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2009

또 다른 처음을 살며

“일하는 건 어때?”
“괜찮아요.”
“너무 피곤하지 않게 해.”
“네~, 피곤하면 자요. 호호호.”
“그래, 잘 자고, 잘 챙겨 먹고.”

며칠 전에 강화 어머님께 전화 드렸더니 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 집에 계시는 동안 밀알에 일하러 나가는 것을 몇 번 보시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밀알에 일하러 나간 지 삼 주가 지나갔습니다.

사무나 행정에 대해 해야 할 일들을 하나 둘씩 해보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거의 컴퓨터로 작업해야 하는데, 참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저의 컴퓨터 사용 능력이라는 것이 남편이 설치해 놓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료를 조금씩 업데이트 시키는 것이라든지, 제 블로그를 관리하는 것이라든지, 워드 프로세서를 조금 다룰 줄 아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입니다.

밀알에서 일하는 것이 결정되기 전, 인터뷰할 때 컴퓨터에 대한 실력은 미리 얘기한 바 있으나, 막상 일이 시작되자 일이 되도록 앞으로 나아가는 것 밖에는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어보고, 또 물어보며 배우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간사님은 귀찮을 법도 한대 착하게도 다 가르쳐줍니다.
단장 목사님께 “ 잘 안 돼요”하면 “잘 해 보세요”하며 기다리십니다.
그러고 보면 밀알에서 아주 큰 믿음을 가지고 저를 채용하신 것 같습니다.

조금 다행인 것은 몰랐던 것을 배워서 일을 해결할 때의 기쁨이 크기 때문에, 잘 몰라서 받는 스트레스를 덮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넌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터무니없는 자신감도 그런대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밀알 일꾼으로서 몇 주가 지나면서, 기계를 다루는 능력도 필요하려니와 거기에 밀알이 썩어져서 열매로 맺힌 어떤 마음들을 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기능적인 것을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에 따뜻한 웃음, 사랑, 관심, 행복, 그런 것들을 곁들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만 한가득 입니다.^^
이런 저는 뭘 믿고 일하겠다고 했는지, 참.
쩝쩝쩝...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순간들을 맞이하며 살아갑니다.
조금 아까와는 다른,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시공간 속에서 말입니다.
알아채든 알아채지 못하든 늘 새로움 속에 있게 됩니다.

밀알의 일꾼이 된 것은 제 삶에 있어서 엄청나게 놀랍고 새로운 시작입니다.
밀알과 함께 하는 동안 값진 사랑을 배우고 경험하게 될 것이며,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비밀을 열어보이게 될 것입니다.

기도해주십시오.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믿음과 실력, 지혜와 능력, 겸손과 용기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해주십시오.

특별히 기도의 용사, 어머님!!!
우리 가족을 위해 얼마나 기도를 열심히 하실지 압니다.
얼마간 이 며느리를 위해서 더 간절히 구해주십시오.

엄마도 마찬가지!!!
엄마가 드리는 중보기도의 꼼꼼함도 잘 알고 있고요.

이래저래 기도의 자리로 이끄는 사순절입니다.

“피곤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나니 / 소년이라도 피곤하며 곤비하며 장정이라도 넘어지며 자빠지되 /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사40:29-31)

“그 영광의 풍성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 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옵시며 /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옵시고 너희가 사랑 가운데서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져서 /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아 / 그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엡3: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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