 교사였던 분이 스코틀랜드 캠프힐을 방문하고 쓴 책이구요.

내일은 아틀란타 밀알 선교단에서 일일 찻집을 하는 날입니다.
어머니들은 음식 바자회를 위하여 바쁜 하루를 보내셨습니다.
자원봉사자들도 음식 만드는 것, 청소, 테이블 세팅…으로 힘을 보태셨습니다.

요즘 날이 흐리고 비가 많이 오는데, 내일도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를 보았습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분위기 있게 따뜻한 차와 떡 한 조각, 그리고 부침개와 어묵국이 딱 어울릴 것입니다.
해가 나서 맑은 날이라면 시원한 냉커피로 더위를 물리고, 떡볶이로 여름의 끝자락에서 이열치열(以熱治熱)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오늘이 가기 전에 이 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나만의 원칙(?$@!&%) 때문에 더 이상 생각이 나아가질 못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 같지 않은 원칙을 핑계로 마무리 해야겠습니다.

“믿는 사람이 다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 또 재산을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고 /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사도행전2: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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