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08의 게시물 표시

01/11/2008 - 마지막을 사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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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책방에 들렸는데 처음 화면 한 모퉁이에 청소년 성장소설 <리버보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리버보이? 제목 뜻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그 책이 청소년 성장소설이라는 것에 관심이 갔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책 사주고 싶은 마음에서 성장소설이라고 하면 언제부턴가 내용을 살피곤 했습니다.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구입한 몇 권의 성장소설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아직 읽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읽고는 혼자 감동받아 가슴 먹먹해 하곤 했습니다.
일단 책 제목에 마우스를 들이대고 클릭을 합니다. “1997년 해리포터와 함께 영국 카네기 메달 상에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으며, 풍부하고 서정적인 묘사와 깊은 주제의식으로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메달을 수상했다”는 책 소개가 나옵니다. 그 동안 해리포터 6탄까지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치밀한 전개에 엄청 재미있게 읽어온지라-영국 문화도 잘 모르고 내용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어쨌든- 그 해리포터를 제쳤다는 말에 책 내용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청소년 성장소설이고 해리포터 그 이상의 무엇이 있는 책이라니 다시 생각할 여지없이 신청을 했고 해마다 그렇듯이 별일 없이 조용한 새해 둘째 날 쭉 읽어내려 갔습니다.
<리버보이>의 주인공 제스는 열다섯 살의 소녀입니다. 어릴 적부터 함께 살면서 자신의 버팀목이었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게 되고 돌아가실 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슬픔을 겪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쓰러지기 전에 계획된 가족 휴가를 할아버지 뜻에 따라 강행하게 됩니다. 휴가를 가기로 한 곳은 할아버지가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크지 않은 강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제스는 화가인 할아버지가 강을 배경으로 한 그림을 완성하도록 돕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영을 좋아하는 제스는 강에서 리버보이(River-boy)라는 신비로운 한 소년을 만나게 되고 제스와 할아버지와 리버보이와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소설 거의 끝 부분에 보면, 제스와 소년은 강이 시작되는 계곡 높은 곳에서 만납니…

11/29/2007 - 가만히있으렵니다/친구들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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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세밑에 와 있습니다.
돌아오는 주일부터 대강절이 시작되면 곧 성탄절이 되고, 거기서 몇 일이 더 지나면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게 될 것입니다. 시간의 끝과 시작을 예배로 모이는 송구영신 예배 순서 가운데 '나에게 주시는 올 해의 말씀'을 뽑는 시간이 있습니다. 문득 지난 3년 동안 제게 주신 말씀을 보니 모두 사랑과 관련된 구절들입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하자”(요일3:18/05년)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고전4:20/06년)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피차 사랑하라”(벧전1:22/07년)
제비 뽑듯 많은 말씀 카드 가운데 내 손에 잡힌 말씀이기에 그 의미를 나름 헤아려 보곤 하면 늘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제 사랑의 그릇이 작음을 알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누군가 관심을 갖고 다가오거나 이런 저런 관계가 이어지다 보면 친밀해지는 감정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면 제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은 그 어디쯤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저에게 “사랑하라”는 말씀을 주실 때마다 사랑의 그릇을 넓히라는 명령처럼 들렸습니다. 살아온 대로 살지 말고, 애쓰고 힘써서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고 그래서 부담스러웠습니다.
얼마 전 대학 여동기 모임이 있어 갔더랬습니다. 목사가 된 친구들은 주로 기관에서 일하고 있고,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 공부를 더 하는 친구도 있고, 목사인 남편과 더불어 동역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사는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데 목사 남편과 동역하면서 자신의 달란트대로 어린이 부흥강사를 하는 친구가 껄껄 웃으며 한 마디 합니다. “나 같은 게 사모 안했으면 어땠을까 몰라. 교회 안에서 저 잘났다고 잘난 척만 하고 목사한테 들이받기나 하고. 그래서 사모 시키셨나봐.” 아무도 거기에 대꾸하는 친구가 없습니다. 저마다 마음에 품은 이런 고백들이 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

