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선덕여왕을 보는 즐거움


드라마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주간 드라마를 꼭 챙겨보는 모습이 조금 재미있기도 하고, 뭔가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텔레비전 드라마 가운데 두어 개쯤은 늘 시청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기서처럼 “반드시” 보아야만 하루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여기지는 않았던 것 같구요.
오히려 텔레비전 보지 않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도 한국 방송을 신청하면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볼까 싶어서(ㅎㅎ) 어쩌다 눈에 띄는 드라마 하나 정도 골라 보는 재미를 누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선덕여왕”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총 50부작 가운데-62부작으로 늘렸다는 얘기도 있어요- 이번 주에 30회까지 방송을 보았습니다.
역사에 나오는 인물들이 주연과 조연으로 등장하고,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 대부분이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드라마 한편 한편이 흥미진진하고 다음 내용이 기다려집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아주 짧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쌍둥이로 태어난 둘째 공주(덕만)가 황실에 쌍둥이가 태어나면 남자의 씨가 마른다는 미완성의 예언 때문에, 왕권을 유지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그렇다고 죽일 수는 없어 시녀의 손에 맡겨져 낯선 나라에서 자신의 신분을 모른 체 자라게 됩니다.
덕만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남장을 하고 계림(신라)으로 돌아와 화랑의 낭도가 되어 궁에 들어가게 됩니다.
어려서부터 남다른 지혜와 용기가 있는 덕만은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자신이 버려진 공주인 것을 알게 되고, 29회 방송에서는 드디어 공주의 신분으로 궁에 돌아오게 됩니다.

이 세상에는 언제나 선과 악이 공존하듯이 신실한 덕만의 대적으로 미실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미실은 진흥왕, 진지왕, 그리고 덕만의 아버지 진평왕까지 가까이 한 첩(궁주)이었고, 진흥왕이 미실을 아껴 임금의 옥새를 맡겼다 해서 새주라고 불렸다 하니 그 권세가 어떠했는지 드라마에서 한껏 보여주고 있습니다.
귀족과 군사권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격물(과학)을 이용하여 무지한 백성을 속이고 천신황녀라 불리우며 신권도 장악하고 있는 절대 권력자의 모습입니다.
한편 실제 미실의 미모가 어떠했는지 모르겠으나 그 역할을 맡은 배우 고현정의 미모가 보태져 드라마가 정말 볼만합니다.
배우 고현정이 그렇게 잘 생겼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답니다.


궁에 들어와 신분을 회복한 덕만 공주는 미실과 팽팽한 대립을 합니다.
공주로서 첫 번째 하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신권을 포기하고, 격물을 이용하여 무지한 백성들을 속여 사익(私益)을 취하는 이가 없도록 첨성대를 세워 백성들에게 하늘의 주기를 스스로 알게 하고자 합니다.
이에 대해 미실은 “백성들은 환상을 원한다. 가뭄에 비를 내리고 흉사를 막아주는 초월적인 존재를 원한다. 그 환상을 만들어야 통치할 수가 있다. 그들에게 안다는 것은 피곤하고 괴로운 일이다”, 라고 합니다.
하지만 덕만은 꿋꿋하게 “희망은 그런 피곤과 고통을 감수하게 한다. 희망과 꿈을 가진 백성은 신국을 부강하게 할 것이다. 그런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 그런 신라를 만들겠다”, 고 합니다.
생각했던 대로 미실은 자신이 최고 실력자 황녀가 되고 싶은 욕구에 머물러 있지만 덕만은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진흥왕이 죽으면서 남긴 말은 이 드라마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고, 천하의 주인이 된다.”
드라마가 30회가 진행되는 동안, 미실의 사람들이 있었으며 덕만의 사람들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미실은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주변의 사람들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필요 없어지면 생명 거두는 일을 서슴지 않습니다.
하지만 덕만은 신의(信義)와 진실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걸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살립니다.

지금까지 온갖 고난을 이기고 나아간 평범한 백성 덕만의 삶은 인간 승리 그 자체였습니다.
이제 성골(聖骨)의 신분을 회복한 공주로서,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사람을 얻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선덕여왕이나 고구려 시조 주몽 이야기에 나오는 소서노가 보여주듯이 삼국시대까지, 아마 고려 시대 초반까지 여성의 지위는 조선 시대의 남녀유별(男女有別), 부부유별(夫婦有別)과 같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걸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는 것도 작은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의인의 열매는 생명나무라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느니라”(잠언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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