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을 보는 기쁨


3월 첫날에 눈이 많이 내려 꽃을 세상에 막 내어놓은 나무들은 어떻게 하나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겨울을 지내고 나온 꽃봉오리들이라 그런지 어쩌다 내린 눈에는 끄떡없었습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여기저기서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나무들이 고운 빛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시작할 때는 날씨가 갑자기 여름이 된 것처럼 덥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봄은 봄인지라 옷을 가볍게 입으면 바깥 활동하기에 그만이었습니다.
수요일쯤 되니까 건물 안에 있는 것이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땡땡이를 쳤습니다.
영어 수업이 30 여분만 있으면 끝날 텐데, 집에 가기 전에 장볼 것이 있음을 핑계 삼아 교실에서 일찍 나와 버렸습니다.

지하에 있는 교실에서 지상으로 올라와 건물을 빠져나왔을 때, 마치 고등학교 때 몸이 아프거나 해서 일찍 조퇴를 하고 거리로 나섰을 때와 비슷한 느낌!!
보통 때와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주차장과 거리가 더 한가해 보이고 여유 있어 보였습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오렌지를 파는 곳으로 천천히 차를 몰아갔습니다.
나무마다 물이 오르고 꽃이 한가득입니다.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것은 하얀 꽃을 피운 나무입니다.
더그우드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어쩜 그리도 풍성하게 꽃을 안고 있는지 볼 때마다 탐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또 함박웃음을 웃고 있는 듯한 하얀 나무를 많이 보다가, 분홍빛 벚꽃나무나 자주빛 목련을 어쩌다 만나면 느낌이 사뭇 달라집니다.
그 모습이 우아하고 세련되어 보인다고나 할까요.
이들이 있어 봄꽃의 색이 단조롭지 않은 것 같아 반갑습니다.

장보기 위해 도착한 곳에 이 두 가지 빛의 꽃을 모두 만나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과일만 사고 나와서 한껏 여유를 부리며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지난 해 이맘때는 미국으로 이사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가용도 없고 해서 거의 집에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꽃이 많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 보지는 못했습니다.
한 해를 보내고 봄을 다시 맞이하니 이제는 이곳에 찾아온 봄이 조금씩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도 봄을 느끼는 만큼 이곳 생활에 대한 긴장감도 풀려가는 것일테지요.

삶 속에서 누리는 모든 것들이 고마워지는 순간입니다.
풍성한 봄꽃을 보는 기쁨을 주신 것도 감사하고.....

“하나님의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짐이니라”(딤전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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