09/20/2007 - 그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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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훈련 72 시간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앞집에 사시는 엄마가 준비해 놓으신 저녁을 편하게 먹고 바로 저녁 기도회에 나갔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육신이 연약한 자들을 위한 기도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겪은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채 기도를 하는데 ‘자신을 위해 사랑의 마음으로 울어주는 사모와 함께 하는 교인들은 행복할 것’이라는 어느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기도 제목을 가지고 나온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느껴보며 다른 때보다 더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 하룻밤을 자고 나니 두 아들이 5,6학년 수련활동을 월요일에 2박3일로 떠나는데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습니다. 엠마오에 있는 동안 강윤이는 “엄마 운동화 사 줘”하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아빠에게 사 달라고 해” 답장을 보냈는데 현관에 새 운동화가 보이질 않습니다.
토요일 아침이 바쁘게 시작됩니다. 운동화를 사려면 오후 4시에 교회 청소가 있으니 그 안에 시내를 다녀와야 합니다. 밀린 빨래를 두 번 돌리고 나니 조금 있으면 점심 때입니다. 시간이 어정쩡하여 점심을 먹고 나서기로 합니다. 교회 차는 남편이 볼 일이 있어 가지고 나갔기에 강산이는 앞집 엄마네 두고 강윤이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한 20여분을 기다려도 버스가 한 대도 오질 않아 결국은 직장에 오후 출근하는 동생 차를 얻어탑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바쁩니다. 강윤이 운동화 사고 은행에 들려 돈을 좀 찾습니다. 아침에 치킨이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이 기억나길래 큰 치킨 집 앞에서 “사 줄까?” 했더니 됐다고 합니다. “그럼 도너츠 사 가지고 갈까?” 해도 언제 도너츠 좋아했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지 운동화랑 운동복을 사야하니 엄마가 돈이 많이 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먹고 싶은 것을 참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돈 없다고 궁색을 자주 떨었나? 남편과 얘기할 때 돈 얘기를 많이 했나? 그런 것 같지 않은데....’
보통 주부가 그렇듯이 저도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면 꼼꼼…

09/19/2007 - 엠마오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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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 15기 마리아 테이블 이은주 자매입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아래에는 엠마오라 할게요)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하는 마지막 멘트였습니다.
우리 가족을 사랑과 친절로 늘 보살펴 주시는 목사님의 추천으로 엠마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가고 싶은 사모님이 있으면 추천해 보라고 하셔서 서너명 알아보았더니 이미 경험을 했거나 전도사인데 사모가 아닌 친구이거나 시간이 없거나.... 그래서 혼자 가게 되었습니다. 또 추천해 주신 목사님은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라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남편이 데려다 준다고 하여 엠마오가 열리는 감리회 교육훈련원인 일영연수원에 도착해 보니 1시간쯤 시간이 남아있었습니다. 요즘 남편이 공부하고 있는 내용 가운데 아내 이야기 1시간 들어주기가 있었는데 그 동안 저에게 이야기 듣는 것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야기할 마음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숙제하듯이 들이대서 제가 얄밉게 거절하곤 했습니다. 남편은 1시간의 여유를 확인하고서는 제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엠마오에 오면서 평안, 행복 담을 넉넉한 마음 그릇을 준비하고 있는 터라 웃음 한번 웃고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5년 단위로 끊어 25살까지 이야기를 엮다보니 45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남편은 시계를 보고 있었는지 그 다음은 나중에 듣기로 하고 이제 그만 들어가 보라고 합니다. 기억을 되짚어가며 얼굴 벌개지며 얘기하고 있는데 나중에 듣자고 하니 조금 맥이 풀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모임에 늦지않게 마음을 쓰고 있던 남편의 배려와 엠마오에 대한 기대로 마음을 얼른 바꾸고는 배낭을 메고 연수원 건물 앞쪽을 향하여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건물을 돌아서는 순간 그 낯설음이란.... 군데군데 사람들이 모여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건물을 따라 늘어놓은 의자에는 먼저 온 사람들이 죽 앉아있습니다. 그 앞을 지나 등록하는 곳까지 2,30미터 걸어가는 동안 아주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배정된 방에다 가방을 두고 나와서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어찌나 서먹서…

