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1/2008

쥬빌리(JUBILEE) 나들이


자랑스러운 동생에게

지난 주일에는 우리 교회 장애우 사역팀 쥬빌리(JUBILEE)에서 드림랜드(DREAM LAND)로 소풍(FIELD TRIP)을 갔다 왔어.
동생에게 아직 쥬빌리에 대해 자세하게 얘기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렇지?

우리 교회 쥬빌리에서는 주일마다 장애우 친구들과 함께 예배하고 성경공부도 하고 있어.
선생님들은 일찍 오셔서 2부(9:45) 예배를 드리고 우리 친구들을 맞이하셔.
얼마 전부터 11시에 모여서 음악 치료도 하고 만들기 시간도 갖고 있어.
아마 요즘은 그 시간에 성탄절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 뭔가 준비하는 것 같아.
나도 무척 궁금한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알려줄게.

동생도 알다시피 우리 쥬빌리에 나오는 친구들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고 깨끗하고 신비로운 녀석들이야.
우리 친구들 가운데 20대 청년이 4명이 있고 3명은 중,고등 학생이야.
또 전도사님과 일곱 분의 선생님이 계시는데 장애우 사역의 전문가들이고 사랑과 능숙한 솜씨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셔.

선생님들은 우리 친구들에게 예배하는 것과 성경에 대해 잘 가르치려는 열정이 대단하셔.
설교할 때도 말씀을 잘 전하기 위해 시청각 자료들을 사용해보기도 하고, 올 가을 성경공부는 내용을 이해하도록 돕는 프로젝트 학습을 하고 있어.
12주 동안 출애굽기에 대해 배우고 활동한 자료를 친구들마다 한 권의 책으로 만들기로 했어.
우리 친구들이 자기가 만든 책을 언제고 펴보면 출애굽기의 말씀이 생각나길 바라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담겨 있는 활동이야.
또 한편으로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활동한 자료를 전시(?)해서 쥬빌리 사역에 대해 더욱 알릴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어.
감사하게도 이 프로젝트 활동을 위해서 몇 분의 선생님과 교우들이 따로 수고를 하고 계셔.

강산이가 쥬빌리에 함께 하면서 존중받는 예배자의 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예배하길 원하는 다른 장애우들도 이렇게 예배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

쥬빌리 소개가 길었지?

이번 소풍은 우리 교회에서 올해 새로 사들인 꿈의 땅 “드림랜드”로 갔어.
교회에서 넉넉잡아 한 시간 걸리는 곳에 있는데, 원래 주인이 골프장으로 사용하려고 했던 곳이래.
땅이 잘 닦여있고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하던 건물을 깨끗하게 수리해 놓아서 밥 해먹으며 하룻밤 묵을 수도 있어.
우리는 거기서 예배, 성경 공부를 마치고 점심을 먹게 되었어.
다들 점심시간이 지나 밥을 먹게 되어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몰라.


그런데 신기한 일이 있었다!
점심 준비를 하는데 우리 모두가 먹기에는 쌀이 부족했는지, 밥을 할 큰 솥이 없었는지 그랬어.
그곳에 있는 전기밥솥에 밥을 하면서 모두가 먹기에는 부족할 거라고 생각했어.
시간이 되어 밥을 먹으러 가보니까 누구의 지혜인지 밥을 개인 접시에 미리 나누어 놓았더라구.
가족들이 준비한 핫도그, 돼지불고기, 닭조림, 샐러드, 과일, 빵, 파이, 여러 가지 음료수와 함께 두런두런 얘기들 나누며 먹고 싶은 만큼 가져다 먹었어.
누가 밥을 더 찾으면 어떻게 하나 속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은 한 사람 밖에 없었어.
바로 눈치 없는 김강산. **!
조금 나중에 도착할 가족들을 위해 남겨놓은 밥이 있었는데 어느 선생님이 선뜻 그 밥을 덜어주셨어.

어떻게 되었게?
모두 배부르게 식사 시간을 즐겼고 오히려 가져간 음식은 남아서 나누어 가져왔어.
동생, 난 오병이어가 생각나더라.
예수님이 축복 기도하시고 오천 명이 원하는 만큼 먹었는데도 열 두 바구니가 남은 말씀 말이야.

잘 먹고, 깔깔 대며 재미있는 몇 가지 놀이를 하고 나서 건물 바깥으로 나와 보물찾기를 했어.
날씨가 어찌 좋던지 함께 간 가족들도 모두 나와 보물 찾는 기쁨을 누렸어.
아참, 몸이 아픈 친구는 안타깝지만 나오지 못했고.
그렇지만 선물은 모두에게 나눠 주었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냈어.

