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2009

답답한 일


“으악~”
정말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바깥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들르는 곳이 바로 우편함이 있는 곳입니다.
어느 때는 열어보면 텅 비어 있어서 멋쩍게 집으로 돌아옵니다.
어느 때는 광고지만 어수선하게 있을 때가 있는데 그래도 뭔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고마워 왠만하면 우편함 옆에 놓여있는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들고 옵니다.
어느 때는 한 두 통의 청구서들이 조용히 놓여 있습니다.

‘이 요금을 낸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나‘ 하면서 우리 우편물이 맞는지 주소나 이름을 확인하고 가져옵니다.
청구서는 거의 공과금과 관련된 것으로 생활에 필요한 전기, 수도, 가스, 그리고 인터넷 같은 것을 잘 사용했으니 사용한 만큼 청구서가 요구하는 대로 날짜를 지켜 요금을 지불하면 그만입니다.

여러 개의 청구서는 저마다 지불해야 하는 날짜가 다릅니다.
청구서가 오면 잘 보이는 곳에 놔두고 잊지 않고 지불을 합니다.
연체료를 내는 것은 너무 아깝기 때문에 정해진 날짜보다 훨씬 앞서서 계산을 합니다.

그런데 두어 달 전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청구서만 있으면 제 때에 잘 처리를 하는데 청구서가 오지 않은 것 까지는 확인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지난 달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고 보니 두 달치가 청구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계부를 찾아보니 수도요금도 밀려있었습니다.
수도요금은 지난 해에 석 달치가 한꺼번에 오는 바람에 물 관리하는 곳과 이메일을 주고 받은 적이 있습니다.
청구서를 받고도 요금을 내지 않았다면 제 잘못이지만 청구서를 보내지 않은 그 회사의 잘못으로 연체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 부당하게 여겨졌습니다.

이메일을 통해 “난 지금까지 요금을 제 때에 잘 냈으며 연체료를 내고 싶지 않으니 청구서를 잘 보내달라 그리고 난 분명히 청구서를 받지 못했으니 연체료를 내지 않겠다” 했습니다.
그러나 연체료를 포함해 백 몇 십불의 요금을 다음 날로 보냈습니다.
제가 청구서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하하하

그런데 지난 달에는 수도요금 회사가 제대로 걸렸습니다.
지난 해와 똑같은 상황에서 이메일을 보냈더니 답장이 오길 청구서가 되돌아 왔으니 우리 지역을 관할하는 우체국에서 확인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청구서를 받지 못한 것이 분명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우체국에 가서 어찌된 것인지 알아보아야 합니다.
소포 하나 붙이는 것도 겨우 겨우 하는 제가 어떻게 따져 묻는 일을 하겠어요?
어느 날 밀알 엄마들과 얘기하다가 답답한 일이 있다며 푸념을 했더니 어느 분이 기꺼이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시간을 기꺼이 내셔서 우체국에 함께 가주셨습니다.
수도요금 회사와 주고 받은 이메일 너 댓장을 프린트해서 우리가 분명히 그 주소에서 살고 있는데 반송시킨 증거물을 가지고 갔습니다.
지역 우체국에서는 우편물 배송하는 곳으로, 배송하는 곳에서는 배송 관리 책임자가 있는 또 다른 우체국으로 가보라고 하였습니다.
결국 책임자는 만나지도 못했고 겨우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 집 우편물을 배달하는 사람과 연락해 보라는 말만 듣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어찌 되었을까요?
우편배달부는 그런 일이 없답니다.
……
지난 달 수도요금도 연체료와 더불어 요금을 지불했습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의 약속이 깨어지는 상황이 너무 싫습니다.
그리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제대로 항의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답답합니다.

그 일을 계속 마음에 담고 있으면 속병이 생길 것 같아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이메일로 청구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신청을 해놓았고 각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청구서를 볼 수 있는 것은 별수 없이 due date 전에 확인해서 온라인 뱅킹으로 처리하기로요.

이번 달 수도요금 청구서는 여전히 오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청구서를 확인해보니 service location은 우리 집 주소로 되어 있는데 mailing address는 캘리포니아로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회사에 그 사실을 알렸더니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이 “Please contact your local post office to see why they are returning your mails back to us so that this matter can be resolved altogether.” 라고 답장이 왔습니다.

어쨌든 주소가 잘못되어 있는 것을 바로 잡았다는 것과 다음 달부터는 제대로 청구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이것이 이번 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런데 오늘 인터넷과 관련된 한 장의 청구서를 받았는데 지난 달이 연체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받은 청구서는 버리지 않고 다 모아놓습니다.
결혼하면서 지금까지 가계부를 적으면서 영수증을 모아놓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달 청구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청구된 금액을 오늘 당장(!) 온라인 뱅킹으로 지불했습니다.
뭐가 어디서 어긋난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언제쯤 알 수 있을지….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도다”(시편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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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유스 모임을 갔다 오는 강윤이와 남편이 들어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합니다.
무지 서글픕니다.
좀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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