08/24/2007 - 드라마 같은 가족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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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월요일(20일)부터 수요일(22일)까지 여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올 휴가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드라마 같은 여행이었습니다.
7월 언젠가 서방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휴가 계획이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없다고 했더니 설악 한화 리조트가 8월 20일부터 비수기라 숙박비가 할인이 되고 또 서방님과 동서가 교사이기에 교원공제회에서 또 할인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부모님 모시고 가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추첨으로 갈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니 한번 응모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옆에서 전화 내용을 듣고 있던 남편에서 어떠냐는 눈짓을 했더니 괜찮다고 합니다. 얼핏 한화 리조트에 물놀이 시설인 워터피아가 있던 것이 생각이 났고 가족 나들이 장소로는 그만이라 여겨졌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서방님으로부터 갈 수 있게 되었으니 방학하면 망월에서 만나 의논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7월 말 강화 부모님 댁에 내려온 동서네가 아이들과 망둥이 낚시하러 가자고 합니다. 때마침 저의 막내 동생네 조카가 놀러와 있었기에 함께 데리고 낚시 가게에서 갯지렁이를 사서 망월에 갔습니다. 밀물 때를 기다려 오후 서너시쯤 망월 바닷가 둑으로 나가 망둥이와 철없는 새우들-아이들에게 잡히다니-을 몇 마리 잡고 어머님네로 돌아와 마당에 불을 피워 돼지고기를 구워 먹습니다. 이렇게 가족들이 한 상에 둘러 앉아서 먹는 풍경도 무척 여유롭고 즐겁습니다. 시간을 내서 낚시와 저녁 식사 꺼리를 준비하고 가족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보태지면 은은한 행복 향기가 풍겨나게 마련이지 싶습니다.
시장한 배를 어느 정도 채우고는 나들이 계획을 세웁니다. 망월 부모님, 동서 어머님, 인천(아이들이 옆집 할머니라 했더니 남 같다고 싫다고 하셔서 원래대로 인천 할머니라 부르기로 했답니다) 부모님 그리고 동서네와 우리 가족 모두 같이 가기로 합니다. 숙박비와 물놀이 시설을 이용하는 것만 어림잡아 보니 80여만 원. 적지 않은 휴가비용입니다. 어머님은 “야, 그러면 넉넉하게 100만원 잡아” 하십니다. 농사 지어 추수하신 것으로 한 해를 …