교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잠깐 잠을 청하는 선생님들을 보니까, 부족한 내 아이를 존중해 주고 사랑으로 하나님 말씀을 가르쳐주심에 더없이 고맙더라.

아마 동생이 가르치고 있는 학교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나와 비슷한 마음일거야.
장애우와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를 꿈꾸는 동생과 서방님은 나에게 큰 자랑거리야.

날이 많이 차가워져 가는데, 동생 몸 사랑하고 알뜰히 살펴서 감기 걸리지 말고.

아틀란타에서.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졌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삽나이까 / 예수께서 떡을 가져 축사하신 후에 앉은 자들에게 나눠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원대로 주시다 / 저희가 배부른 후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남은 조각을 거두고 버리는 것이 없게 하라 하시므로 / 이에 거두니 보리떡 다섯 개로 먹고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에 찼더라”(요6:9,11-13)

10/24/2008

"내가 말을 잘 못하대"

<교회 앞에서 지난 3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엊그제 수요일 예배 때 남편이 설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담임 목사님께서 목회/선교 비전 트립과 서울 창천교회 부흥회를 인도하기 위해 한국으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남편이 수요 예배 인도와 설교 때문에 주일 저녁부터 긴장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담임 목사님께서 설교를 워낙 은혜롭고 감동있게 하시는 터라 금방 비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모처럼 설교하는 기회이니 잘(?)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남편은 나름 고민을 하다가 가을이고 하니 시와 노래가 있는 예배는 어떨까 묻습니다.
“글쎄....”
이러면 어떨지 저러면 어떨지 물어올 때마다 저는 대답을 선뜻하지 못했습니다.
보통 때와는 다른 분위기로 예배를 드리는 것은 왠지 모험하는 것 같아 불안했고, 또 예배 준비에 대해 저에게 물어봐 주는 것이 고마워서 남편 마음 상하지 않게 대답하려니까 자꾸 “글쎄”만 나왔습니다.
남편 덕분에 저도 덩달아 신경이 쓰였지만 그렇지 않은 체하고 있었습니다.

수요 예배를 드리기 위해 자리에 앉고 보니 슬슬 긴장감이 더해 옵니다.
“하나님 오늘 김성은 목사가 설교를 합니다.
예배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성령께서 붙잡아 주셔서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시려는 주님의 말씀이 목사님의 입술을 통해 전해지게 도와주세요.
사람의 능력을 의지하지 않고 성령의 도우심 가운데 있게 해주세요.”

남편의 마음도 헤아리려 하고 남편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예배하려 하니 이쯤 되면 괜찮은 아내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배가 시작 되면 목사님의 말씀을 기도한 것처럼 은혜로 듣는 것이 아니라, 자꾸 반복하는 말들, 잘못 사용된 단어나 조사(助詞) 같은 것들을 더 크게 듣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더 조마조마 해집니다.
기도 따로, 흘러가는 제 마음 따로의 모습입니다.


예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자기 오늘 어땠냐고 또 묻습니다.
주제넘게 얘기하자면 전하고자 했던 설교의 내용도 좋았고 웃음도 있었고 뜨겁게 기도도 했습니다.
그래서 잘 했노라 몇 번을 얘기한 다음에 하고 싶은 말을 조금(!) 했습니다.

다음 날 남편은 자기 설교 녹음된 것을 다시 들었다며 너스레를 떱니다.
“내가 말을 잘 못하대.”
지난날에는 이름난 목사들을 들이대며 “***도 설교할 때 말은 어눌했지만 열정적이다”며 스스로 자기 편을 들더니 이번에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설교가 단순히 언어나 비언어-몸짓, 음성 따위-로만 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설교에는 성경 말씀에다가 자신과 공동체의 경험, 신앙 전통, 신학, 세계관.... 따위가 녹아들어간,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가르침일 것입니다.

제가 감사한 것은 남편이 자신의 부족함을 웃으며 얘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곳에 와서 달라진 모습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남편을 쓰시기에 합당한 모습으로 빚어가시고, 남편은 하나님께 순종하며 성숙해가고, 그래서 저도 옆에서 슬쩍 끼어 더불어 믿음이 자라나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바라나이다”(시25:5)

10/09/2008

호랑이 그리는 영어공부

오늘이 4일째.
그래도 마음이 점점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Community College-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단과대학인가요 아니면 전문대학?-의 평생교육(Continuing Education)원에서 하는 영어반에 들어갔습니다.
큰맘 먹고 일주일에 4일이나 가야하고 교육비도 어느 정도 내는 반에 다니고 있습니다.
9월 중순에 받은 레벨 테스트(Level Test)에 따라 회화반과 ESL(English as Second Language)반에 이틀씩 나가게 됩니다.

