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9/2008

Nice Guy

갑자기 바깥이 흐려지면서 집 안이 어두워지면 기대가 됩니다.
천둥이 우르릉 울리고 번개가 번쩍 하면서 조금 뒤에 하늘이 두 쪽으로 갈라질 것처럼 요란을 떱니다.
그러기를 몇 차례에서 수십 번을 반복하다가 “쏴아~” 하며 내리쏟는 비가 시원스럽고 좋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가물어서 비가 조금 더 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쉬운 듯 비를 뿌리고는 천둥 소리만 멀리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가 오면 그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버지니아에 사는 친구 부부는 아내와 남편이 똑같이 비 오는 날을 엄청 좋아라 하고 정서적으로 즐기는 모습이 언제나 청년 같습니다.
또 1984년 9월 초, 곳곳에서 물난리가 났는데 그것도 모르고 학교가 있는 동인천에서 석바위까지-버스로 30 여분 거리였던 것 같아요-비 맞으며 실내화 신고 함께 걸어갔던 친구가 떠오릅니다.

학교 모자 챙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에 시선을 고정하고 우산 가지고 학교로 마중 나온 엄마들과 함께 돌아가는 아이들이 부럽지 않은 척, 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척 논길을 걷고 있는 초등학교 때 모습이 흐릿하게 남아있기도 합니다.

기질적으로 행동하는 삶 보다는 생각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삶의 구조가 정적(情的)이어서 그런지 이런 저런 혼(魂)의 조각들을 가지고 사는 것 같습니다.

뭔가 글을 써야 될 것 같은 오늘 한나절은 "nice" 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곳에 와서 많이 듣게 된 단어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nice guy"가 되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nice"의 사전적인 의미 1번은 좋은, 괜찮은, 훌륭한, 기분 좋은, 만족스러운, 매력있는 입니다.
대화 속에서는 친절한, 다정한의 의미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나이스한 사람은 보기에 꽤 괜찮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주일 오후 교회에서 일일 가족 휴가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찬양 사역팀이 중심이 되어 교우들이 장기 자랑도 하고 열린 음악회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상품이 정말 푸짐해서 마지막 쿠폰 번호를 부를 때까지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


장애우를 위한 사역을 하고 있는 JUBILEE에서도 우리 친구들과 전도사님과 선생님들이 한 팀이 되어 출연했습니다.
한 형이 찬양을 랩으로 부르고 강산이가 드럼을 치고 전도사님과 선생님들이 함께 노래하고 연주했습니다.
연습한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 훌륭한 노래와 연주를 보여주었습니다.
랩퍼인 형은 은빛 나는 이른바 갈치 양복으로 멋을 냈고, 찬양을 맡은 선생님은 딸이 입는 찢어진 청바지로 분위기를 띄우시고, 강산이는 교회 연주팀이 사용하는 드럼으로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한가득입니다.


또 다른 형은 이번 주에 생일인 교우들을 위해 실로폰으로 Happy Birthday와 God is so great를 선물했습니다.
연주가 다 끝나고 수줍은 듯 인사하는 형의 얼굴이 더욱 귀엽고 밝아 보였습니다.

무대 옆쪽에는 JUBILEE 팀을 응원하기 위해서 프로그램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친구들과 함께 앉아 계시던 선생님들과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우들은 우리 JUBILEE 친구들에게
“아니, 정말 걔는 뭔가 알고 있다니까요”
“정말 잘해요”
"I’m so proud of you"
“가슴이 찡 했어요”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연약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격려하는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참 나이스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젊게 매력적인 삶을 사는 친구 부부도요.

"할렐루야 우리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 선함이여 찬송하는 일이 아름답고 마땅하도다"(시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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