07/19/2007 -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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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솟는 교회의 전신(前身)인 마송교회에 부임하고서는 왜 그런지 기도하려고 눈만 감으면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이전에는 강산이를 위한 기도를 하려면 목부터 메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마송교회에 부임하고 나서는 교회를 위해 기도하려고 마음만 먹어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금 돌아보아도 적어도 교회를 위해서 기도할 때는 내 신세를 한탄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교회를 살려 달라”고만 했습니다. 간절함을 가지고 기도하다가 방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하나님 앞에 와르르 쏟아놓고 싶어서 방언을 사모했더니 방언으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감정의 절제를 잘한다고 여겼습니다-슬픈 감정은 빼고요. 그래서 방언은 신비주의자(!$&*?)들이 하는 것으로 밀어놓았는데, 마송교회에 온 어느 때부터인가 머릿속에 입력된 단어로만 기도하던 것이 마음으로 아뢰는 기도를 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영으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딱딱한 머리를 가진 저에게 주신 하나님 은혜를 찬송합니다.
2003년 1,2월쯤 되는 것 같습니다. 새벽기도 시간이었습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는 소리가 마음속에 울렸습니다. 얼른 “교회 지을 조그만 땅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네 소원이 무엇이냐”는 두 번째 소리가 들립니다. ‘잘못 구했나, 왜 또 물으시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 다시 얼른 “김성은 목사가 이 시대에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며 크게 쓰임 받는 목자가 되게 해주세요” 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은 기대할 수도 없었고 기대도 안했는데 또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십니다. 이번에는 짧게 생각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올해에 강윤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강산이와 더불어 학교 생활 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할까 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교회에 일꾼이 많게 해주세요.” 마지막 울림은 그 날 새벽기도회를 잊을 수 없게 하셨습니다. “다 이루리라.”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05/28/2007 - 이것이 살아가는 재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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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마지막 토요일 어와나 시간이었습니다. 게임, 핸드북시간을 잘 보내고 어와나를 맡고 있는 감독으로서 교제 시간 마무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와나에 새로 온 친구를 소개하고, 내일은 인라인 스케이트 가족모임이 오후 3시에 있으며, 다음 주에는 교제 시간 끝나고 간식으로 떡꼬치 만들어 먹기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이어서 상을 주는 시간입니다. 강산이와 명철이가 T&T 핸드북 8단원을 끝냈기에 완성 씰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 어와나는 지난해 가을 학기(한 학기는 20주)에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성경말씀을 배우며 암송하는데 도움을 주는 핸드북은 보통 1년 동안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핸드북은 8단원까지 있는데 두 번째 학기 12주차에서 강산이와 명철이가 핸드북을 마치게 된 것입니다. 핸드북을 마친 아이들이나 시상을 하시는 목사님이나 저도 함께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었습니다. “자, 이제 어와나 구호 외치고 마치겠습니다.” “...” “모두 일어서서 하겠습니다.” “...” “어? 강윤이 일어나세요. 함께 외치고 끝내야지요!” “...” 모두 일어나서 기다리고 있는데 마냥 버티고 있을 수 없겠다고 판단되었는지 뾰로통한 표정으로 삐딱하게 앉아 있던 강윤이가 한마디 합니다. “형은 쓰니까 쉽잖아!” “...”
그 순간 불편해지고 있던 마음이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성큼 건너뛰고 있었습니다. 강윤이가 몇 번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고 어떤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고 있기에, 또 자기 때문에 어와나를 끝내지 못하고 모두 서 있는 것을 보면서 시위하듯 앉아있는 무례함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강산이 말고 다른 아이들은 핸드북 한 과를 통과하려면 질문에 대한 답과 두어 개의 성경구절과 Word Wise라고 해서 그 성경 구절 안에 들어있는 낱말들의 뜻을 한두 개 암기해야 합니다. 한번 암송을 시작하면 두 번의 도움을 받아 그 자리에서 통과를 해야 한 과를 마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성경을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핸드북에 직접 적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에서 어와나를 …

04/17/2007 - 즐거운 대화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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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아이들을 기분 좋게 학교에 보내고 나면 엄마로서 하루를 잘 시작한 것 같아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게다가 아이들과 함께 남편까지 교회로 가는 날은 아침 시간이 그렇게 한가할 수가 없습니다. 서둘러서 아침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에 빨래를 불려놓고 청소기를 돌려도 9시가 넘지 않습니다.
아! 이 짧은 아침의 여유로움이 얼마나 행복한지요. 넓은 창문으로 봄볕이라도 부드럽게 내리비치는 날이라면 이 나른한 행복은 곱절이 됩니다. 아주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런 날이 자주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제 월요일 아침도 물 흐르듯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주일에 교우들과 강화 고려산 진달래 보기 위해 등산하고도 가뿐하게 새벽기도와 운동을 하고, 아침 식사도 하고, 강윤이는 먼저 학교에 갔습니다. 강산이도 스스로 이 닦고 세수하고 가방을 챙기고 있습니다. 요즘 강산이는 그 날의 요일도 알고 그에 맞게 시간표대로 책을 챙기기도 합니다. "오늘은 월요일, 6교시." 학교에서 요일을 배우는 것인지....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간을 보니 강산이가 좀 더 서둘러야 할 것 같았습니다. 강산이가 늦으면 교회차를 함께 타고 가는 다른 아이들이 기다리게 될 테니까요. "강산아, 엄마가 가방 마저 챙길 테니까 가서 옷 입어." "싫어!" 다그친다고 행동이 빨라질 까닭이 없기에 강산이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습니다.
모른 척 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동생 방에 갔다 오더니 제 눈치를 살살 살핍니다. 왜 그러나 봤더니 강윤이 카드를 찾아와서는 자기 카드하고 합쳐서 가방에 넣으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강윤이가 자기 물건에 손대는 것을 무척 싫어할 뿐만 아니라 싫은 소리를 저와 형에게 잘 때까지 할 것이 분명하기에 강산이를 막아야만 했습니다.
“강산, 안돼! 강윤이가 만지지 말랬잖아. 이리 줘.” 강산이는 카드 든 손을 뒤로 뺍니다. ‘가져가면 다 잃어버리고 오면서. 선생님이 학교에 가져오지 말랬잖아’는 입 속으…