가을 학기(Fall Quarter)가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조금 일찍 도착해서 교실에 가보았더니 두어 사람만 와 있었습니다.
어디에 앉을지 교실을 둘러보면서 보통 때는 눈에 띠지 않을만한 자리를 골랐을 텐데, ‘뒤로 물러서지 말자’ 하며 선생님 책상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영어를 듣는 것과 말하는 것이 다 어눌하기에 회화를 많이 하는 반이 필요할 것 같았고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이기에 그다지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업이 시작되고 자기 소개하는 시간에 보니 문법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자기 표현을 다들 잘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저렇게까지 못하는데.’
거기서 기가 한번 죽었습니다.

선생님이 부르는 차례대로 자기 소개를 다들 마치고 저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나를 부르겠구나. 기죽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을 자신 있게 하자’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바로 코앞에 앉은 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수업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우째 이런 일이...’
저는 다시 용기를 내어 “Excuse me" 하고 아직 내 소개를 하지 않았다고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게 그랬냐며 얼굴 표정으로 해보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나름 목소리를 보통 때보다 크게 하여 서너 문장으로 제 소개를 해보았습니다.
소개를 마치자 선생님은 또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수업을 이어갔습니다.
‘젠장. 다른 사람한테는 이것 저것 물어보더니만...’
선생님이 의도적으로 그러지 않았다 해도 소심한 저는 여기서 기가 또 한번 죽었습니다.
그러면서 강윤이가 떠올랐습니다.
‘얼마나 힘들까!’

세 시간 동안의 공부를 마치고 모처럼 남편과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동안 있었던 일을 들려주자 남편은 어느 영어 강사가 한 말을 알려 주었습니다.
“사생결단, 체면불구, 초지일관!!!”
이곳에 오기 위해서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탄 순간부터 되지 않는 영어 실력을 알기에 영어와 관련된 체면은 그때부터 없었으며,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그때부터 놓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생결단의 마음은 아니었나 봅니다.
‘적당히(?) 하다보면 되겠지’ 했던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영어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살기 힘들거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죽기 살기로 해야 되려나 봅니다.

나이 사십 넘어 살면서 그래도 많이 담대해졌는지 되든 되지 않든 화요일에 몇 마디 더 하고, 수요일에는 시키지 않았는데도 일부러 손들고 말하고, 오늘은 미국 와서 아마 영어로 제일 많이 말한 것 같습니다.
같은 아시아인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사람들과 남미, 유럽 사람들과도 몇 마디(!) 주고 받았습니다.
물론 수업 시간에 해야만 하는 활동이었어요.*^^*

지켜보아 주세요.
호랑이를 그리고자 하니 못 그려도 고양이는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착한 척을 좀 하려고 합니다.
학교 가는 길에 아직 자가용이 없는 어떤 분을 제 차에 태워드리기로 했습니다.
이곳에 와서 여러 가지 도움을 참 많이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다 되갚을 수는 없을 것 같고,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으면 마음의 빚을 조금 덜 수 있을까 싶어서요.
또 혼자 있기 즐겨하고 계획된 틀 안에 있는 것을 편안해 하면서 안으로 잦아드는 제 자신의 기질에 도전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
제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을 할 수만 있다면 수요일에 하고 싶었는데 목요일이나 금요일로 바꾸어야겠습니다.
그런다고 누가 뭐랄 것도 아니지만, 고맙게도 저희 가족을 기억하고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예의를 차리고 싶어서 알려드립니다.
살아가는 얘기를 일주일에 하나씩이라도 쓸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공급하라”(벧후1:6-7)

10/01/2008

강산이도 추남(秋男)

강산이도 가을을 타는지 “비행기 타고~ 한국 가면~” 이라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찬양을 부르다가 할머니들이 좋아하셨던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이 나오면 그러고, 어린이 가요를 듣다가 삼촌하고 기타치고 싶다고 그러고, 음식을 먹다가도 그럽니다.