01/25/2007 - 하얀 사랑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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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 소요산으로 가는 길을 온통 하얗게 덮고 있는 함박눈을 보며 알지 못할 야릇한 감정에 휩싸여 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리랑신학동지회, 겨울 나들이, 소요산, 민박 집...
대학원 다닐 때 있던 두 개의 학회 가운데 하나였던 아리랑신학동지회에서 소요산으로 겨울 나들이를 갔습니다. 하루 일정 가운데 마지막으로 모두가 둘러 앉아 자기의 꿈이나 계획을 얘기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내 차례입니다. 신학공부를 더 하고 싶고 그런 다음 결혼은 하든지 말든지, 뭐 대충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내 말을 듣고 있는 회원들의 반응은 무덤덤해 보입니다. 다만 한 사람만은 머리가 방바닥에 닿을듯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나눔의 시간이 끝나기 까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고 그 침묵의 무게가 고스란히 저에게 전해져 오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과 새해 아리랑의 임원으로 같이 일하게 되었기에 그 말없음의 의미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안나오려는 그를 민박 집 밖으로 불러냈습니다-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더 용감한 것 같습니다. 그를 불러내기는 했으나 무슨 말부터 해야 될 지 모르겠고 한밤중이라 무지 춥기도 해서 소요산 입구까지 걷기로 했습니다. 그 때 1월의 소요산은 언젠가 온 눈이 녹았다가 다시 꽁꽁 얼어있었습니다. 어두워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터라 걷는데는 자신이 있지만 미끄러운 길에서는 유난히 둔해지는 저였습니다. 함께 일하기 위해 불편한 관계를 풀어야만 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당당하게 그 사람의 팔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자신을 의지해서 걷는 제가 싫지는 않았는지 그는 말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지난 일년 반 동안 가슴앓이를 해왔다는 것입니다. 자기를 바라봐 주지도 않는 사람을 연모해 온 것입니다. 그 사람의 사랑이 어찌 대단했는지 주변 사람이 다 증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랑의 대상이 바로 저라는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묘해서 말로하지 않아도 드러나게 된다고 지금까지 믿고 있는 나로서는 그 사람의 말이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당사자인 나만 …

12/01/2005 - 사랑을 꿰매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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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이가 밤늦게 까지 바느질을 합니다. '샘'에게 드릴 하트를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엊그제 학교에서 바느질 한다고 준비물을 챙겨 달랬습니다. 뭐 할거냐고 물으니 책을 펼쳐 보여줍니다. 홈질, 박음질...바느질 상자를 열어 새 바늘과 실, 쪽가위를 챙깁니다.
바느질 천으로는 오래 전 생활한복 만들고 남은 천을 아낌없이 잘라줍니다. 그 천 조각들은 왠지 언젠가 꼭 쓸 곳이 있을 것 같아 잘 보관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윤이가 바느질 연습을 한다니까 다른 천 조각들도 많이 있는데 이상하게 맘에 들어 아끼던 그 천으로 손이 갑니다. 빈 화장품 상자에 바느질 도구들을 담아 주니 강윤이가 조금 신이나는 것 같습니다. 학교 준비물을 엄마가 정성껏 챙겨줄 때면 강윤이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엄마, 애들이 하트 만들어달래." "무슨 하트?" "저기 저런 거. 내일 까지 세 개나 해야 되는데. 엄마가 도와 주면 안돼?"
언젠가 바느질 할 때 옆에서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하여 천을 주었더니 "엄마 사랑해" 하며 만들어 놓은 하트 무늬를 말하는 것입니다. "재규는 하트를 쿠션으로 해달래." 학교가서 뭐라고 했길래 그런 주문을 받아왔는지....

요즘 우리 속회에서는 모임이 끝나고 퀼트를 배우고 있습니다. 퀼트 강사를 했던 지연 자매가 자기가 모아두었던 천을 거저 내어주며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퀼트를 좋아하는 나도 얼씨구나 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핀쿠션을 만들었고 다음으로는 하트 바구니입니다. 하트 바구니는 동서 생일이 가까이 있기에 선물로 주려고 만들었습니다. 엄마가 하트 바구니 만드는 것을 지켜보던 터에 학교에서 바느질 한다니까 아이들에게 '하트 쿠션 어쩌고'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이 무심한 엄마는 "야, 언제 3개씩이나 만들어! 그 시간에 기말시험 공부나 하지!!." 했습니다. 학원에 안다니는 대신 우리는 기말시험 문제집을 사서 저녁마다 풀…

10/25/2005 -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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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하나.
지난 주에는 두 분의 생신 축하가 있었습니다. 사돈지간인 아빠와 어머님 생신이 음력으로 같은 날입니다. 해를 달리 하여 강화에 한 번, 인천에 한번 가다가 우리 가족이 김포로 이사온 뒤로는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의 직계 가족과 동서 어머니까지 모두 김포에서 모이는 날로 정하였습니다.
만나면 생신 선물도 드리고 맛있다고 소문난 집에서 음식도 대접하곤 합니다. 그리고 큰 기쁨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그 아이들이 커가면서 믿음이 자라고 제 역할들을 해내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올해는 하남에 사는 동서네가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하여 그리로 나들이 했습니다. 집에서 꽤 떨어진 한적한 곳에 있는 음식점에 이르러 생신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느새 네 살이 된 예람(예수님이 사랑하는 사람)이와 예희(예수님의 기쁨)가 큰소리로 노래를 불렀습니다.아빠와 어머님은 나란히 앉아 촛불을 힘차게 끄셨습니다. 그리고 두 분을 지켜주시고 우리 가족이 믿음 안에서 더욱 든든해지길 기도했습니다.

정겨운 식사가 끝나고 아빠는 동서와 서방님에게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어머님은 "야, 나도 너희 덕분에 맛난 것 잘 먹었다" 하십니다. 동서 어머니는 " 왠걸요? 이렇게 먼 데까지 오시라 해놓고." 하십니다. 그러자 엄마는 " 덕분에 이렇게 좋은 데도 와보잖아요" 하십니다. 오고가는 시간보다 더 짧은 만남이지만 아무도 그렇게 느끼지 못합니다. 뿌듯하고 따뜻한 기운만이 잔잔하게 우리를 싸고도는듯 합니다.
우리 집에 다와서 제가 얼른 내려 차 뒷문을 열어드립니다. 어머님이 내리시길래 "어머님 덕분에 좋은 시간이었어요!" 했습니다. 어머님은 "얘는~". 말을 하고보니 우리는 모두 오늘의 즐거움을 서로의 '덕(德)'으로 돌리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났나니 저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