어제도 강산이가 한국 가고 싶다고 하길래 한번 물어보았습니다.
“강산이 **** 하이 스쿨 좋다고 했잖아. 영어도 배우고 농구도 하고 공원도 가고. 한국 가면 **** 하이 스쿨 못가는데 괜찮아?”
“.....”
뜻밖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래도 한국 좋아”라고 하든지 선택하기 어려우면 “악”하고 소리를 지르든지 할텐데 생각해 보더니 아무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올 2월 이곳에 와서 학교에 갔을 때는 5월에 학사일정이 끝나니까 학년 끝자락에 편입을 하게 된 것입니다.
중학교 7학년 특수학급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정말 낯선 교육 환경에 전이해(pre-understanding) 없이 놓여지게 된 것이죠.
말로 설명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 부부도 이곳 교육 현장을 경험한 바가 없기에 ‘어디가나 진실하려는 마음은 마음과 통하게 돼있다’는 어줍잖은 신념만 가지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습니다.
짧은 몇 주 동안 강산이가 학교에서 어떤 것을 경험했는지 저는 다 알지 못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학교와 의사소통은 잘되지 않았고 어줍은 신념 한쪽 귀퉁이는 깨어지고 그랬습니다.

어쨌든 며칠 밖에 다니지 않은 중학교이지만 고등학교에 적응하는데 큰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이곳 학교 환경을 경험하는 기회였고 개별교육프로그램(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 IEP)을 위한 평가도 때에 맞게 되었습니다.
한국 생활 경험이 있는 고등학교 선생님도 만나서 강산이가 학교에 대해 마음을 여는데 큰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개학하고 두 주 동안 통학을 도우며 학교 선생님들과 아이들, 버스 기사들을 멀리서 볼 기회가 되었는데 친밀감있고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아닌 선생님들도 강산이나 저에게 늘 웃는 얼굴로 다정하게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강산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특수학급은 융통성있게(flexible) 운영되고 있는 듯 합니다.
IEP 평가가 끝나고 고등학교를 미리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그 때 살펴본 바로는, 학교에 도착해서는 자기 반으로 먼저 가고 운동할 때, 컴퓨터 할 때, 공부할 때...에 따라 여러 선생님들과 각 각 다른 장소에서 만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일반 학급 학생들(Peer leaders)이 와서 도와주기도 하나 봅니다.
강산이가 이따금 “영어 친구 좋아” 하는데 그 친구들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특수학급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있어서 자립과 직업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카페에서는 커피와 머핀 같은 빵을 구워 파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할 일을 스스로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한 달에 얼마씩(20불쯤) 미리 학교로 보내면 카페에서 일한 댓가로 하루에 1불씩 받게 되고 그것을 가지고 예산을 세우고 지출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합니다.
강산이는 아직 카페 일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는 식탁을 치우고 닦기, 간단한 설거지를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카페에서도 잘 배워서 강산이가 만들어주는 아침 커피와 빵을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 좋겠다” 벌써 커피향이 집 안에 가득한 기분입니다.

강산이는 학교에서 주는 유인물을 편지라고 하며 전해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집에서 학교로 보내기 위해 써주는 메모도 편지라며 좋아하기 때문에 편지가 있는 날은 학교 보내기가 수월합니다.
엊그제 강산이가 가져온 편지를 보니 저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9월 한달 동안 여러 가지 활동(Community Skills) 한 것을 알았습니다.
볼링도 하고, 카운티 공공 버스도 타보고, 영화도 보고, 대형 할인 마트에도 가보고, 공원에도 가고요.
거기에 20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도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10월은 더 바쁠거라면서 일정을 알려주었습니다.
October9 Varsity Volleyball Game
October10 Special Olympics Basketball Skills
October17 Swimming at Bogan Park
October24 Swimming at Bogan Park
October25 Homecoming Dance
November7 Football Game

특수교육의 목표가 사회에 적응하여 직업을 갖고 자립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학문적인 부분도 그 목표에 필요한 것을 배우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요즘 강산이가 숙제를 가끔 가져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강산이가 영어로 된 문장을 읽고 문장과 관련된 그림과 줄긋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억양까지 넣어가며 읽는 것이 제법이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니 이렇게 배우다 보면 더욱 놀랄 일이 많을 것이라고 욕심을 내어봅니다.

이번 토요일에는 밀알 선교단에서 장애인 교육법안과 개별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와 장애우를 둔 부모의 권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있습니다.
저도 참여해서 하나 하나 알아가려고 합니다.

서늘하고 상쾌한 바람과 함께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계절을 강산이가 맘껏 누리면서 키도, 지혜와 지식도,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도 쑥쑥 컸으면 좋겠습니다.

“대저 여호와는 지혜를 주시며 지식과 명철을 그 입에서 내심이며 / 그는 정직한 자를 위하여 완전한 지혜를 예비하시며 행실이 온전한 자에게 방패가 되시나니 / 대저 그는 공평의 길을 보호하시며 그 성도들의 길을 보전하려 하심이니라 / 그런즉 네가 공의와 공평과 정직 곧 모든 선한 길을 깨달을 것이라”(잠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