08/12/2005 - 바다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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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걸린 것 같은데!" "그럼 건져봐." "야, 4 마리다. 어떻게 넣자마자 잡냐!" "강윤이 처음 낚시 할 때도 2 마리를 한 번에 잡더니. 강윤이, 할아버질 닮아서 낚시할 줄 아나본데~~"
주변에서 휴가를 가네 오네 합니다. 우리는 휴가가 언제냐고 강윤이가 묻지만 우리는 "글쎄" 합니다. 친구 목사와 이런저런 일로 전화를 하다보니 휴가는 언제 가냐는 질문을 또 받습니다. "아직 계획이 없는데." 그러자 친구 목사는 답답하다는듯이 "그럼 계속 그렇게 살어" 합니다.
남편은 친구의 말에 자극을 받은 것인지 낚시꾼이신 옆집 아빠에게 여쭈어봅니다. "식구구들하고 아버님 잘 가시는 바다 낚시 가면 어떨까요?" "좋지! 그렇지 않아도 방학 동안 아이들 데리고 낚시 한 번 가야되는데 했어."
어느새 옆집 아빠는 낚시 달력 앞으로 가셔서 자세히 보시더니 손가락을 꼽으며 돌아오십니다. "음, 이번 주 목요일, 다음 주 월요일, 화요일 괜찮겠는데. 물이 많을 때가 고기가 잘 잡히거든." "그럼 아이들 학원 방학이 이번 주까지니까 목요일(4일)에 가시죠?" "알았어."
하루에 갔다와야 하는 일정이기에 새벽기도 끝나자 마자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새벽기도 나가면서 아이들을 깨워 세수하고 옷입고 있으라고 해놓았습니다. '하나님, 오늘 우리 가족 즐겁고 행복한 시간되도록 함께해 주세요. 오고 가는 길도 안전하게 지켜주시구요.' 우리의 급한 마음을 아는지 교회 식구들이 보통 때보다 10분이나 일찍 기도를 끝내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집에 와보니 강산이는 간식을 봉투 몇 개에 나누어 어설프게 담아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강윤이는 옷입고 다시 자고 있었습니다. "얘들아 가자!" 벌떡 벌떡. 잠 자리를 그 까잇껏 대~충 정리하는 동안 아이들과 옆집 부모님은 벌…

07/28/2005 - 다 너희들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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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어머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삼계탕 먹게 모두 내려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성경학교 때 수고도 했고 이것 저것 가져갈 것도 있다고 하십니다. 무슨 날인가...남편은 어림잡아 "중복 아냐?" 합니다.
옆집 부모님과 모두 강화로 출발. 엄마는 강화 가는 길에 가게에 들러 가자고 하십니다. 엄마는 강화에 가져갈 과일로 제일 좋은 포도를 고르셨습니다. 이웃과 나누기를 너무 좋아하는 엄마다운 선택입니다.
어머님은 저녁 먹을 시간에 맞추어 삼계탕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제대로 된 삼계탕이었습니다. 적당한 크기의 영계에 어머님이 농사 지은 찹쌀을 가득 넣고 뒷마당에서 따놓은 대추와 강화 인삼과 황기가 들어갔으니 말입니다.
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한상에 둘러 앉아 땀을 뻘뻘 흘리며 특별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남편이 식사기도를 하고 모두 숟가락을 들고 나서는 오랜만에 영양보충 하려는 사람들처럼 말없이 먹기만 했습니다. 옆집 엄마만 삼계탕과 반찬들을 가리키며 어머님에게 "아주 맛있어요. 이것도 맛있고 이것도 맛있고" 하셨습니다.
양쪽 부모님 모두 부지런하셔서 먹고 난 상을 그냥 두고 보는 사람들이 없는지라 저녁 먹는 일이 끝나고 상이 순식간에 치워졌습니다. 아이들과 남편은 오토바이를 타고 바다로 나가고 남자 어른들은 포도를 드시며 얘기를 나누십니다. 여자들은 텃밭으로 나갔습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가져갈 것들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쌈으로 먹을 수 있는 깻잎, 상추, 호박순을 땄습니다. 바다 둑에 나갔던 아이들이 돌아오고 텃밭 일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은 할머니들을 따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합니다.
빠른 손놀림으로 깻잎을 따서는 한손에 차근히 모으시는 어머님을 바라보던 강윤이는 "할머니는 손이 큰가봐. 이거 봐. 이렇게 많은걸 한손으로 잡잖아" 합니다. 강윤이한테는 농사 전문가인 강화 할머니라기 보다는 손 큰 할머니로 보였나봅니다. 마늘도 가져가기 편하게, 쓰레기 된다고 줄기와 뿌리를 떼어냅니다. 마늘을 담고 있는 것을 보더니 강윤이가 또…